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판 '자비스' 나오나?

조회수 2016. 7. 27. 21: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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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내 말을 알아듣는 인공지능 비서가 있다면

한 꼬마가 ‘오케이 구글’을 말하며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이 어디냐고 묻습니다. 기기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알파 센타우리’네요”라고 답하죠. 다시 꼬마가 “어떻게 생겼는지 TV로 보여줄래?”라고 요청하니 TV에는 알파 센타우리의 모습이 나옵니다.

영상을 보면 크게 두 가지 궁금증이 드실 겁니다. 일단 꼬마의 질문에 답변하는 저 텀블러 만한 크기의 스피커는 무엇이며, 두 번째는 ‘저 기기는 어떻게 여러 상황에 적절한 답변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입니다.


저게 뭔데요
출처: 구글 I/O 2016 유투브 화면 갈무리

저 스피커처럼 생긴 친구는 구글 홈(Home)입니다. 지난달 19일 있었던 구글 I/O 2016에서 공개됐습니다. 홈은 와이파이를 이용해 집안에서 구글 어시스턴트(Assistant)를 사용할 수 있는 기기랍니다.

어시스턴트는 질문과 답변을 통해 사용자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입니다. 사용자의 패턴을 학습하는 인공 지능 기술과 정확도 높은 음성 인식 기술로 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비서로 개발됐습니다.

홈의 경우는 어시스턴트의 원래 기능에 IoT(Internet of Things)기술을 더해 음성으로 집안의 물건을 조작하는 기능을 더한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성 인식을 이용한 모바일 기기 조작은 오래전 국내에도 있었던 개념입니다. 벌써 먼 옛날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1997년 LG 프리웨이의 광고를 보면 모델 김혜수 씨가 차 안에서 ‘우리 집!’이라고 외치자 전화가 걸립니다. 요즘 나온 기술에 비하면 기초 중의 기초 수준이지만 당시에는 획기적인 기술이었죠.


어떻게 저럴 수 있지?
출처: 구글 I/O 2016 유투브 화면 갈무리

어시스턴트는 어떻게 상황에 맞는 답변을 하는 걸까요. 인간의 언어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자연어 처리 기법(Natural Language Processing) 덕분입니다.

출처: 인공지능 입문 – 그림으로 풀어본 : 도우치 준이치 지음, 최기선 옮김, 미래사, 1992
컴퓨터가 자연어를 처리하는 과정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언어처럼 자연적으로 생겨나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언어가 자연어(Natural Language)입니다. 반면 컴퓨터가 프로그램을 통해 작업을 수행하는 ‘언어’를 인공어(Artificial Language)라고 하죠.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받아들이는 과정은 복잡합니다. 글보다 음성 언어 처리가 조금 더 까다롭죠. 글로 이루어지는 의사소통은 뜻만 해석하면 되지만, 음성 언어는 무슨 말인지 알아차리는(말을 글로 바꾸는) 한 단계를 더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작업만 완벽히 해낼 수 있다면 다음은 쉽습니다. 검색 서비스 기반에 자연어 처리 기법이 적용된 어시스턴트는 척척박사처럼 어떤 질문에도 답변을 내놓습니다. 사용자가 더 상세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추가 질문을 하면 되는 거고요.

구글 I/O 2016에서 어시스턴트와 선다 피차이의 시연 대화를 보면 어시스턴트는 문맥을 통해 사용자와 경제적인 대화를 할 수 있게 구현된 것으로 보입니다.


비슷한 게 있었는데
출처: WWDC(애플의 개발자 행사) 2015 유투브 화면 갈무리

음성 인식 비서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계기는 애플의 시리(Siri)입니다. 구글의 나우(Now)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타나처럼 비슷한 기능을 가진 앱들 보다 출시 시기가 빨랐죠.

출처: 애플 공식 홈페이지
막상 필요할 땐 잘 안된다

시리는 사용자가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아이폰, 혹은 아이패드에 설치되어있는 앱을 실행하거나 검색 결과를 보여줍니다. 또한 전화번호를 찾거나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낼 수도, 알림을 부탁하면 시간 맞춰 알림 내용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시리가 개인 비서로 안성맞춤처럼 보이지만, 사실 아이폰 이용자들은 시리를 자주 찾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이폰6s를 쓰는 한 직장인 정 씨(32)는 “굳이 시리를 사용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2013년 iOS7 사용자들 중 85%는 시리를 사용한 적 없다는 통계도 있었습니다. 

이는 언어에 따라서 다소 편차를 보이는 시리의 음성 인식 수준과 모바일 기반의 제한적인 환경 때문으로 보입니다.


문제점이나 우려되는 부분은?
출처: 구글 유튜브 화면 갈무리
구글 I/O 2016를 진행하는 선다 피차이

어설픈 비서 서비스에 사용자는 냉정한 반응을 보였지만, 구글은 이러한 부분을 개선해 차후 인공지능 시장의 새 지평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구글 최고 경영자인 선다 피차이는 지난 4월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미래의 컴퓨터는 똑똑한 비서가 되어 사람들을 도울 것”이라며 “모바일 퍼스트에서 AI(인공지능)퍼스트로 시대는 바뀐다”고 말하기도 했죠.

하지만 구글의 인공 지능 서비스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시스턴트의 기능이 어느 정도인지 단정하기는 힘든 상황입니다만 기존의 단순한 정보 제공 서비스를 넘어, 어시스턴트로 집안을 관리 하거나 금융 거래도 할 수 있다면 해킹에 노출될 경우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4년엔 안드로이드 마켓에 등록해 놓은 신용카드 번호가 해킹 당해 사용자가 모르는 사이 수차례 소액 결제가 이루어 졌다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인공지능 이용한 생활이 편리해지고 간소해지는 만큼 반대로 보안은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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