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있으면 알레르기성 질환 뚝

조회수 2020. 2. 15. 19: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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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wikimedia commons
알레르기성 비염은 흔한 질환이 됐습니다.

알레르기성 질환은 어느 하나 괴롭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일단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죠. 시도 때도 없이 콧물이 흘러내리고 재채기는 수시로 튀어나옵니다. 쓰라림과 간지러움을 동반하는 아토피성 피부염과 괴로운 기침을 선사하는 천식도 대표적인 알레르기성 질환입니다. 

그런데 이런 질환들이 우리 몸에 기생충이 결여돼 생기는 건지도 모른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선진국일수록 알레르기성 질환 많아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한국에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아토피성 피부염은 흔하지 않은 질환이었습니다. 지금은 아주 흔한 질병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런 알레르기성 질환들이 선진국에서 더 많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지난 30년 동안 선진국에서는 아토피성 피부염이 2~3배 증가했고, 아이들의 15~20% 정도가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데요.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0~13세 아이들 가운데 과거 1년 사이에 △아토피를 앓은 아이가 16.6% △천식을 앓은 아이가 7.6%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은 아이가 36.5% 등으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위생 가설'로 설명되는 알레르기성 질환, 치료는 기생충으로?!

지난 1989년 영국의 스트라칸 박사는 형제의 수가 많을수록 아토피 피부염 발병률이 낮다는 사실을 발견해냅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형제자매가 많을수록 아토피 피부염을 앓을 확률이 줄었습니다.

알레르기성 질환들은 병원균에 노출돼서 생기는데요. 스트라칸 박사에 따르면 형제나 자매가 많으면 밖에서 묻어온 다양한 병원균에 노출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자연히 반복적으로 병원균에 노출돼 면역을 갖게 돼 알레르기성 질환이 발병하지 않습니다. 이른바 '위생 가설'이죠.


기생충학자들은 위생 가설에서 힌트를 얻어 기생충과 알레르기 질환 사이의 연관 관계를 연구합니다. 그 결과 기생충이 거의 박멸되다시피 한 나라에서는 알레르기성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반면 에콰도르나 베네수엘라 등 기생충이 많은 나라들에서는 알레르기성 질환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해냅니다.

미국 알레르기 및 전염병연구소 임상기생충학 책임자였던 에릭 오티슨 박사는 지난 1973년 남태평양 쿡 제도 마우케섬에 사는 주민 600명을 대상으로 몇 사람이나 알레르기 질환을 앓는지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주민들 가운데 18명 정도인 3%가 알레르기 질환을 앓았는데요. 이 비율이 1992년에는 15%로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1973~1992년은 오티슨 박사가 의료 시설 건립 등을 통해 기생충 박멸을 위해 노력하던 시기이기도 했죠. 해당 기간 마우케섬 주민들의 기생충 감염률은 30%에서 5%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알레르기 질환을 잡기 위해 장 속에 촌충을 키운 배운 사람!

그렇다면 알레르기를 치료하기 위해 억지로 기생충에 감염되어야 할까요?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기는 합니다. 후지타 고이치로 도쿄대학 교수는 알레르기를 없애기 위해 자신의 장 속에 촌충을 3년 동안이나 길렀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후지타 고이치로 교수처럼 꼭 기생충을 몸 안에 기를 필요는 없는데요. 기생충의 추출물인 분비배설항원을 투여해도 알레르기 억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참고자료##

  • 서민, <기생충 열전>, 서울:을유문화사,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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