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에 '표적신호' 이식한 새 치료 전략

조회수 2021. 3. 21. 0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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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체내 면역세포로 하여금 암세포 제거를 유도하는 '면역항암제'의 등장 이후 세계 암 치료 전략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항암 면역치료는 암 특이적 면역 형성을 통해 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치료법으로 기존 항암 치료(화학요법, 외과적 수술, 방사선 요법 등)의 부작용과 한계점을 해결함과 동시에 임상에서 놀라운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암세포는 면역세포로부터 자신을 숨길 수 있는 회피능력이 있기 때문에 이런 면역항암제조차 일부 암 환자에게만 효능을 보입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몇 가지의 국한된 종양이 아닌 다양한 종양에서 활약할 수 있는 항암면역치료 기술을 개발해 주목 받고 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테라그노시스연구단 김인산, 양유수 박사 연구팀이 다양한 암종에서 체내 면역세포를 효과적으로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나노입자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출처: KIST
KIST 연구진이 엑소좀을 이용하여 암세포 표면에 “표적”신호를 전달하고(A), 적신호가 이식된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B-C), 암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내용을 그린 모식도

이 항암면역 나노입자는 특이적으로 암세포와 융합해 암세포 표면에 위험한 표지인 '표적 신호'를 전달(이식)시킬 수 있습니다. 이 '표적 신호'가 노출된 암세포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로부터 더이상 숨지 못하게 되고 면역세포는 암세포를 ‘적’으로 인식하여 쉽게 잡아먹게 됩니다. 이렇게 활성화된 체내 면역세포는 암에 대한 면역반응을 증폭하여 효과적으로 암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해당 연구는 'Science Advances'에 게재됐습니다.


'표적 신호' 단백질 전달하는 기술 개발

KIST 연구진은 세포가 방출하는 나노 크기의 입자인 엑소좀을 이용하여 종양 환경이 산성일 때, 특이적으로 암세포 표면에 ‘표적 신호’ 단백질을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참고로 엑소좀은 세포가 방출하는 나노 사이즈의 작은 입자인데요. 혈액 응고, 세포 간 신호 전달, 폐기물 관리와 같은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출처: pixabay
분열하는 암 세포.

암세포 표면에 '표적 신호' 단백질이 이식되면 암이 원래 가지고 있는 면역 회피능력이 무력화됐습니다. 본 나노입자는 유방암, 대장암, 림프종 등 다양한 종양에서 뛰어난 항암 면역을 일으켜 암을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기존의 면역항암제인 PD-L1(면역체크포인트 억제제)와 함께 치료 시 암에 대한 기억 면역을 유도하여 암의 재발까지 막을 수 있음을 규명했습니다.


KIST 김인산 박사는 "체내 면역세포에 대한 암세포의 '적'신호 강화를 유도할 수 있는 본 나노입자의 개발은 기존 항암 면역치료법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항암 면역 치료제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참고자료##

  • Gi Beom Kim et al., "Xenogenization of tumor cells by fusogenic exosomes in tumor microenvironment ignites and propagates antitumor immunity" Science Advances(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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