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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도 미래 위해 참는다

조회수 2020. 3. 25. 18: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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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AdobeStock
앵무새의 인내심을 시험해보겠습니다.

2005년에 출판된 호아킴 데 포사다의 책 <마시멜로 이야기>를 시작으로 한 때 마시멜로 실험이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마시멜로 이야기는 미셸 박사의 실험을 토대로 펼쳐지는데요. '내일의 성공을 위해 오늘을 참아야 한다'는 주제입니다. 책에 따르면 '더 큰 이익을 위해 당장의 작은 이익을 참는' 자기절제력과 만족지연능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동물들도 사람처럼 더 큰 이익을 위해 작은 이익을 참는 특징이 있다고 하는데요. 2018년 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앵무새들이 미래의 더 큰 먹이를 먹기 위해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작은 먹이를 포기했다고 합니다.


미셸 박사의 마시멜로 실험이란?
출처: AdobeStock
마시멜로~ 마시멜로~ 달콤해서 너무 좋아~!

"15분만 참으면 마시멜로를 하나 더 줄게"

스탠퍼드대학교의 심리학자 월터 미셸은 1966년 스탠퍼드대학 부설유치원에서 간단한 실험을 했습니다. 실험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접시 위에 마시멜로 한 개를 둡니다. 연구진은 실험에 참가한 유치원 아이에게 "접시 위의 마시멜로를 15분간 먹지않으면 마시멜로 하나를 더 주겠다"고 말합니다. 그 다음 연구진은 아이를 마시멜로가 있는 방에 혼자 남겨둔 채 약속을 지키는지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15분간 마시멜로를 참은 아이들에게는 마시멜로 하나를 더 줬죠.

실험 결과는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1981년 실험에 참가한 아이들에 대한 후속 연구를 통해 완성됩니다. 연구 결과 마시멜로를 15분간 참은 아이들은 대학 입학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성공한 삶을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반면, 참지 못한 아이들은 비만, 약물중독, 사회부적응 등의 문제를 안으며 살고 있었죠. 미셸은 자기절제력이 큰 사람이 사회에서 성공할 확률이 월등히 높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앵무새들의 마시멜로…아니 먹이 실험은?
출처: Cornell University
큰초록마코앵무.
출처: Cornell University
푸른목금강앵무.
출처: Cornell University
아프리카회색앵무새.
출처: Cornell University
푸른머리금강앵무.

독일 막스플랑크 조류학연구소 연구원 Auguste M. P. von Bayern의 연구진은 4종의 앵무새 31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큰초록마코앵무(Ara ambiguus) 9마리, 푸른목금강앵무(Ara glaucogularis) 8마리, 아프리카회색앵무새(Psittacus erithacus) 6마리, 푸른머리금강앵무(Primolius couloni) 8마리가 대상이었습니다.

출처: 막스플랑크 연구소 홈페이지
먹이와 토큰이요. 쉽지 않을 거요. 잘 선택해보시오.

연구진은 앵무새들에 3종류의 토큰을 제시했습니다. 연구진은 앵무새들이 이 세 토큰들을 질이 낮은 먹이, 중간 질의 먹이, 질이 높은 먹이로 교환하도록 훈련시켰습니다. 여기서 질이 낮은 먹이는 말린 옥수수 한 알, 중간 질의 먹이는 해바라기 씨앗 한 알, 질이 높은 먹이는 호두 한 알입니다.

연구진은 여섯 가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연구진은 질이 낮은 먹이와 토큰을 앵무새 눈 앞에 제시했습니다. 연구진이 제시한 토큰은 질이 높은 먹이로 바꿀 수 있는 토큰이었습니다. 토큰을 택하면 먹이를 얻을 때까지의 지연 시간이 필요한데요. 20번의 실험 결과 한 마리의 푸른머리금강앵무를 제외한 모든 앵무새들이 질이 높은 먹이를 먹을 수 있는 토큰을 택했다고 합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중간 질의 먹이와 토큰을 앵무새 눈 앞에 제시했습니다. 토큰은 첫 실험과 마찬가지로 질이 높은 먹이로 바꿀 수 있는 토큰이었죠. 20번의 실험 결과 앵무새들 중 다수가 질이 높은 먹이를 먹을 수 있는 토큰을 골랐다고 합니다. 첫 실험보다 못한 결과물이었지만 말이죠.

세 번째 실험에서는 질이 낮은 먹이와 토큰을 앵무새 눈 앞에 제시했습니다. 이번에 제시한 토큰은 중간 질의 먹이로 바꿀 수 있는데요. 20번의 실험 결과 큰초록마코앵무 9마리 중 7마리, 푸른목금강앵무 8마리 중 4마리, 푸른머리금강앵무 8마리 중 3마리, 아프리카회색앵무새 6마리 중 5마리 총 합쳐서 19마리가 토큰을 선택합니다.

네 번째 실험에서는 중간 질의 먹이와 토큰을 앵무새 눈 앞에 제시했습니다. 이번에 제시한 토큰은 질이 낮은 먹이로 바꿀 수 있는데요. 20번의 실험 결과 한 마리의 푸른목금강앵무를 제외한 모든 앵무새들은 당연하다는 듯 중간 질의 먹이를 골랐습니다.


다섯 번째 실험에서는 중간 질의 먹이와 토큰을 앵무새 눈 앞에 제시했습니다. 제시한 토큰은 중간 질의 먹이로 바꿀 수 있는데요. 20번의 실험 결과 7마리의 큰초록마코앵무, 6마리의 푸른목금강앵무, 3마리의 아프리카회색앵무새들만이 중간 질의 먹이를 택했다고 합니다.

마지막 실험에서는 질이 높은 먹이와 토큰을 앵무새 눈 앞에 제시했습니다. 제시한 토큰은 질이 높은 먹이로 바꿀 수 있는데요. 20번의 실험 결과 두 마리의 아프리카회색앵무새들을 제외한 나머지 앵무새들은 바로 질이 높은 먹이를 선택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Auguste M. P.은 "야생 앵무새들을 추적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우리는 야생 서식지에서의 앵무새들의 생태학적 삶을 알기 힘들었다. 하지만 실험 결과 앵무새들은 최소의 노력으로 미래의 큰 이익을 위해 놀랄만큼 교묘한 선택을 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 Krasheninnikova, Anastasia, et al. "Economic decision-making in parrots." Scientific reports 8.1 (2018): 12537. 
  • 송민수 <도대체 내가 뭘 읽은 거지?>. 들녘(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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