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과학자

광주과학기술원 연구팀이 무수히 많은 나노 기둥을 비스듬히 증착시키는 방법으로 편광에 따라 서로 다른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초박막 편광 디스플레이를 개발했습니다. 이는 심미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정보를 제공하는 제품 패키징이나 loT 등을 통해 정보가 기록되고 공유되는 상황에서 원치 않는 정보의 노출을 막는 광학보안(Optical Security) 기술로서도 각광받습니다. 이번 연구는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습니다. 

감각적이고 간결한 와인라벨, 와이너리의 역사 등을 라벨에 담고 싶지만 그 자체가 디자인인 와인병의 특성상 쉽지 않습니다. QR 코드에 정보를 담을 수 있지만 이 패턴조차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때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특정한 방향으로 빛을 쬐어주면 나타나는 기술이 있다면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이럴 때 적용할 수 있는 편광 디스플레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국내에서 의미있는 성과가 나왔습니다. 기존 편광 디스플레이는 정교한 나노기둥 정렬의 어려움으로 수 마이크로미터 면적으로 만드는 데 그쳤는데요. 소재가 딱딱해 다양한 표면에 부착하기에 불리했습니다. 이 때문에 보다 넓은 면적에 유연한 재료로 편광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일이 실용성을 높이기 위한 관건이었습니다. 

연구팀은 간단한 빗각증착법으로 자기정렬형 나노기둥을 유연한 기판 위에 cm 수준의 면적으로 넓게 증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한 다양한 제품의 색상과 비슷한 색을 구현하기 위해 표준 RGB색 공간의 80%가량 이상 구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용도에 따라 패턴을 감추고 드러낼 수 있도록 감도를 조절하기 위해 다양한 색 변화량 범위를 설계했습니다.

• 빗각증착법(Glancing angle deposition method)

기판의 표면에 어떤 물질을 증착 할 때 비스듬히 증착 물질을 입사하여 증착하는 방법.

• 자기정렬형 나노기둥(self-aligned nanocolumns)

포토리소그래피와 같은 복잡한 나노 공정 없이 간단한 물리적 증착 방법을 통해 제작할 수 있는 정렬된 나노 기둥.

• 표준 RGB 색 공간(standard RGB)

1996년에 미국의 컴퓨터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HP가 협력해 만든 모니터 및 프린터 표준 RGB 색 공간.

• 색 변화량(color difference)

서로 다른 두 색에 대해서 색 차이의 정도를 정량적으로 계산한 값으로 이 값이 클수록 색 인간이 인지하는 색 차이가 큽니다.

한편 편광 이외 외부 환경 변화에 반응하도록 설계했는데요. 표면에 물이 닿았을 때 감춰진 패턴을 드러내는 기능도 구현했습니다. 습기 같은 보관 환경이나 외부 환경으로부터의 오염을 감지하는 용도로 응용이 가능합니다.

이번 연구는 간단한 공정과 소량의 재료로 아주 얇은 편광 디스플레이를 기존보다 넓은 면적으로 구현한 것이 성과입니다. 또한 히든 편광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색이나 형태를 갖는 일상제품의 심미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기입된 정보를 보호할 수 있어 광학보안시스템(optical security system)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자료##

• Ko, Joo Hwan, et al. "Flexible, Large‐Area Covert Polarization Display Based on Ultrathin Lossy Nanocolumns on a Metal Film."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2020): 1908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