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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밖 '生' 살 만한 행성 찾기

조회수 2017. 10. 30. 20: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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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외계인? 질문을 바꾸자...
출처: @Ribastank

‘정말 외계인은 존재하는가?’ 사실 이 질문에 정확히 답하려면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합니다. 그 존재 자체가 불투명한 외계인을 논할 때는 비과학적이라며 손가락질 받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아마도 이렇게...

생명체가 존재할만한 태양계 밖 행성을 우리가 찾을 수 있는가?
그거야 나도 모르지

지옥같은 행성만 찾았다


1990년대, 외계 행성의 모습을 처음으로 포착한 이래로 지금까지 2천여개의 외계 행성 후보들을 찾았습니다. 그 수는 2009년 케플러 우주 망원경(Kepler Space Telescope)이 가동되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외계 생명체가 태어나고 자랄 수 있는 환경’을 가진 행성을 찾기란 너무 어렵습니다.

반대로 생명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행성은 상대적으로 찾기 용이합니다. 관측기술의 한계로 주로 공전 주기가 아주 짧고 거대하며 무거운 ‘가스형’ 행성이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모 항성을 아주 가까이 공전하기 때문에 표면온도가 아주 높으며 그래서 ‘핫 주피터’ 라고 불립니다.

암석으로 이루어진 땅은 존재하지 않고 미치도록 뜨겁고 엄청나게 두꺼운 대기가 감싸고 있는 핫 주피터야말로 지옥 불구덩이!
핫 주피터 관련 기사 및 상상도

외계 행성 찾기 ABC, ‘트랜짓’


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별빛을 주시합니다. 계속 별을 쳐다보고 있죠. 그러다 행성이 별을 공전하면서 케플러와 별 사이를 지나가게 되면 별빛은 어두워지게 됩니다. 외계 행성이 공전을 할 때마다 모 항성의 별빛은 규칙적으로 어두워지는 것이죠.

아래 그림을 참고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림을 좌우로 슬라이드 해보세요. 행성이 왼편에 있을 때는 별로부터 가려지는 빛이 없지만 행성이 별쪽으로 다가오면 별빛의 일부를 가로막아 별이 어둡게 됩니다. 행성의 경우 대게 규칙적으로 별을 돌기 때문에 별의 밝기도 규칙적으로 어두워 집니다. 이것이 외계 행성을 찾는 가장 간단한 방법 트랜짓(Transit Method) 입니다.

이 방법은 한계가 있습니다. 먼저 망원경과 외계 행성, 모 항성이 하나의 선상에 놓이지 않을 경우 외계 행성을 발견 할 수 없습니다. 또한 행성이 아주 작아 모 항성의 밝기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역시 관측이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전 주기가 아주 긴 경우 모 항성의 밝기가 어두워 졌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행성 때문이라고 단정하기가 어렵습니다.

흠...

해서, 생명체가 살만한 행성은 어디?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행성과 모 항성 간의 거리입니다. 만약 둘 사이가 너무 가깝다면 강렬한 에너지가 행성의 표면에 쏟아질 겁니다. 썩 쾌적하진 않겠죠. 태양계에서 수성을 생각해보면 맞습니다. 태양빛이 도달하는 수성의 표면은 수백 도까지 올라갑니다. 반대로 빛이 도달하지 못하는 어둠 속은 영하 200도에 근접합니다. 이런 곳에서 생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액체 상태의 물은 찾을 수 없습니다.


또한 모항성과 행성의 거리가 아주 멀 경우도 생명이 살기 어려운 건 마찬가집니다. 너무 추우니까요. 다시 한 번 태양계로 비유를 해보겠습니다. 화성은 표면온도가 약 -140°C~20°C 정도입니다. 평균온도 약 -80°C. 만약 화성의 대기가 지금보다 더 두꺼워 온실 효과로 열을 더 가둔다면 더 높은 평균 온도를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항성으로부터 멀어질수록 행성의 표면 온도는 급속도로 낮아집니다. 생명체에게 가장 중요한 액체 상태의 물은 존재하기 힘들어지죠. 물론 얼음 상태로는 여러 곳에서 발견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결국 모항성으로부터의 절묘한 거리가 생명체 서식 가능 지역(Habitable Zone)을 만듭니다.

행성의 크기나 특징도 생명체를 품는데 아주 중요합니다. 보통 트랜짓으로 발견되는 행성들은 거대한 목성형 행성들입니다. 크기가 크기 때문에 별빛을 많이 가리고 그래서 발견이 쉽기 때문입니다. 크기가 거대한 목성형 가스 행성에서는 극한의 환경 때문에 생명체가 살아가기 힘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유명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은 목성 대기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독특한 형태의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음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인류의 현 지식이 우리 스스로를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칼 세이건의 주장처럼 생각지도 못한 환경에서 생명체의 탄생이 이루어 질 수도 있습니다.

뭔가를 찾긴 했다


미국 워싱턴 대학교 천문학과 에릭 알고어(Dr. Eric Agol)교수는 <이웃집과학자>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도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관측 데이터로 충분히 지구와 비슷한 외계 행성을 발견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발견한 행성인 Kepler-62f는 지구보다 1.4배 정도 무겁습니다. 생명체 서식 가능 지역에서 모 항성을 267일에 한번 공전 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것들 중 그 크기가 지구와 가장 닮은 행성에 관한 이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지(Science) 에 게제됐습니다.

인간 이상의 외계 생명체는 존재 어렵다?


책 <희귀한 지구 (Rare Earth)>의 공동 저자인 도날드 브라운리 박사(Dr. Donald Brownlee) 는 “인간처럼 높은 지능을 가진 외계 생명체의 존재의 확률이 희박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구와 비슷한 크기를 가진 행성이 생명체 서식 가능 지역에 놓여있다 할지라도 미생물부터 고등 생물까지 진화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는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문명 스스로 자멸할 가능성도 항상 열려있습니다. 소행성 충돌과 초신성 폭발 같은 우주 차원의 자연 재해들이 고등 생물로의 진화를 막는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브라운리 박사는 “애초에 우주는 우리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지 않았다”라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그는 우주 저편 많은 곳에서 박테리아 같은 생명체의 존재는 긍정적으로 바라봅니다.

이제 시작 단계


트렌짓 이외에도 미세중력렌즈 현상으로 외계 행성을 찾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관측하는 지점에서 저 멀리 별을 바라보니 같은 방향, 앞 뒤로 위치한 상태에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앞 별의 중력 때문에 시공간이 휘어 뒤 별의 밝기가 변하는 현상입니다.


천문학 분야에서 이제 막 태동한 분야로 앞으로 급격한 발전이 예상됩니다. 충북대 한정호 교수는 이미 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외계 행성을 발견했습니다. 우리나라 주도로 행계 행성 탐색 시스템 ‘KMTNet’ 사업도 진행 중입니다.

먼 미래 이야기겠지만 지구와 유사한 환경을 가진 천체를 발견하고 그곳으로 탐험대를 보내는 것도 가능해질 날이 올 겁니다. 외계 행성의 발견과 서식 가능한 행성 찾기. 인류의 위대한 진보일까요, 아니면 재앙의 시작일까요.

뭐... 어떻게든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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