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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보존하려면 "잘라라"!?

조회수 2019. 9. 23. 19: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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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나무를 위해, 나무를 잘라라?!

숲이 더위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기온 상승과 가뭄으로 인해 나무가 섭취할 수 있는 물이 부족해졌기 때문인데요. 숲 속 나무들 생명에 적신호가 켜진 것 같습니다.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부터 나무들을 살리기 위해 '나무를 자르라'는데요. 이건 무슨 역설이죠.

출처: Nick Fitzhardinge/Getty Images
숱 좀 쳐주세요~~

<Forest Ecology and Management>에는 몬타나 대학의 숲 생태학 엔드류 라슨(Andrew Larson) 교수의 주장이 실렸습니다. 나무를 자르면 나무 간 생존 경쟁이 완화되고 나무를 튼튼하게 만들기 때문에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는 겁니다.

출처: fotolia
누구부터 처리해줄까?

숲 성장 초기에 나무를 잘라내면 기후 변화에도 버틸 수 있는 강인한 나무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나무는 자라면서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인 뒤 나뭇잎과 줄기에 저장합니다. 미국에 있는 숲들은 미국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10%에서 20%까지 빨아들인다고 합니다. 하지만 만약 나무가 너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면 나무는 빛과 물을 두고 경쟁하게 됩니다. 경쟁에서 패배한 나무는 말라 버리죠.

일부 과학자들은 단기간 진행된 연구결과나 가설에 기반해서 나무를 제거하면 숲이 저장하는 이산화탄소량을 줄인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따라서 몬타나 대학의 라슨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은 1961년 미국 산림청이 장기간에 걸쳐 조사한 연구를 활용했습니다.

튼튼 나무와 날씬 나무

미국 산림청은 형성 기간이 짧은 ‘젊은 숲’을 몇 개의 구역으로 나눠 장기간에 걸쳐 조사했습니다. 일부 구역은 헥타르 당 494그루로 줄였습니다. 나머지는 그대로 두었죠.

헥타르 당 494그루의 나무들의 몸통은 두껍고 튼튼했으며 가지도 무성하게 자라났습니다. 반면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구역의 경우 길쭉하지만 빼빼 마른 형태로 자랐습니다. 다른 나무들과 경쟁하며 살아남아야 했기 때문이죠. 


소수정예, 특수부대

라슨 교수는 ‘나무의 밀도가 탄소 저장에 미치는 영향’이 궁금했습니다. 라슨 교수는 탄소 저장량을 계산하기 위해 나무의 높이, 지름, 가지 길이를 측정했습니다. 또한 죽은 나무, 이끼 등 다른 식물에 저장된 탄소 저장량도 분석했습니다.

전체 탄소량은 빽빽한 곳과 한산한 곳, 두 곳 모두 비슷한 수치를 보였습니다. 즉, 빽빽한 숲이 나무의 수는 많지만 한산한 숲은 나무가 더 강하게 자라 수적 열세를 극복한 셈입니다. 소수 정예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출처: fotolia
소수정예 숲파르타
변화하는 생태계, 미리 준비해야한다.

라슨 교수는 한산한 숲의 나무들이 탄소를 빨아들이는 속도에 놀라움을 표했습니다. 오리건 주립대 숲생태학 마크 하몬(Mark Harmon) 교수는 “탄소 저장량을 측정하기 위해 행해진 실험의 수가 적다”며 “이 같은 연구들은 기후 관련 가설의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며 라슨 교수 연구에 긍정적인 의견을 남겼습니다.

주의사항

라슨 교수 가설의 핵심은 나무가 물과 빛을 둘러싼 경쟁을 시작하기 이전인 숲 형성 초기에 나무 제거가 진행 되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야 남아 있는 나무들이 빠르고 강하게 자라나기 때문이죠. 라슨 교수가 주장한 ‘제거 작업’이 이미 자란 나무를 대상으로 진행된다면 이미 경쟁으로 인해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하긴 힘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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