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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 앉아 우주로 떠나는 방법?!

조회수 2018. 4. 14. 07: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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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이웃님들은 우주를 꿈꿔보신 적 있나요? <조지의 우주를 여는 비밀 열쇠> 제목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우주로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지’

그 때보다 나이를 4배 정도 더 먹은 지금, 한동안 우주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심으로 돌아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조지의 우주를 여는 비밀 열쇠> 책을 손에 쥐고 문득 이런 생각에 젖어듭니다. 

그냥 이 책을 '쌓아서' 우주로 간다면 몇 권의 책이 필요할까?

'사고실험'이라고 해야 할까요. 좀처럼 쓸 일이 없었던 수학 공식을 적용해 책 쌓아 우주까지 가보겠습니다.

책을 쌓아서 우주로 간 조지
먼저, 얼마나 올라가야 우주지?

어디서부터 ‘우주’라고 할 수 있을까요. 사람마다 의견 차이가 있습니다. 천문학자인 '이웃집과학자' 대표의 자문을 받아 우주정거장(ISS)의 높이를 기준으로 잡았습니다. 해발 340km~ 432km라고 하네요. 그 중간 쯤인 400km를 목표로 올라가보겠습니다. 미터로 환산하면 40만m입니다.

세로로 책을 쌓아보았다


먼저 세로로 400km를 쌓는다면 책 몇권이 필요할까요? 책의 길이를 재봤습니다. 21.4cm니까 단위를 미터로 하면 0.214m입니다. 

책의 세로 길이는 21.4cm!

그러면 40만m까지 몇 권이 필요할까요?

40만m/0.214m=1,869,158.879

1,869,159권이네요.

이 책은 1권과 2권으로 되어있습니다. 따라서 세트로 세면 93만4,579세트와 한 권이 더 필요하네요. 제게 영감을 준 이 책을 모조리 구매해서 쌓아 올라간다고 하면 얼마일까요? 이 책은 한 권에 11,000원입니다. 따라서 아까 186만9,159권에 11,000원을 곱해볼게요.


1,869,159권 x 11,000원/권= 20,560,749,000원

20,560,749,000원 

어치 책을 사서 쌓아 올리면 우주에 도달할 수 있겠군요. 205억 6천만 원입니다. '별거 아니네요!'라고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웃집과학자>는 언제나 투자자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햐 좋겠다 ㅎㅎㅎㅎㅎㅎ

그런데 세로로 서 있는 책 탑에는 발을 올릴 수가 없네요. 그렇다면 밟을 수 있도록 가로로 눕혀서 쌓아봅시다.

가로로 쌓아 볼게요



먼저 책 등의 높이를 재봤습니다.




책 등은 1.3cm입니다! 손이 두개밖에 없어서 찍기 힘들더군요.

책 등의 높이는 1.3cm, 즉 0.013m군요. 그렇다면 40만m에서 0.013m을나누면? 

40만m / 0.013m = 30,769,230.77

30,769,231개군요.

여기에 책 가격 11,000원을 곱하면? 338,461,538,462원이 필요합니다. 3천억 원이네요.

이렇게 쌓은 탑 위에 사람이 서 있으려면 위로 점프하고 그 타이밍에 맞춰 책을 하나씩 밀어넣으면 됩니다. 너무 어려울까요? 그렇다면?

갈데까지 가보는겁니다아아~~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계단을 만들어보겠습니다.

기왕 시작한 거 계단도 한 번 만들어보겠습니다. 계단은 단순히 책을 위로 쌓는 것보다는 계산 과정이 조금 복잡합니다.

'이웃집과학자'의 우주 계단 프로젝트!?

기준을 잡기 위해 저희 사무실 계단을 재보았습니다. 계단 한 칸의 높이는 17.5+0.8=18.3cm, 0.183m입니다.

계단 한 칸의 높이는 17.5cm+0.8cm=18.3cm

이것과 같은 높이로 계단을 쌓는다면, 계단 한 칸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책의 수는 0.183m/0.013m=14권이네요. 

이제 등차수열의 합 공식을 이용해서 400km 높이의 계단을 만드는 데 필요한 책의 수를 구해봅시다. 고등학교 수I에서 배우는 내용인데요.

n번째 계단에 있는 책의 수는 14xn이군요

계단 한칸에 14권의 책이 필요하므로, 첫 항이 14, 공차도 14인 등차수열이 되겠네요. n번째 계단의 책 수를 뜻하는 일반항은 an=14n입니다. 

맨 마지막 계단의 높이가 40만m여야 하죠. 책을 가로로 쌓아 구한 대로 마지막 계단에는 30,769,231 권의 책이 쌓여있을 겁니다.

우리는 가로로 총 몇 개의 책더미가 있어야 계단을 완성할 수 있을지 알아봐야 합니다. 따라서 마지막 계단에 필요한 책의 수를 14로 나누면

계단 2,197,802개가 필요합니다.

즉, 마지막 항에서 n은 2,197,802에요. 그렇다면 필요한 책의 총 수를 구할 수 있습니다. 등차수열의 합 공식을 가우스라는 사람이 만들어줬거든요. n번째 계단까지 책 수의 총 합을 Sn이라 하면


S_n=n(a_1+a_n)/2 


S_2,197,802=2,197,802 x (14+30,769,231)/2


33,812,354,099,745권이 필요합니다. 

책 33조 8천억권이라니, 상상만해도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급이 달라요 달라~!


그럼 책값은 얼마나 들까요? 여기에 11,000원을 곱해봅니다.

37경1,935조8,950억9,719만5,000원이네요.

우와.....


축하드립니다! 이번 <이웃집과학자> 우주 계단 프로젝트 사고실험으로 출판사 <주니어 RHK>는 세계 최고 부자 출판사가 됐습니다. 안타깝게도 사고실험에서 그쳐야만 했어요. 내부 회의결과, 저희는 이 계단을 만들 돈이 없다고 판명되었습니다. 그러니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지요. 

그러면 우주비행사 프로젝트를 알아볼까요? 이소연 씨가 우주로 가는데 드는 비용이 260억 원이었다고 해요. 좀 현실적이군요. 37경을 보다가 260억을 보니까 별 거 아닌 것 같네요. 그렇지만 지금 저희의 모든 걸 팔아도 260억을 마련할 길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우주로 갈 수 있을까요? 반갑게도 <조지의 우주를 여는 비밀 열쇠>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컴퓨터인 코스모스가 우리를 우주로 보내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260억 원에 비하면 새발의 피인 책 한 세트 가격 22,000원으로 우주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겁니다.

태양에 가까워질수록 혜성이 타서 생기는 먼지에 앞이 안 보이는 간접경험도 한 번 해봅시다. 그리고 발견에 목말라 자기 앞가림을 미처 못한 과학자를 블랙홀에서 구해보자고요.

너무 애들 책 아니냐고요? 예 그렇습니다. 이건 작고한 스티븐 호킹과 그의 딸 루시 호킹이 아이들을 위해 쓴 동화거든요. 그러나 성인인 에디터도 즐겁게 읽었습니다. 사실 저희 인생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상상으로 가득한 동화가 좀 더 필요할지도 몰라요.

문득 책을 쓰며 날아다녔을 휠체어 위의 우주여행자 스티븐 호킹이 생각나서 뭉클해지네요. 실제로 우주비행을 하려고 하셨던 그는 아마 평생을 동화 같은 마음으로 사셨겠지요. 지금 우주 어딘가를 날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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