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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교수 "새로운 천체 발견" 알고 보니..

조회수 2018. 4. 17. 08: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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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지난달 20일 밤 9시 14분. 천문사이트 '천문학자의 전보(Astronomer's Telegram)'에 긴급 게시글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심상치 않은' 천문 현상이 관측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출처: Astronomer's Telegram
던스비 교수가 밝은 빛을 내는 별이 있다고 올린 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학(University of Cape Town) 천문학과 피터 던스비(Peter Dunsby) 교수가 작성한 글이었는데요. 라군 성운과 삼렬 성운 사이에서 아주 밝은 빛이 관측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천체는 12일 전인 8일에 관측했을 때는 보이지 않았으며 천체 관측 데이터베이스를 뒤져봐도 이 자리에 해당하는 천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주장입니다.

오 새로운 별 발견인가?! 다들 기대했는데..!

던스비 교수는 80mm 망원경으로 이를 관측했다고 하는데요. 이 천체는 해당 지역에서 가장 밝게 빛났다면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하게' 말했습니다.

출처: Twitter@peterdunsby
심상치 않은 천체를 발견했다고 글을 올린 던스비 교수.

'천문학자의 전보(Astronomer's Telegram)'는 급작스런 천문현상을 공유하고 토론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이트인데요. 아무나 글을 쓰지 못합니다. 천문학자나 천문학 전공자들, 기타 자격이 검증된 사람들만 글을 쓰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단, 한 번 글을 올리면 고치거나 수정할 수 없다고 하네요.

천문학자 던스비 교수의 글은 그렇게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지나 싶었는데요. 40분 후 역시 던스비 교수의 이름으로 글 하나가 추가로 올라옵니다. 여기서 새로운 천체의 충격적인(?) 정체가 드러납니다.

화성이었다
네? ㅎ..화성이요??!!
출처: Astronomer's Telegram
던스비 교수의 두 번째 글.

던스비 교수가 그토록 긴급하게 새로이 발견했다고 보고한 천체는 바로 '화성'이었습니다. 던스비 교수의 글에는 "조금 전에 보고한 천체는 '화성'으로 판별됐습니다. 불편을 초래해 진심으로 사과 말씀드립니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던스비 교수가 너무나 유명한(?) 행성인 '화성'을 실수로 못 알아보고 새로운 천체가 나타난 것으로 착각해 글을 올렸던 겁니다. 귀엽네요.

출처: NASA
이번에 재발견(?)된 화성.

이러한 초보적인 실수에 전문가들은 "다음엔 명왕성을 발견하는 거냐", "가짜뉴스 열풍에 동참하는 건가", "글이 올라오면 이를 검증하는 검증단이 필요하다"는 등 재치있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천문학자의 전보' 측은 장난으로 응수했는데요. 공식 트위터를 통해 피터 던스비 교수 앞으로 '화성 발견 증명서'를 발급해줬습니다. "화성을 발견한 것을 축하합니다 피터 던스비 교수!"이라는 멘트와 함께 말이죠.

출처: Twitter@astronomerstel
천문학자의 전보에서 만든 증명서.

이 증명서를 본 던스비 교수는 "아주 재미있네요"라면서 "이중 삼중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출처: Twitter@peterdunsby
증명서를 본 던스비 교수의 반응.
흐앙 ㅠㅠ놀리지마ㅠㅠㅠ 이런심정 아니었을까 싶네요!

던스비 교수를 두둔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밤하늘의 별들은 천문 연구가들이 연구할 수 있도록 자료로 저장돼 있습니다. 하지만 태양계 천체들은 계속 이동을 하기 때문에 실제 우주의 모습과 정확히 맞아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 빛이 오랜 시간 날아와 우리에게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밝기가 일정하지 않을 수 있어서 같은 별도 처음 본 별로 착각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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