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외계인을 발견하지 못한 이유

조회수 2019. 12. 5. 18: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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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페르미 역설
그들은 어디에 있어?

1950년 어느 날, 점심식사를 하던 과학자들 중 한 명이 묻습니다. 질문의 주인공은 미국 물리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 엔리코 페르미입니다. 천문학 박사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는 책 <새로운 하늘의 발견: 두 번째 지구를 찾아서>에서 페르미 역설이 바로 이 식사 자리에서, 물리학자인 엔리코 페르미가 툭 던진 질문 하나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합니다.

페르미의 역설을 좀 더 풀어보죠. 만일 지구가 우주의 유일무이한 곳이 아니라면 수많은 문명이 존재하는 게 마땅할 겁니다. 넓은 은하에 지능을 가진 생명체들이 가득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면 왜 아직도 우주인을 발견하지 못했을까요? 플로이안 프라이슈테터 박사의 책에 따르면 이 질문이 바로 ‘페르미 역설’이라고 합니다. 왜 아직도 이 온 우주에 우리밖에 없는 것 같냐는 질문이죠.

그리고 이 역설을 뒷받침하는 여러 가설이 존재합니다. 인간과 소통할 수 있는 문명은 이 우주에 지구밖에 없어서 그렇다는 '희귀한 지구 가설'이 있고요. 또는 외계인이 우리 지구를 마치 동물원 원숭이 보듯 지켜보면서 굳이 우리와 마주치지 않게끔 조심하고 있다는 식의 가설도 유의미하게 거론됩니다.

최근 페르미 역설을 진지하게 살펴본 연구가 공개되었는데요. 이 연구는 옥스포드 대학 미래인류 연구소의 Anders Sandberg 박사, Stuart Armstrong 박사, Milan Cirkovic 박사가 진행했습니다.

디지털 외계인?

일부 사람들은 우주에는 우리보다 훨씬 진보된 문명이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문명은 ‘디지털 외계인’일 수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즉, 컴퓨터 안에 사는 외계의 인공지능이 우리보다 진보한 문명일 수 있다는 것이죠. 육체를 가진 것보다 훨씬 제한이 적기 때문에 우주를 여행하는 데 효율적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우주에 존재하는 유일한 지적 생명체가 아니라면 우리보다 진보된 외계 문명이 하나쯤은 우리 주위를 지나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형태의 문명이라면 지구 근처를 지나쳐도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습니다.

출처: Shutterstock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평범한(?) 외계인.

우주의 기온은 절대 영도보다 3도 높습니다. 지금도 굉장히 추운 기온이지만 우주가 계속 팽창함에 따라 온도는 계속해서 내려갈 겁니다. Sandberg 박사는 미래의 우주가 더 추워지면 컴퓨터 처리 과정이 현재에 비해 10의 30제곱 만큼 더 효율적으로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그러므로 우리는 아직은 상대적으로 따뜻한 현재에서는 하면을 취해야 한다”며 “외계 문명의 흔적을 관측하지 못한 이유는 그들이 현재 하면을 취하고 있으며 우주가 더 차가워지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디지털 외계인이 효율적으로 움직이기엔 우주가 아직 덜 차가워서 하면을 취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혹은 진보된 디지털 외계인이 우주를 이미 모두 탐험했을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더 이상의 우주탐험이 필요없을 수도 있죠.

컴퓨터가 10배 차가워지면 10배 더 효율적으로 처리과정이 진행된다고 하는데요. 현재로써는 상대적으로 제한된 동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면이나 하면없이 돌아다니는 것이 낭비일지 모릅니다. 따라서 그들은 더 추워지는 우주의 시대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추정이 가능하죠.

출처: NASA Goddard Space Flight Center
우주에 다른 지적 생명체가 있을까?

'뭔 멍멍이 소리여' 싶죠..;;

연구진은 이 이론이 정확한 이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지구 외에 다른 지적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증거를 발견하지도 못했기 때문이죠. 단지 다른 생명체가 우주에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 약간의 가능성이 있는 가설을 제시했을 뿐입니다.

Sandberg 박사는 “개인적으로 우리가 외계인을 발견하지 못한 가장 그럴싸한 이유는 하면 중이라기 보단 존재하지 않거나 우리와 만날 수 없을 만큼 멀리 있어서 인 것 같다”라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말했습니다. 그는 “하지만 우주에 다른 생명체가 많이 있다면 하면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론이 타당한 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하면 중인 외계인을 찾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연구진에 의하면 별이 블랙홀로 붕괴되는 것과 같은 우주에서의 이례적인 현상이 외계인이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추측이 부족해...

요즘엔 페르미 역설이나 외계 생명체의 존재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추측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영국의 유명 SF소설가 Arthur C. Clarke는 “우리는 우주에서 혼자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두 추측 모두 어느 것이 사실이든 무서운 사실이다.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면, 외계인들은 우주가 더 차가워질 때를 기다리며 잠자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 Clarke가 이 연구를 좋아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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