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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저자에 '고양이 이름' 올려도 몰라!?

“저자 확인할 방법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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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은 형식이 중요해

과학은 논문으로 말합니다. 성과든 그냥 결과든 논리적인 논문에 시종을 담아내야 검증도 가능하고 수긍도 가는 법이죠.


논문은 체계나 형식도 중합니다. 서강대 글쓰기센터 자료를 보면 '논문이 보다 좋은 글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형식적 측면에서 체계적으로 써야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논문이 실리는 학술지 또는 평가기관마다 나름의 기준이 있고 이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내용이 담겨있더라도 논문이 될 수 없습니다.

공동 저자가 고양이!?

F.D.C. Willard와 양복 입은 남성의 합성 사진

이처럼 깐깐한 형식을 요구하는 논문의 특성으로 인해 사람도 아닌 '고양이'가 논문 저자로 등극했던 사실이 있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1975년 물리 학술지 <피지컬리뷰레터스>에는 미국 미시건 주립대학 소속 물리학자 잭 헤더링턴(Jack H. Hetherington)과 공동저자 펠리스 도메스티쿠스 체스터 윌러드(F.D.C. Willard)가 연구한 라는 제목의 논문이 등재됩니다.


초록만 간단히 살펴보면 다양한 온도 특히 저온에서 헬륨-3 동위 원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탐구한 내용입니다. 2016년 현재까지 40회 이상 인용됐습니다.

헤더링턴의 논문이 유명세를 떨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연구 내용보다는 공동 저자인 ‘체스터 윌러드’ 때문입니다. ‘체스터 윌러드’는 헤더링턴이 키우는 고양이 였습니다.


어떻게 고양이가 논문의 저자일 수 있을까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헤더링턴이 논문을 작성한 뒤 동료에게 퇴고를 부탁했습니다. 동료는 헤더링턴이 ’I’를 사용해야 할 곳에 ‘We’ 또는 ‘Our’라고 쓴 부분을 지적해줬습니다. 1975년에는 컴퓨터 같은 간편한 문서 작성 도구가 없었죠. 헤더링턴은 타자기로 논문의 모든 부분을 고치느니 공동 저자를 꾸며내기로 결심합니다.

'Two-, Three-, and Four-Atom Exchange Effects in bcc 3 He'

헤더링턴은 그의 애완 고양이에게 ‘체스터 윌러드’라는 이름을 붙여 공동 저자로 세웠습니다. 서명란에는 고양이 발도장을 찍었습니다. 고양이가 논문의 공동 저자가 된 사실은 연구실을 방문했던 지인이 자리에 없던 헤더링턴 대신 공동 저자인 ‘체스터 윌러드’를 찾기 전까지 세간에 드러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체스터 윌러드’의 추가 활동

'More Random Walks in Science'책 표지

과학계에서 발생한 이색적인 일들을 기록한 책에 따르면 고양이 논문 저자 ‘체스터 윌러드’에 대한 몇가지 기록이 더 존재합니다.


체스터 윌러드는 1978년 프랑스 그르노블에서 개최된 제15회 국제저온물리학회에 초청받습니다. 당시 주최 측이 체스터 윌러드를 초청한 이유는 "이전까지 어떠한 학회에도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전해집니다. 그러나 학회 참여자 중 한 명이 ‘체스터 윌러드’의 정체가 고양이로 추측된다고 알리면서 초청은 철회됐습니다.


1980년 프랑스 대중과학잡지 에 ‘체스터 윌러드’ 단독 명의의 글이 실립니다. 의 기사 내용에 동의할 수 없었던 헤더링턴과 몇몇 기고자들이 고양이의 이름을 빌려 벌인 일로 추정됩니다. 만일의 경우 반박 내용에 오류가 있더라도 그 책임을 ‘체스터 윌러드’에게 돌리려고 한 것이었죠.

<More Random Walks in Science> 의 기록에 따르면 고양이 ‘체스터 윌러드’는 1982년 미국 미시건 주에서 1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헤더링턴은 별 일 없었습니까

헤더링턴의 사진을 찾지 못해서 고양이로 대체합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사이언티픽아메리칸>등에도 자세하게 소개되었던 헤더링턴의 기행은 그 결말이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피지컬리뷰레터스>의 자료를 살펴봐도 당시 논문을 통과시킨 심사자들의 ‘체스터 윌러드’에 대한 공식적인 코멘트를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여전히 <피지컬리뷰레터스>에서 의 원문을 열람할 수 있고, 헤더링턴이 작성한 다른 논문들이 연관 검색으로 노출되는 중입니다.


이와 대해 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논문 심사 때 저자의 이름을 전부 확인하지는 않는다”며 “경험상 문제가 되지 않는 다면 저자 이름은 가명을 써도 상관 없었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정황상 공동 저자로 등재된 고양이가 논문으로 부당한 이득을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지컬리뷰레터스>측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저자 확인할 방법 없어”

KAMJE(대한 의학 학술지 편집인 협의회)와 ICMJE(국제 의학 학술지 편집인 협의회)의 로고

정말 논문 저자에 고양이 이름을 올려도 괜찮은 걸까요. 논문 작성 시 저자를 기재하는 부분은 의 <의학논문출판윤리관련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저자 수에 대한 원칙은 없다. 저자로서의 자격이있는가는 팀에서 스스로 자문해야한다”고 되어있습니다.


는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이 기재되거나 의도적으로 특정 연구자를 누락시키는 경우는 있을 수 있지만 “학술지에서는 이러한 부정행위를 발견할 방법이 없으며, 처벌할 권한 또한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힙니다.


학술지와 평가 기관마다 논문 작성 원칙이 다릅니다만 는 의 가이드라인을 참고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공신력을 띤다고 평가 받습니다.


덧붙여 는 “연구윤리 전문가들은 부당한 저자표시를 연구부정행위에는 포함하지 않으나 연구자의 부정직한 행위로 생각한다”며 부적절한 저자 표시가 논문 전체의 신뢰성과 윤리적 측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합니다.

고양이니까 괜찮아!

트위터의 '체스터 윌러드'에 관한 멘션, 출처 트위터 '안남향교 유사 담륜'

미국물리학회(American Physical Society)는 ‘체스터 윌러드’를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래 물리학에 가장 큰 기여를 할 기회를 가졌던 고양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트위터 아이디 ‘안남향교 유사 담륜’을 쓰시는 사용자는 “판사님이 고양이가 트윗을 썼다고 하면 믿지 않아도, 논문을 대신 썼다고 하면 믿어줄지도 모른다”며 “고양이도 논문을 쓰는데 분발하자 원생 여러분!”이라는 멘션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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