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들, 자기가 먹히는 소리 듣는다?!

조회수 2018. 4. 11. 0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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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곡식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랑과 관심,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인데요.

출처: pixabay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어요.

어쩌면 정말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식물'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말을 걸기도 하니까요.

출처: fotolia
식물도 음악 감상해요.

그런데 말입니다. 식물이 정말 들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자신이 먹히는 소리까지도 말입니다. 미국 미주리대학(University of Missouri)의 하이디 아펠(Heidi Appel)과 렉스 코크로프트(Rex Cocroft) 박사의 연구 'Plants respond to leaf vibrations caused by insect herbivore chewing' 결과입니다.

실험에 이용된 식물은 애기장대(arabidopsis thaliana)입니다.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를 보면 우리나라에도 있는 식물이라고 해요.

출처: botany
애기장대입니다.

하이디 아펠 박사는 애기장대가 유충에게 먹히는 소리에 반응한다고 말했습니다. 벌레가 움직이는 걸 느끼면 방어태세로 전환한다는 건데요.

출처: botany
꽃이 피면 이런 모습이에요.

가령, 배추흰나비 애벌레가 움직여 '진동'을 감지하면 애기장대는 '화학물질'을 분비한다고 합니다. 애벌레를 퇴치하기 위해서죠. 애기장대가 발생시킨 '화학물질'은 글루코시놀레이트(glucosinolate)와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었습니다. 이들 성분이 높으면 애벌레는 식물을 먹지 않는다고 해요.

출처: Roger Meissen
애기장대와 배추흰나비 애벌레.

연구진은 이를 더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먼저 특수 레이저 장비를 이용해 애벌레가 애기장대를 갉아먹는 소리를 녹음했습니다.

그리고 한 그룹의 식물에는 2시간 동안 애벌레가 갉아먹는 소리를 들려주고 다른 그룹에는 들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애벌레에게 두 식물 모두를 먹게 했습니다. 이후 두 그룹의 식물을 분석했습니다.

2시간 동안 벌레가 갉아먹는 소리를 들었던 애기장대들은 공격에 대비해 글루코시놀레이트와 안토시아닌을 분비했습니다. 소리를 들려주지 않은 식물에 비해 수치가 높게 나왔습니다. 소리만 듣고도 애기장대가 방어태세로 전환한 겁니다.

또 다른 실험도 진행합니다. 배추흰나비 애벌레가 갉아먹는 소리를 들은 식물들은 바람소리, 애기장대에게 해롭지 않은 곤충의 소리를 들려주었을 때보다 글루코시놀레이트와 안토시아닌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합니다. 자신에게 치명적인 곤충이 무엇인지까지, 그들이 갉아먹는 소리까지 애기장대가 정밀하게 감지한다는 뜻입니다.

연구를 진행한 코크로프트 박사는 "식물이 배추흰나비 유충이 내는 소리와 다른 소리들을 구분할 줄 안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구진은 "식물이 아픔을 느끼는지에 대한 연구는 밝혀진 바가 없지만 자신이 먹히는 소리는 들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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