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자도 성격 좋은 사람 비결?

조회수 2020. 6. 3. 16: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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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pixabay
건드리지 마라. 나 지금 예민하다.

수면이 부족한 사람들은 작은 자극에도 스트레스를 받고 감정 기복이 심해집니다. 잠을 못 자면 기분이 나빠집니다. 그냥 당연하게 여겨지는 신체 반응인데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과학자들은 뇌를 분석해 그 원인을 찾으려 노력하는데요.

미국 애리조나대학교의 신경과학자들은 수면 부족을 겪은 이후의 감정 기복을 파악하기 위해 신경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뇌를 분석했는데요. <NeuroImag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뇌의 백질 크기가 수면 부족으로 인한 기분 저하와 관련돼 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회백질과 백질
출처: pixabay
뇌는 정말 어려워.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이자 애리조나대학교 신경과학자 Sahil Bajaj는 "우리 뇌는 본질적으로 두 가지 유형의 조직을 갖는다. 바로 회백질과 백질이다"라고 언급했습니다. 회백질은 주로 뇌의 신경세포들이 모인 조직입니다. 뇌의 주요 활동들은 대부분 회백질에서 발생하죠. 백질은 회백질 사이를 연결하는 조직입니다.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합니다.


백질은 뇌 속에서 간과되기 쉬운 조직입니다. 백질은 하는 일이 매우 적은데다 대부분의 관심이 뇌의 중요 활동 대부분을 맡는 회백질에 쏠려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뇌의 50%는 백질로 구성됐으며 백질도 회백질만큼 매우 중요합니다. 회백질이 제품을 만드는 공장이라면 백질은 제품 운송과 재공급에 필요한 도로라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백질의 연결 고리가 좋을수록 뇌의 영역들을 조율하고 이들의 기능을 수행하는 데 드는 에너지와 노력이 적어집니다. 

백질이 없으면 뉴런은 절연 처리되지 않은 전선과 같습니다. 그러면 액체로 가득찬 뇌 속 세계에서 신호는 길을 잃고 결국 인지 처리 과정이 느려지죠. 뉴런이 절연 기능을 잃는 현상은 처리 속도를 포함해 노화로 인한 뇌의 여러 기능의 쇠퇴를 유발합니다.

백질 크기와 조밀도, 감정기복에 영향 미쳐

Sahil Bajaj의 연구진은 수면 부족으로 인한 기분 저하의 원인을 알기 위해 뇌 속의 세 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연구했습니다. default-mode(DMN), central executive(CEN), salience network(SN)인데요. DMN은 꿈과 관련된 영역입니다. DMN은 몽상을 하거나 잠들어 있을 때 기억을 통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CEN은 생각, 감정, 행동에 대한 인지적 조절과 작업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역입니다. SN은 뇌에 들어오는 여러 정보 중 선택적으로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영역입니다.

연구진은 45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확산텐서영상'이라는 기법으로 MRI 스캔을 받았는데요. 참고로 확산텐서영상이란 대뇌피질의 특성을 측정하는 자가공명영상 기법 중 하나입니다. 사람의 몸에서 물은 70%를 차지하는데요. 확산텐서영상은 몸속 물 분자의 자유확산을 이용한 기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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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기분이 어떤가요?" "묻지마요...

우선 참가자들은 잠이 충분한 상태에서 뇌 스캔을 받았습니다. 며칠 후 참가자들은 밤을 새웠는데요. 연구진은 뇌 스캔을 하면서 오후 7시 15분부터 다음날 오전 11시 15분까지 매 시간 참가자들의 기분을 평가했습니다. 연구 결과 연구진은 백질의 크기가 크고 조밀도가 높은 참가자들이 좀 더 긍정적인 기분을 유지했음을 발견했습니다.

Bajaj는 "나를 포함한 사람들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자극에 예민해짐을 발견했다. 수면 부족은 감정 기복을 심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개개인마다 수면 부족이 미치는 영향이 다름도 발견했다. 수면 부족에 심한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적게 잤음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회복력이 뛰어난 사람들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Bajaj는 "우리는 수면 부족이 유발한 감정 기복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 백질을 더 많이 갖고 있음을 발견했다. 회백질은 수면 부족을 겪은 사람들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간단히 말해 더 크고 빽빽한 백질을 가진 사람들은 수면이 박탈될 때 다른 사람들보다 분노 반응이 덜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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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제때 잡시다.

Bajaj의 연구진은 스스로 연구의 한계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우선 우리가 만든 연구 데이터 품질은 보통 수준이었다. 좀 더 좋은 품질의 MRI 스캔을 이용해 세밀한 방식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죠. 또한 연구진은 "우리의 연구는 뇌의 세 가지 영역의 구조적인 특성과 감정 기복과의 연관성에만 초점을 맞췄다. 향후 연구에서는 뇌 기능 사이의 정확한 인과관계를 파악해 실험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연구 계획을 밝혔습니다. 

##참고자료##

  • Bajaj, Sahil, and William DS Killgore. "Vulnerability to mood degradation during sleep deprivation is influenced by white-matter compactness of the triple-network model." NeuroImage 202 (2019): 116123. 
  • 존 메디나 <젊어지는 두뇌습관>. 프런티어(2018). 
  • 딘 버넷 <엄청나게 똑똑하고 아주 가끔 엉뚱한 뇌 이야기>. 미래의창(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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