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과학자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 줄기세포 및 재생의학센터의 연구원 Tamir Rashid의 연구진이 간 조직을 재생할 수 있는 새로운 세포를 발견했습니다.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이 발견한 Hepatobiliary hybrid progenitor(HHyP)는 줄기세포와 유사한 방식으로 간을 구성하는 세포로 변형될 수 있다고 합니다.

간은 척추동물의 몸에 있어서 가장 크고 중요한 대사 기관입니다. 소화계에서 간의 중요성은 지방의 소화와 흡수에 관여하는 담즙염의 역할에 있지만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과 같은 주요 영양소 대사와 몸의 노폐물과 약물 등 외부에서 들어온 화합물의 해독 또는 분해에서도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간은 재생력이 좋은 기관입니다. 간은 원래 질량의 1/4만 남아도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원래 크기로 재생할 수 있는데요. 간의 일부를 절제해 누군가에게 이식할 때도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간 제공자와 간 수여자 모두 충분한 양의 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간은 성숙한 간세포와 난원세포라는 두 개의 대표적인 줄기세포를 갖습니다. 성숙한 간세포는 탁월한 재생력으로 자가증식해 간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줄기세포로 정의돼 왔습니다. 

난원세포는 소량의 줄기세포로 문맥 주위 부위의 담관 표피에 존재합니다. 여기서 간 재생 과정에 관여합니다. 화학물질의 투여, 간 절제술, 사염화탄소 등을 이용해 간이 손상되면 난원세포는 활성화 돼 간세포와 담도세포로 분화하고 간의 손실된 양을 회복시켜 손상된 간을 구합니다. 일반적으로 심한 간 손상이 발생해 간세포 자체 증식의 한계점에 도달하면 간 내의 줄기세포가 활성화됩니다.

하지만 알코올이나 간염 바이러스 등으로 간이 지속적으로 손상되면 간경변이 발생합니다. 간경변은 간세포가 파괴돼 섬유화가 진행되고 재생 결절들이 생기면서 간의 점진적인 기능 저하를 초래하는 질환입니다. 간은 각종 대사 작용과 해독 작용, 면역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간경변에 걸리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후에 간부전이나 간암으로 사망할 수 있습니다. 간 질환의 치료법은 간 이식이 대부분인데요. 간 이식도 면역으로 인한 거부 반응이 발생하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HHyP는 자궁 내 태아의 발달 초기에 태아의 간에서 발생하는 세포이며 간혹 성인의 간에서도 소량으로 존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줄기세포는 여러 가지 신체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데요. HHyP는 줄기세포와 같이 간 재생에 꼭 필요한 간 세포와 담관 세포로 분화할 수 있습니다. 담관이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옮기는 관이며 담즙은 지방의 소화를 돕는 녹갈색의 액체를 말합니다.

연구진은 단일세포 RNA 시퀸싱을 이용해 HHyP의 유전자를 분석했는데요.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HHyP의 유전자 구성이 쥐의 간 줄기세포와 유사하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쥐의 간 줄기세포는 간경변이나 간 흉터와 같은 심각한 부상에도 쥐의 간을 빠르게 회복시켜줄 수 있습니다.

이 연구를 주도한 Rashid는 "진정한 줄기세포를 가진 세포가 인간의 간에도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Rashid는 또한 "우리는 이제 HHyP를 만능 줄기세포로 변환해 환자들에게 이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세포나 장기이식 없이 병든 간을 치료하기 위해 기존의 약물과 함께 HHyP를 신체 내에서 재프로그래밍 할 수 있는지도 연구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전망과 계획을 밝혔습니다. 

##참고자료##

• Segal, Joe M., et al. "Single cell analysis of human foetal liver captures the transcriptional profile of hepatobiliary hybrid progenitors." Nature Communications 10.1 (2019): 3350. 
• 라정찬 <고맙다, 줄기세포> 
  
• 윤영철, et al. "생체 부분 간이식 후 환자 및 제공자의 간 재생률과 재생에 관련된 인자 연구." 대한이식학회지 25.2 (2011): 87-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