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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살해범, 다름 아닌 '문어'

조회수 2019. 10. 26. 09: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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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4년 전 사망한 돌고래...사인이 밝혀졌다

2015년 8월 한 돌고래가 호주 서해안의 한 해변에서 입에 문어를 물고 죽은채 발견되었습니다. 나히드 스테판 서호주 머독대 수의학 교수 등 국제 연구팀은 돌고래의 사인이 무엇인지 조사했죠. 그리고 문어를 삼키다 질식사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확인해 <해양포유류과학>에 보고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불쌍한 돌고래에 ‘길리건’이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길리건은 20살 정도였다고 합니다. 아주 건강하게 자랐고 외상도 없었죠. 연구진은 부검을 위해 사체를 머독대학교로 옮겼습니다.

출처: Kate Sprogis/MUCRU
원래는 이렇게 멋지게 먹어줘야 하는데…
문어는 위험해

이 문제의 문어는 마오리 문어로 호주인근 해안에 서식하는 가장 큰 문어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문어입니다. 마오리 문어는 약 11kg이상 자라며 팔을 모두 뻗었을 때 최대 길이는 3미터가 넘습니다.

출처: barwonbluff.com.au
건들지마라.

돌고래의 입 속에 있던 문어는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었습니다. 무게는 2kg, 길이는 132cm였습니다. 그래도 꽤 큰 크기죠.

심장이 약하신 분은 이 사진은 피해주세요..

출처: 해양포유류과학
길리건의 식도와 인두부에 걸려있던 문어 다리...

문어 다리 일부는 밖으로 나와 있었지만 다른 다리는 목구멍에 딱 붙어 후두, 인두, 식도를 막았습니다. 돌고래의 폐는 굉장히 부풀어 올라 있었다고 하는데요. 목구멍에 붙어있는 문어를 떼어주자 폐에 바람이 다시 빠졌다고 합니다. 길리건은 저녁 메뉴(?)로 인해 숨졌네요...

출처: Nahiid Stephens
ㅠㅠ너무 컸어…

2009년에는 길리건이 죽은 곳과 인접한 곳에서 문어 다리에 휘감겨 죽은 돌고래가 발견된 적도 있습니다. 당시엔 부검을 진행하지 않았지만 그 때도 문어 다리가 돌고래 입속에 들어가 있었다고 합니다. 호주 서부의 생태관광 회사는 “돌고래뿐만 아니라 바다사자도 문어 때문에 죽어가는 경우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죠.

돌고래가 문어를 먹는게 이렇게 위험하다면 도대체 왜 먹는걸까요?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Stephens 박사는 “위험만큼 보상도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어는 단백질도 높고 크기도 크기 때문에 좋은 먹이입니다.

출처: Luis. A. Henriquez
우리도 산낙지 먹을 때 조심합시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길리건 같은 남방큰돌고래는 문어를 먹이로 먹기 전에 자신의 안전을 먼저 준비한 다음에 먹는 종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입니다. 머독 대학의 Kate Sprogis 박사가 진행한 다른 연구에서는 남방큰돌고래를 관측햇는데요. 돌고래가 문어를 물 위에서 물고 흔들고 던지면서 머리를 제거하고 저항불능의 상태로 만든 다음 잘게 쪼개 먹는다고 합니다.

출처: Kate Sprogis/MUCRU
문어를 요리하는 돌고래의 모습.

서로를 조심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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