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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굴슨은 왜 뒤영벌에 미쳤나?

By 이웃집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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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과학자 작성일자2018.04.10. | 2,319 읽음

안녕하세요 이웃님들. 데이브 굴슨입니다.

출처 : David Levene for the Guardian

데이브 굴슨(Dave Goulson). 그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서식스 대학 생명환경과학과 교수입니다. 데이브 굴슨은 벌과 나비를 비롯해 여러 곤충에 관한 글을 많이 썼습니다. 2006년에는 뒤영벌보존기금을 설립했고 이 선구적인 업적으로 최고의 환경 프로젝트에 수여하는 헤리티지복권기금 상을 수상했죠.

굴슨의 유년기는 조금 남달랐습니다. 굴슨이 키우던 애완곤충이나 동물들의 치사율이 높았습니다. '자연과생태'에서 출간한 <사라진 뒤영벌을 찾아서>라는 책을 보면 본인도 이를 인정합니다.

사라진 뒤영벌을 찾아서.

출처 : 이웃집과학자

"내가 기르던 동물은 하나 같이 걱정스러울 정도로 치사율이 높았다"

어항 청소 조심하세요.

출처 : fotolia

그리고 몇 가지 일화를 소개했는데요. 어느 일요일 아침, 굴슨의 어머니는 물고기가 사는 어항을 청소하라고 시킵니다. 청소 도중 어머니가 부리나케 달려옵니다.

"데이브 이게 무슨 냄새지?"

어항 청소를 위해 꺼내놓은 전열기의 전원을 끄지 않아 연기가 나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굴슨은 당황한 나머지 전열기를 어항 속에 다시 던졌고 어항은 폭발했대요. 물고기들은... 감전으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무지개 다리를 많이 건너갔어요.

출처 : fotolia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합니다. 굴슨은 메추라기 한 쌍을 길렀는데 수컷은 얼굴에 아름다운 흑백 반점이 있었고 암컷은 덜 화려했지만 곳곳에 검은 반점들이 섬세하게 있었대요. 


그런데 메추라기 두 마리에게 밥을 주러 간 어느 날이었습니다. 잉꼬가 메추라기를 공격하고 있었습니다. 잉꼬를 쫓아내고 메추라기들을 집 안으로 데려오니 발가락이 없었다고 해요. 그는 성냥과 점토로 의족을 만들어 줍니다.

메추라기입니다. 참고용 이미지에요~

출처 : 한반도의 조류

굴슨은 메추라기들이 힘들어보였다고 술회합니다. 굴슨은 생각합니다. 


'이 고통을 빨리 없애기 위해 순식간에 죽이자 (그 후 어떻게 됐는지는.. 책을 통해 확인하는 걸 추천합니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사건사고가 있었어요. 또 다른 취미(?)도 있었는데요. 동물 몸 속이 매우 궁금해 자동차에 치여 하늘나라로 간 동물들을 해부했다고 합니다. 장기를 확인하기 위해 책 <그레이 해부학>을 참고했다네요.

그랬던 굴슨, '뒤영벌'에 미치다

"내가 뒤영벌을 연구한 이유는 뒤영벌이 중요한 수분 매개자라서가 아니다. 매력 넘치고 행동방식이 흥미롭고 신비로우며 무엇보다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굴슨이 뒤영벌에 꽂힌 배경을 볼게요. 그는 어릴적부터 각종 곤충에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일곱살 무렵부터였는데요. 


새로 이사한 집은 단독주택이어서 넓은 정원이 있었고 큰 화단, 사과나무, 자두나무, 연못, 거미줄이 가득한 헛간, 텃밭이 있었다고 해요. 아버지와 함께 라벤더, 부들레야, 개박하 꽃을 텃밭에 심으면 나비와 벌들이 많이 찾아왔다고 합니다. 도롱뇽, 가시고기도 연못에 풀어 연못도 가꿨죠.

 

이런 분위기였을까요.

출처 : pixabay

이듬해 봄 벌이 나타나 꽃의 꿀을 빨아먹으며 둥지를 만들었습니다. 이 모습을 유심히 관찰한 굴슨. 일벌들이 꽃가루를 들고 둥지로 향하는 장면 등을 한참 동안 관찰했다고 합니다. 여름에는 별갑나비, 공작나비, 흰나비가 날아왔는데요. 굴슨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뒤영벌이었습니다.

뒤영벌은 뭘까요? 구체적인 정체를 알아보죠. 농촌진흥청의 자료를 참고하면 뒤영벌은 꿀벌과의 뒤영벌 속을 총칭한다고 하는데요. 세계에 260여 종이 있고 둥그스름한 몸에 더부룩한 털이 있는 대형꽃벌입니다. 약 3,000만 년 전에 아시아에서 최초로 출현했고 세계에 250여 종이, 우리나라에는 22종이 산다고 해요.

빗기뒤영벌(Bombus pascuorum) wikimediacommons

출처 : wikimediacommons

뒤영벌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1985년입니다. 벨기에의 한 연구가는 뒤영벌의 토마토 수분을 전달하는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는 것을 발견했고 상업용 뒤영벌을 사육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채소와 과일 재배 농가의 일등 공신이 된 거죠. 하지만 저자가 뒤영벌에 사랑에 빠진 이유는 앞서 밝혔지만 '사랑스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 꼭꼭 숨은 뒤영벌집

그는 사랑스러운 뒤영벌의 생활상을 소개합니다. 먼저 벌집입니다. 뒤영벌은 온갖 이상한 곳에 집을 짓고 살아갑니다. 뒤영벌은 땅을 파는 데 소질이 없다고 해요. 그래서 주로 설치류가 파 놓은 굴이나 산울타리 바닥, 나무뿌리 사이 같은 땅 밑에 몸을 숨긴다고 합니다.


흰꼬리뒤영벌은 뜨락 헛간의 나무 바닥 아래를 좋아하고 담황색 꼬리뒤영벌은 테라스 아래에 집을 짓거나 통풍 벽돌 구멍으로 들어가 벽 내부에 자리합니다. 이른뒤영벌은 나무 꼭대기에 버려진 새집에 둥지를 트는데 호전적인 터키뒤영벌은 딱새를 몰아내고 그 둥지를 차지하기도 한다네요.

2) 온순하고 사회적인 뒤영벌

뒤영벌은 곤충 중에서도 온순한 편이래요. 정원에 핀 꽃 사이로 조용히 날아다니고 사람이나 다른 벌이 방해하면 자리를 비켜갑니다. 또한 암컷은 어미를 도와 먹이를 나르고 동생 육아를 책임진다고 합니다.

3) 뻐꾸기 비슷한 습성 지닌 뒤영벌

담황색꼬리뒤영벌(bombus terrestris)

출처 : geocaching

런던 동물원에 있는 리젠츠 파크 동물학 연구소는 하나의 실험을 진행합니다. 빌딩 높은 곳에 담황색꼬리뒤영벌의 둥지를 설치하고 조사해 본 결과, 둥지에서 살아가는 벌의 2.1%는 일벌의 후손도 여왕벌의 후손도 아니었습니다. 유전적으로 아무 관련이 없었죠. 이들 2.1%는 리젠츠 파크 안 야생 둥지 일벌의 후손이었대요.

일본에 사는 한 뒤영벌(Bombus deuteronymus)을 연구한 자료를 보면 야생 뒤영벌 둥지 11개 중 3개에 유전적으로 상관없는 외부 일벌이 있었습니다. 외부 일벌이 생산한 수벌은 이 둥지 3개에 있던 수벌의 19%를 차지했다고 설명하면서 저자는 담황색꼬리뒤영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관련 책
사라진 뒤영벌을 찾아서
사라진 뒤영벌을 찾아서
저자
데이브 굴슨
발행일
2016.04.04
출판사
자연과생태
가격
정가 15,000원보러가기

어릴적부터 곤충과 동물은 굴슨의 친구였네요. 저자는 뒤영벌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며 "뒤영벌은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영국에서 사라진 뒤영벌을 보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자 '뒤영벌보존기금'을 설립했습니다. 뒤영벌 외에 서식지를 잃고 사라질 위기에 처한 생물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웃님께 보내는 에디터의 편지

"매력 넘치고 행동방식이 흥미롭고 신비로우며 무엇보다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이 글귀에 매료돼 이 책을 읽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사랑스러운' 부분은 아직 못찾았는데요. 신기하긴 합니다. 


혹시 '뒤영벌'의 사랑스러움을 아시는 이웃님 계시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사랑스러움을 찾아 댓글로 달아주시는 분께는 <사라진 뒤영벌을 찾아서> 책을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참고로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에디터 에디션'이에요(에디터가.. 밑줄을 좀 쳤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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