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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살인자' 라돈, 대체 뭐길래?

By 이웃집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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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과학자 작성일자2018.05.18. | 4,746 읽음

최근 한 침대 매트리스에서 방사성 물질 '라돈'이 검출돼 파장이 커졌어요. 보도를 종합하면 최초 발견자는 건강을 위해 항균·항취의 '친환경' 침대를 샀다고 하는데요. 가정용 라돈 검출기가 최대허용수치를 넘어가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해요.

지난 10일 발표된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의 중간보고에 따르면 매트리스의 속커버에 뿌린 음이온 파우더(모나자이트 파우더)가 원인이며, 가정용 검출기로는 오차가 생겨 실제 피폭량은 기준치 이하라고 밝혔습니다. 이 이야기는 불과 5일 만에 뒤집어졌는데요.


발암 물질 위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는 소식에 대진침대 소비자들은 적잖은 충격에 휩싸여 있습니다. 

'침묵의 살인자' 라돈, 대체 뭐길래?

우라늄, 토륨처럼 라돈은 '자연 방사성' 물질입니다. 토양에는 미량의 방사성 원소들이 포함돼 있어요. 퀴리부인이 찾아낸 '라듐'의 붕괴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체가 '라돈'이에요. 원자번호는 86으로, 18족 ‘비활성 기체’입니다만, 일정 질량 이상의 ‘핵’은 불안정성을 가지게 돼요.(출처보완) 따라서 화학적으로 다른 물질과 반응하지는 않지만, 핵이 붕괴되며 방사선의 일종인 ‘알파선’을 내뿜습니다. 

알파선이 뭔가요?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방사선’은 방사형으로 퍼져나가는 입자(particle) 또는 파동(wave)을 말하며 빛, 소리, 열 등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과 X-선 등과 같이 우리가 느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가 해롭다고 통상적으로 부르는 방사선은 물질을 '전리 이온화'시킬 수 있는 전리방사선만을 말합니다. 전리방사선에는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X-선, 중성자 등이 있는데요. 전리방사선은 체내 분자에 에너지를 공급해 ‘라디칼’을 만듭니다.

분자 내 전자들은 2개가 한 쌍을 이뤄야 안정합니다. 만약 쌍을 이루지 못하고 홀전자가 생긴다면 반응성이 상당히 커지는데요. 이를 포함한 물질을 '라디칼'이라고 부릅니다. 라디칼은 체내 세포에 충돌해 DNA돌연변이의 일종인 ‘암’을 일으킬 수 있어 문제가 되죠. 이 중 알파선이란 중성자 2개와 양성자 2개로 이루어진 ‘입자’로, 중성자 2개와 양성자 2개는 ‘헬륨 원자핵’과 같은 구조이기 때문에 He2+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출처 : mirion technologies

위 그림은 방사성 원소로부터 알파선이 방출되는 장면입니다.

알파선은 다른 방사선을 이루는 물질들에 비해 질량이 큽니다. 따라서 단일 입자에 따른 타격은 다른 방사선들보다 큰 반면, 가림막을 통과하는 '투과성'이 약합니다.

알파선은 종이로도 막을 수 있습니다.

출처 : mirion technologies

위 그림은 다양한 방사선의 투과성을 나타낸 그림인데요. 알파선은 종이로도 상당량 막힙니다. 이번에도 다행히 매트리스의 '속커버'에 뿌린 음이온파우더로부터 나온 방사선이기 때문에, 겉커버와 매트리스 커버를 지나며 상당량은 줄어든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죠?

이번 사건으로 인해 라돈이 유명해지긴 했지만, 원래도 라돈의 위험성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있었습니다. 다른 방사성 물질에 비해 '실내 오염원'으로 더 주목을 받는데요. 바로 '기체'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호흡기를 통한 피폭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세대학교 라돈연구소에 따르면, 흡연 다음으로 폐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라돈이라고 해요. 라돈은 일반적으로 토양, 지반이나 갈라진 벽, 이음매, 빗물 배관로 등등으로 인해 집으로 유입될 수 있습니다.

라돈의 유입경로

출처 : 연세대학교 라돈연구소

라돈이 자연상태에서 존재하는 기체 중 가장 '무거운 기체'라는 점도 문제가 되는데요. 집 안으로 유입된 라돈은 무겁기 때문에 바닥에 고이게 되고, 바깥으로 잘 빠져나가지 못해요. 무색무취의 특성이 더해지면 라돈의 축적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따라서 환기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매트리스의 겉커버와 속커버

출처 : 원자력안전위원회
어떻게 라돈이 들어갔나?

이번에는 매트리스의 항균을 위해 쓴 '모나자이트'라는 광물을 사용했습니다. Ce, La, Nd, Th의 양이온이 인산음이온과 결합한 '인산염 광물'인데요. 여기엔 자연 방사성물질인 미량의 우라늄과 토륨이 존재합니다. 원안위에 따르면 이번에 사용된 모나자이트의 경우 우라늄과 토륨의 비율은 1:10이었으며, 토륨이 4~8% 정도 포함되었다고 해요.

모나자이트 결정

출처 : mindat

여기에 포함돼있던 우라늄은 분해되며 '라듐(Rd, 원자번호 88)'이 되고, 라듐은 분해되며 '라돈(Rn, 원자번호86)'이 됩니다.

기기의 오류는 왜 일어났는가

10일 원안위 발표에 따르면 전문적인 장비인 'RAD7'으로 측정했을 때의 측정값이 보급형 장비인 '라돈아이'로 측정했을 때의 오차에 의해 검출량이 달랐던 이유로 라돈의 동위원소인 '토론'을 꼽았습니다. 토론은 라돈에 비해 반감기가 짧아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인 기준으로도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라돈아이의 경우 이 둘을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고농도의 라돈이 검출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각각을 분광분석법으로 분석하는 RAD7은 라돈과 토론을 구별할 수 있기 때문에 영향을 배제할 수 있다고 해요.  

원안위는 엎드려 자는 경우(표면 위 2cm), 바로 누워 호흡하는 경우(표면 위 10cm), 그리고 앉아 호흡하는 경우(표면 위 50cm)를 기준으로 연간 내부피폭선량을 평가했는데요. 세 경우 다 기준치를 넘지 않았다는 해석입니다. 다음은 원안위에서 공개한 라돈의 측정량에 따른 피폭량 표입니다.

라돈 측정치와 연간 노출량.

출처 : 원자력안전위원회

위 결과 중, 가장 높은 농도값은 매트리스 상단 2㎝ 지점에서 측정한 값으로, 라돈(0.16 mSv)과 토론(0.34 mSv)에 의한 내부피폭선량은 연간 총 0.5 mSv 로 평가되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IAEA(국제원자력기구), ICRP(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에서는 실내 공기 중 라돈에 대한 방호 최적화의 기준점으로 10 mSv를 권고합니다.

아쉬운 점은 여태껏 방사성물질의 기준이 '연간 피폭량'에만 맞춰져 있었다는 건데요. 차후 적절한 개선책이 나오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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