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과학자

과일 옆에는 항상 초파리(Drosophila melanogaster)가 윙윙댑니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지만, 정신차려보면 초파리들이 즐비하죠. 오래 전 사람들은 이 초파리가 나타나는 걸 초자연적 현상으로 여겼습니다. 

썩고 있는 과일이나, 고기에서 초파리가 나온다고도 생각했죠. 물론 이 이론은 몇 백년 전에 가짜라고 밝혀졌습니다. 이제 우린 이 작은 생물체의 진실을 알고 있죠.

진실은 이 초파리들이 썩는 과일 냄새를 멀리에서도 맡을 수 있다는 겁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자료에 따르면 초파리는 후각이 매우 예민해 1km 정도의 거리에서도 식초나 과일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합니다. 과일에서 초파리가 나온 게 아니라, 집 안에서 과일이 익기 시작할 쯤 이미 먼 곳에서 냄새를 맡고 날아오고 있다는 거죠.

“하지만 우리 집의 모든 문과 창문들은 닫혀 있는데 녀석들이 어떻게 들어올 수 있죠?”

라고 묻는 분이 있을 텐데요. 초파리는 매우 작아 문이나 창문의 아주 작은 틈으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과일이 많이 익거나, 상하기 시작하면 알코올 냄새가 나는데요. 이 냄새가 초파리를 유인합니다. 

새를 맡고 온 초파리가 발효되기 시작한 과일을 먹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백 개의 알을 낳습니다. 이 알은 몇시간 이내로 부화합니다. 식탁에 과일을 올려 두고 먼 곳에 나갔다 들어오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상상되시나요? 식탁은 이미 초파리의 파티장이 되어있을 겁니다.

그럼 어떻게하면 이 초파리를 없앨 수 있을까요?

첫째로,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썩는 과일이나 야채를 없애야 합니다. 사실 과일을 없애도 초파리가 대걸레 밑이나 더러운 싱크대, 혹은 오래된 스펀지 사이에서 살 수 있으니 꼼꼼히 살펴보셔야 해요.

흔히 알려진 방법으로 초파리를 세게 내려치는데, 초파리들은 그걸 쉽게 피할 뿐더러 이런 방법으로 많은 초파리를 다 없애긴 어렵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유리병에 맥주를 넣고 종이 깔때기로 입구를 막아 초파리가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함정을 설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맥주를 미끼로 초파리를 유인하는데, 한 번 들어온 초파리는 나갈 구멍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이렇게 몇 시간 놔뒀다가 유리병을 막아서 슝 버리면 대성공!

이제 초파리들이 어디서부터 오는지, 또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 알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