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딱정벌레가 있다

조회수 2020. 2. 23. 09: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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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이 녀석들은 누굴까요. 꽃에서 꿀을 빨고 있는 것 같은데요.

출처: Dr. Don Steinkraus/Professor of Entomology/University of Arkansas
꿀 빠니?

이 곤충은 북미에 사는 딱정벌레입니다. 꽃을 먹고 사는데요. 정식 명칭은 '골든로드 솔저 딱정벌레(Goldenrod soldier beetle)'입니다.


그런데 꿀을 먹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안타깝게도 저 아이들은 이미 하늘나라로 떠난 상태라고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출처: Elsevier
곰팡이 에리니옵시스람피리다룸.

이 곤충들은 공격을 당했습니다. 범인은 곰팡이. 에리니옵시스 람피리다룸(Eryniopsis lampyridarum) 곰팡이입니다. 코넬 대학과 아칸소 대학의 연구팀은 골든로드 솔저 딱정벌레 암컷 281마리와 수컷 165마리를 조사했습니다.

출처: Elsevier
감염된 딱정벌레에서 제거한 곰팡이

이 중에서 곰팡이에 감염된 개체는 90마리였죠. 곰팡이에 감염돼 사망한 골든로드 솔저 딱정벌레는 모두 꽃에 턱을 박고 매달린 채 사망했다고 합니다.

딱정벌레를 좀비 만드는 곰팡이?!

에리니옵시스 람피리다룸 곰팡이는 자신을 전파하기 위해 골든로드 솔저 딱정벌레를 사용합니다. 수컷의 경우 감염되어 죽으면 여기서 끝나지만, 암컷의 죽은 시체에서 독특한 변화가 발생하는데요.


출처: Elsevier
수컷 유혹 중인 좀비 암컷.

암컷은 죽은 지 15~22시간 후에 날개가 펼쳐지고 복부가 부풀어오릅니다. 이미 사망했지만 살아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연구를 이끈 스타인크라우스 교수는 "시체보관소에 있던 시신이 하루 정도 지난 후 갑자기 일어나 팔을 드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날개를 펼치는 건 짝잣기 준비가 된 암컷으로 보이게 한대요. 수컷은 이에 속아 암컷에게 다가오고 짝짓기를 하면 수컷의 몸에 곰팡이가 옮겨갑니다. 곰팡이는 이렇게 자신을 널리 퍼뜨리죠. 무서운 곰팡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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