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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이 죽으면 받는 상

조회수 2019. 9. 25. 08: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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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세계에는 유명한 상들이 존재합니다. 그 중에서는 괴짜들을 위한 희한한 상이 존재하기도 하죠. 그런데 이런 희한한 상들 중에서 상당히 괴상한 상이 있습니다. 바로 ‘다윈상’입니다.

출처: www.First things.com
다윈상 일러스트

마티아스 반 복셀의 책 <어리석음에 대한 백과 사전>이 다윈상이 뭔지 잘 알려줍니다. 다윈상은 인간 종의 재생산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결점이 많은 유전자를 스스로 제거함으로써 인간 종의 발전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주는 상입니다. 유전자를 스스로 제거하는 예는 거의 ‘죽음’이기 때문에 수상자들은 직접 상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하는 군요.

다윈의 자연선택설과 다윈상의 유래
출처: Wikipedia
웬디 노스컷

다윈상은 스탠포드 대학 신경과학 연구소의 연구원이자 저술가인 웬디 노스컷(Wendy Northcuut)이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자신이 저술한 책 <바보들의 행진>에서 다윈의 진화론을 토대로 자신이 만든 다윈상을 소개했습니다.

출처: bio.com
찰스 다윈

찰스 다윈은 그의 책 <종의 기원>에서 진화는 자연선택의 원칙에 따라 이루어지며, 각각의 종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한다는 이론을 다양한 증거와 함께 제시했습니다. 그는 자연선택에는 네 가지 특징적인 요소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첫째, 종에는 반드시 변이가 일어나야 합니다. 특히 인간은 이러한 자질을 풍부하게 보이고 있으며, 여러 요인에 따른 유전적 변이로 인해 수많은 차이들을 보인다고 합니다.

둘째, 변이는 반드시 유전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유전자를 받기 때문에 그들의 부모를 닮습니다. 심지어 성격과 같은 복잡한 특징조차 유전자 구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합니다.

셋째, 모든 개체가 번식에 성공하지는 못합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종은 100%의 생존율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조건으로 인해 자연선택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넷째, 어떤 개체는 다른 개체보다 특정한 역경에 보다 효과적으로 적응합니다. 유전적 특질에 따라서 어떤 동물은 포식자의 습격이나 혹독한 겨울의 추위에서도 살아남아 보다 많은 자손을 후세에 남깁니다. 그리고 이전 세대에서는 극복할 수 없었던 환경에 보다 효과적으로 적응한 이 개체의 특질은 결국 세대와 시간을 거듭하면서 널리 퍼지게 됩니다.

웬디 노스컷은 다윈의 이론을 바탕으로 1985년, 어리석기 그지없는 행동으로 죽음에 이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 친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기 시작했고, 1994년에 <다윈상>이란 인터넷 사이트(DarwinAwards.com)을 만들었습니다. 다윈상은 1994년 이래 한 해에 한 번씩 시상합니다.

다윈상을 받을 조건
출처: Oneplus Forums
다윈상을 풍자한 사진

웬디 노스컷은 자신이 저술한 또 다른 책 <다윈상!>에서 다윈상을 받을 조건을 저술했습니다.

첫째, 유전자 풀에서 자신을 제거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윈상을 받은 사람들은 죽은 사람이 대다수입니다.


그런데 살아있는 경우에도 다윈상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생식능력을 잃었을 때입니다. 하지만 생식에 관한 규정에 대해선 ‘이미 자손이 있는 자는 수상 대상에 포함해야 하는가?’, 또는 ‘유전자 풀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제외시켜야 하는가?’ 등의 토론이 오가고 있다고 합니다.

둘째, 놀라울 정도의 판단 착오를 보여주어야 한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은 주위에 보이는 자잘한 부주의가 아닙니다.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젓고 흉내 낼 수 없을 정도의 판단 착오와 심각한 분별력 결핍을 독특한 양상으로 풀어내야 합니다. 총알을 퓨즈로 사용하는 행동이나 기차의 속도를 확인하겠답시고 철도 위에 눕는 행동과 같이 말이죠.

셋째, 자기 자신의 죽음에 스스로 원인을 제공해야 합니다. 다윈상을 타려면 직접적인 원인이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이어야 합니다. 운이 나쁜 경우는 다윈상 후보에서 제외됩니다.

넷째,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신적, 화학적, 환경적 장애가 있어서 행동을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 아닌 보통 인간이라면 정상적인 판단이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어린이, 알츠하이머 환자, 다운 증후군 환자 등은 후보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다섯째, 사건은 검증된 것만 허용합니다. 신문이나 텔레비전 보도 등의 신뢰할 수 있고 출처가 분명한 사건들만 심사 대상이 된다고 합니다. 입소문 등은 심사에서 제외됩니다.

다윈상을 받은 사례

여기서 다윈상을 받은 사건을 세 가지로 추려보았습니다. 함께 보시죠.


출처: Bible Study Resource
물 위를 걷고 있는 예수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기독교 지도자는 예수가 걸었던 길을 걸어가려고 무척 애를 쓰던 사람이었습니다. 심지어 물 위를 걷는 연습까지 했다죠. 그러던 그는 1999년 11월 24일, 욕조에서 물 위를 걷는 연습을 하다가 비누를 밟고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고 합니다.


<마티아스 반 복셀 - 어리석음에 대한 백과사전>

출처: Engine Builder Magazine
메탄올과 에탄올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근무하는 한 러시아인 교수는 오래 전부터 실험실에서 쓰는 에탄올을 마시는 습관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그는

내가 과학자인지 아닌지는 머지않아 밝혀질 것이다! 내가 만들어낸 이 화합물 한 덩어리를 시험관 속에 곧 떨어뜨리고 나면.......

이라 중얼거리면서 비커에 담긴 정제된 액체를 들이켰다고 합니다.

하필이면 교수가 마신 액체는 에탄올이 아니라 메탄올이었습니다. 메탄올은 냄새와 모양은 에탄올과 같지만 독성은 5배나 더 높습니다. 결국 교수는 메탄올을 마시고 시력이 나빠지면서 사망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웬디 노스컷 - 바보들의 행진>

출처: pixabay

어느 낙농장의 한 일꾼은 소 뱃속에 든 가스의 상당량은 메탄이기 때문에 폭발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을 느꼈습니다. 그는 소젖을 짤 때 소가 방귀를 뀔 거라는 신호를 기다렸습니다. 신호가 오자, 다른 일꾼들은 얼른 자리를 피했지만, 이 일꾼은 피하는 대신 성냥을 그었습니다.

그런데 소가 방귀를 뀐 후, 소의 직장이 수축하면서 그 불꽃이 소의 몸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소는 그 자리에서 폭발했고, 그 일꾼도 폭발하면서 튄 넓적다리뼈에 맞아 사망했다고 합니다.

<웬디 노스컷 - 다윈상!>

비판을 피할 순 없다

이 상을 둘러싸고 논란도 많습니다. 일각에서는 아무리 그래도 불의의 사고로 죽은 사람을 이렇게 희화화시켜도 되냐고 비판합니다.

출처: depositphotos
위험 표시

다윈상을 받은 사람들 대부분은 심한 부주의와 무모한 성격 때문에 죽은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사람들에게 대부분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서 생기는 예시 등으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옹호론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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