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동물에서 '성병' 발견

조회수 2020. 2. 21. 09: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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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동물 공원이나 인간이 사육하는 야생동물 집단에 속한 야생동물 사이에서 교배로 인한 성병 감염이 발견되는 사례는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야생'에서 발생하는 성병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 결과는 없는 형편이었다고 해요. 그런데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야생동물 집단에서 발생한 성병에 대한 실험적 증거가 <BIOLOGICAL>에 발표됐습니다.

출처: fotolia
연구팀은 알래스카 야생 갈매기의 성병 박테리아 감염을 확인했습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수의과대학 통합생물학과와 프랑스 툴루즈대학 수의학과 등 국제연구팀은 알래스카의 야생 갈매기 무리에서 교미로 전염되는 성병(STI: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을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알래스카의 야생에서 70마리의 암컷과 70마리의 수컷 갈매기를 생포했습니다. 생포한 야생 갈매기의 배설물에서 박테리아를 채취해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사로잡은 수컷 갈매기 33마리에 특수한 링을 장착했습니다. 수컷 갈매기의 정자가 배출되지 못하게 한 것인데요. 나머지 수컷 갈매기들은 여전히 암컷 갈매기를 회임시킬 수 있었죠. 수컷 갈매기의 정자를 통해 암컷 갈매기에게 옮기는 성병과 관련한 박테리아의 전염을 확인하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정자를 배출을 통제한 것인데요.

연구팀은 링을 장착한 수컷 갈매기들과 장착하지 않은 수컷 갈매기들이 어떤 암컷과 짝짓기를 하는지 추적했습니다. 그리고 갈매기들이 짝짓기를 한 뒤 암컷 갈매기가 첫 번째 알을 낳았을 때, 다시 이들 갈매기들의 배설물에서 박테리아 샘플을 채취했죠.


그 결과 연구팀은 갈매기들이 교미를 통해 성병의 일종인 'Corynebacterium'이라고 알려진 박테리아를 전염시킨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하는데요.

출처: fotolia
연구팀은 갈매기들의 짝짓기 과정에서 Corynebacterium가 감염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정자의 배출을 통제한 수컷 갈매기에게서 발견된 박테리아 가운데 Corynebacterium은 통제한 수컷 갈매기와 짝짓기 한 암컷 갈매기에게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정자 배출을 통제하지 않은 수컷 갈매기들과 짝짓기 한 암컷 갈매기들에게선 발견됐습니다.

Corynebacterium균은 사람으로 치면 Corynebacterium diphtheriae(디프테리아)와 유사한 임상적 상태를 나타낸다고 해요. 디프테리아는 발열과 인두, 편두, 후두에 염증을 일으키고, 저혈압과 심부전 등 합병증을 일으킵니다.


연구팀은 "병균의 감염이 암컷 갈매기의 출산율을 감소시켰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며 "STI는 여러 야생동물에서 확인된 바 있지만, 우리 연구는 동물의 자연 개체 무리에서 정자 전달을 조작해 실시한 최초의 실험적 연구"라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 Wouter F D Van Dongen et al, Experimental evidence of a 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 in a wild vertebrate, the black-legged kittiwake(Rissa tridactyla), BIOLOGICAL,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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