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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속에서 출산한 중세 여성 발견

By 이웃집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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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과학자 작성일자2018.04.09. | 710,536 읽음

이탈리아에서 중세시대 여성의 유골이 발견됐습니다. 돌무덤 속에 있던 이 유골은 두 가지가 특이했는데요. 먼저 두개골에 구멍이 뚫렸다는 점과 다리 사이에 태아로 추정되는 유골이 함께 있었다는 점입니다.

두개골에 구멍이 난 것은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받아 생긴 상처일까요? 다리 사이에 있는 태아 유골은 왜 그곳에 있었던 것일까요? 여러 모로 미스터리한 점이 많아 학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탈리아에서 발견된 미스터리 유골.

출처 : World Neurosurgery

최근 이탈리아 페라라대학(University of Ferrara)과 볼로냐대학(University of Bologna) 고고학 연구진은 이탈리아 북부 이몰라(Imola) 지역에서 발견된 이 유골들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학술지 <세계 신경외과학(World Neurosurgery)>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약 1,300년 전인 서기 7~8세기 경에 살았던 이 여성의 나이는 25~35세, 키는 156~164.2cm 정도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태아는 약 36.5~39.5주 정도 자라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몸 길이는 49.5~53.1cm였습니다. 연구진은 이 여성이 사망한 후 매장 됐는데 관 속에서 출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다리 사이를 확대한 모습

출처 : World Neurosurgery

연구진은 '관내분만(Coffin birth)' 현상이라고 설명을 합니다. 산모나 태아가 사망하게 되면 시신이 부패하면서 자궁에 부패 가스가 차게 되는데요. 땅 속에 매장된 상태에서 이렇게 발생한 가스가 태아를 자궁에서 밖으로 밀어내는 현상을 '관내분만(Coffin birth)'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고대 로마 시대에도 이러한 관내분만을 막기 위해 산모가 아기를 낳다가 사망하게 되면 태아의 사체를 뱃속에서 꺼낸 뒤에 매장했다고 합니다. 관내분만 현상은 고고학계에서도 매우 드문일이라고 연구진을 설명했는데요.

한 가지 더, 여성 두개골에 구멍은 왜 뚫렸던 걸까요? 구멍의 크기는 지름 4.6mm 정도였습니다. 마치 누군가 공격을 한 흔적처럼 보입니다.

머리에 난 지름 4.6mm크기의 구멍(A)과 절개 자국(B).

출처 : World Neurosurgery

이 구멍은 의외로 의료 기술인 '두개골 천공술'을 시술한 흔적이라고 합니다. 중세 유럽에서는 원시적 수준의 뇌 수술이 시행되곤 했는데요. 두개골 천공술은 두개골에 구멍을 내거나 흠집을 내 머리 속의 압력을 낮춰 두통, 고혈압 등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시술됐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두개골 근처의 염증 반응과 새살이 돋아난 흔적, 상처 자국 등을 토대로 여성이 수술 후 적어도 1주일 간은 생존했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논문에 실린 여성과 아기의 생물학적 정보들.

출처 : World Neurosurgery

연구진은 20세기 이전에는 고혈압, 뇌일혈, 두통, 고열 등에 시달리는 환자의 두개골에 구멍을 내는 시술이 빈번히 행해졌다는 점에 주목했는데요. "여성이 고혈압을 동반하는 임신중독 증세를 보였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전두엽 천공술을 통해 머리 속 압력을 낮추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고혈압을 동반하는 임신중독 증상은 현대에도 산모를 위험에 빠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불행히도 이 여성은 끝내 사망했는데요. 다만 연구진은 여성이 수술로 인해 사망했는지, 임신중독증으로 사망했는지, 기타 다른 요인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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