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휩쓸었던 사스와 '사향고양이'

조회수 2020. 2. 18. 21: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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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지난 2003년 중국 남부 광둥 지방에서 생긴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은 중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습니다. 해당 감염병에 걸린 사람들은 심한 열이 나고 기침을 하며 호흡이 곤란해지는 증상을 보였는데요.


출처: fotolia
지난 2003년 중국에서 시작된 사스 광풍이 전 세계 두려움에 빠뜨려.

이 바이러스는 중국에서 감염 사례가 확인된 지 7개월만에 32개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그 결과 8,000여 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했고 그 가운데 10% 이상이 사망했죠. 특히 노인들의 경우 치사율이 50%를 상회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인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이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최초의 감염자는 중국계 미국인 사업가인 조니 첸이었는데요. 중국 광둥 지방을 찾았다가 사스에 감염됐는데 감염 사실을 모르고 베트남과 홍콩 등지로 이동했습니다. 

사스 바이러스는 대기를 통해서 전파되기 때문에 조니 첸과 함께 여객기를 탄 사람들과 같은 호텔에 묵었던 사람들, 그리고 조니 첸을 치료했던 의료진 등 불특정 다수가 사스 바이러스에 노출돼 전 세계로 바이러스가 퍼져나가게 됩니다.


출처: fotolia
사스의 원인으로 사향고양이와 바나나 등이 지목됐다.

과학자들은 이처럼 해당 바이러스가 어떤 종류의 바이러스인지 또 최초 감염자는 누구인지와 바이러스가 퍼져나간 경로는 무엇인지를 밝혀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최초의 감염자인 조니 첸이 어디서 사스 바이러스에 노출됐는지는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어요.

사스 발병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자 사스 바이러스가 어디서 연유했는지에 대해 다양한 괴담들이 떠돌았습니다. 중국에서는 '익지 않은 바나나가 사스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는 괴담이 돌아 중국 남방 지역의 바나나 재배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중국 과학자들은 사스의 원인을 재래시장에서 거래되는 사향고양이나 너구리과 동물들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재래시장의 사향고양이와 너구리과 동물들에게서 사스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인데요. 하지만 추후 야생상태의 사향고양이 등을 조사한 결과 사스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들 동물들도 사스 바이러스가 창궐한 인간 사회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된 피해자였던 셈이죠. 

출처: fotolia
사스의 원인은 박쥐에서 유래된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종

사스의 원인은 사스 광풍이 지나간 2004년에 정확히 밝혀지는데요. 중국의 과학자나 의료계가 아닌 호주 동물보건연구소가 사스 바이러스의 기원을 밝혀냈습니다. 동물보건연구소는 중국 사람들이 박쥐고기를 한방 재료로 쓸 뿐만 아니라 즐겨 먹는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연구소는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사스 바이러스가 박쥐로부터 유래됐을지 모른다는 가정을 세우는데요. 

사스 바이러스가 박쥐로부터 기원했을지도 모른다는 연구소의 지레짐작은 적중했습니다. 연구팀이 중국 남부 지역에 서식하는 야생 박쥐들을 조사한 결과 3종의 중국 박쥐들로부터 사스 바이러스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를 검출한 건데요. 

수 년에 걸친 연구결과 사스 바이러스는 중국의 여러 박쥐종들이 가지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들이 서로 합종연횡하면서 사스 바이러스가 됐고 이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와 인간에게 전파됐다고 밝혀졌습니다.

##참고자료##

  •   최강석, <바이러스 쇼크>, 서울:매경출판,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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