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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과학자

"유전자로 커플 찾는 시대 왔다"

By 이웃집과학자 x  빈티지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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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전자를 스캔해 짝을 매칭시켜주는 데이트 업체가 있습니다. DNA 로맨스(DNA Romance)란 이 회사는 DNA 기반 유전자 호환성 검사를 통해 나와 꼭 맞는 짝을 찾아준다고 광고합니다. 회사는 상대방의 체취에서 매력을 느끼도록 만드는 유전적 형질을 찾아냅니다. 이와 비교해 완벽한 짝이 될 법한 사람을 매칭시켜준다는 건데요.

DNA 키트.

출처DNA Romance

가입자들은 99.5달러를 내고 DNA 키트를 주문합니다. 안에 들어있는 통에 침을 뱉어 업체에 우편으로 보내고 기다리면 됩니다. 이 회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가입자들이 유전적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훨씬 더 만족할 만한 상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원리는?

이들이 유전자로 짝을 찾는다는 원리는 무엇일까요. 표현이 살짝 어려운데, 주조직적합성복합체(MHC)가 열쇠입니다. 우리 몸 속 유전자의 집합인데요. MHC는 병원체나 기생충 같은 이질적인 형태의 세포를 식별합니다. 이 녀석들을 적으로 확인하면 신체에 경고를 보냅니다. 그러면 T세포가 출동하죠.


MHC 유전자가 적군과 아군을 정확히 구분하려면 변이를 잘해야 합니다. 척추 동물의 MHC 유전자는 다른 생물들 보다도 가장 변이를 잘합니다.

MHC 유전자가 다양한 적군과 아군(자신의 세포)을 정확히 구분하려면 변이를 잘해야 합니다.

출처AdobeStock

저 유전자 커플 매칭 업체는 MHC가 자신과 엄청 다른 사람 중에서 커플을 찾습니다. MHC가 상당히 다른 상대와 짝짓기를 하게 되면, 부모보다 질병에 더 강한 자손을 낳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해요. 다양한 MHC 유전자가 더 광범위한 병원균을 검출해냅니다. 병원균에 대응할 수 있는 항체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녀석이죠.

뇌와 진화 사이의 관계가 궁금하다면 자세한 정보를 여기서 찾으세요.

그런데 유전자 검사를 굳이 하지 않아도 MHC 유전자가 다른 상대를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찾을 수 있습니다. 책 <뇌는 왜 아름다움에 끌리는가>에 따르면 냄새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하네요. MHC-부산물이 땀과 침 같은 체액에서 발생하기 때문이죠.

체취에 끌려보신 적 있으신가요?

출처AdobeStock
냄새나는 티셔츠 실험

로잔대학교(University of Lausanne) 생태진화학과 클라우스 베데킨트(Claus Wedekind)교수는 1994년 베른대학교에 있을 당시 일명 '냄새나는 티셔츠' 실험을 했었는데요. 44명의 남성들에게 이틀 연속 같은 티셔츠를 입게 했습니다. 목욕은 물론 향수나 데오트란트 등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죠.


냄새나는 티셔츠 실험.

출처AdobeStock

이후 참가자들은 비닐봉지에 티셔츠를 넣어 실험실로 가지고 왔습니다. 여성들은 티셔츠 냄새를 맡고 그들의 매력도를 평가했습니다. 남성과 여성 모두 사전에 MHC 유형을 확인하는 테스트를 거쳤습니다. 만약 피실험자 여성중 경구 피임약을 사용 중일 경우 그 사실을 미리 기록했죠.

그 결과 여성들은 자신과 MHC 유형이 다른 남성들의 냄새를 더 매력적이라고 느꼈습니다.

다른 연구에서 같은 실험을 진행했을 때 결과가 동일할 때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또한, '냄새나는 티셔츠' 실험에서도 피실험자 여성이 경구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던 경우 오히려 자신과 비슷한 MHC 유형을 가진 남자의 냄새를 선호했습니다. 정반대의 결과가 도출된 것이죠.


경구피임약.

출처fotolia
이러한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책 <뇌는 왜 아름다움에 끌리는가>의 저자이자 텍사스대학교 통합생물학부 동물학과 석좌교수인 마이클 라이언(Michael J. Ryan)은 피임약이 여성의 생식 호르몬을 조절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데요. 피임약을 복용하면 생식호르몬 조절로 인해 임신 상태를 유도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여성들을 이론적으로 성관계에 무관심해집니다. 때문에 좋은 MHC 상대임을 알리는 신호가 냄새를 타고 날아와도 흥미를 못 느낀다는 것이죠.


그렇다고 해도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들이 왜 자신의 MHC 유전자가 비슷한 상대에게 끌리는지는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마이클 라이언에 따르면 동물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 MHC 변이를 단서로 가족력을 판단합니다. 가령, 올챙이는 무리를 지어 생활합니다. 올챙이들이 더 많이 모일수록 물고기에 잡아 먹힐 확률이 줄기 때문입니다. 올챙이들은 MHC 냄새로 서로를 식별합니다. 옆에 있는 녀석이 나와 유전적으로 비슷한지 여부를 본능적으로 판단한다는 뜻이죠.


올챙이들은 '이기적 무리' 효과로 포식자를 피해요.

출처AdobeStock

마이클 라이언은 피임약을 복용한 여성의 경우 임신 상태와 비슷한 국면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자녀의 양육에 도움을 줄, 유전적으로 '비슷한'에게 끌린다는 겁니다. 자녀 양육에 도움을 줄 '이타적' 존재들은 아무래도 촌수 가까운 친척들일테니 말이죠.

물론 오늘날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은 이와 많이 차이납니다. 그런데 연구자들은 어떤 경우 오랜 진화적 역사를 통해 인간이 현재보다 과거 환경에 더욱 잘 적응되어 있기도 하다고 말합니다.

의도치 않은, 다소 충격적 시나리오

한편, 옥스퍼드대학교 동물학과 프리츠 볼래스(Fritz Vollrath)교수와 막스프랑크연구소에서 진화생물학을 연구하는 만프레드 밀린스키(Manfred Millinski)는 냄새를 토대로 한 선호도와 경구피임약 간의 상호 작용에 의도치 않은 불행한 결과가 따를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만약 어떤 커플이 연애 중이고 여성이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들은 사랑에 빠지고 결혼해서 행복하게 삽니다. 자연스럽게 아이를 갖기로 결심합니다. 그런데 여성이 피임약 복용을 멈추자 남편에게서 삼촌과 똑같은 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이제 그녀는 MHC가 자신의 것과 완전히 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남성의 냄새에 노출됐습니다. 배우자의 냄새가 덜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물론, 이 시나리오가 실제 삶에서도 일어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마이클 라이언은 그 가능성을 알아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뇌와 진화 사이의 관계가 궁금하다면 자세한 정보를 여기서 찾으세요.

책 <뇌는 왜 아름다움에 끌리는가>는 뇌가 어떻게 아름다움의 진화를 주도했는지 고찰합니다. 우리는 주변 세계로 오는 모든 자극을 두뇌로 전달합니다. 우리의 모든 감각 양상은 주변 세계의 성적인 아름다움에 관한 정보에 접근합니다. 이를 분석해서 '무엇이 아름다운가'를 결정합니다. 우리는 감각에 의존해 배우자감을 식별하거나 그들의 정보를 얻습니다. 인간과 동물은 이 모든 감각 양상을 통합해 상대의 성적 아름다움을 경험합니다. 책에 수록된 다양한 실험 사례를 통해 인간의 본능과 뇌의 상관 관계를 찬찬히 뜯어보면 어떨까요.

##참고자료##

  • 마이클 라이언, 뇌는 왜 아름다움에 끌리는가(2020), 빈티지 하우스 
  • Wedekind, Claus, et al. "MHC-dependent mate preferences in humans."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of London. Series B: Biological Sciences 260.1359 (1995): 24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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