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알바 중"..'누가 기침소리를 내었는가' 궁예 옆 금부장 배우 근황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는가" 태조 왕건의 이 장면은 참 오랜기간 사랑받고 있죠. 기침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철퇴에 맞아 죽은 신하, 김진오 배우님을 찾아뵌적이 있었는데, 바로 그 장면에서 철퇴를 들었던 충직한(?) 신하. 금부장 - 최운교 배우님을 만나뵀습니다. 25년간 사극 배우로 맹활약 했지만 지금은 재충전을 위해 대리운전을 하고 계시다는 배우님. 고된 일이지만 '오히려 너무 재밌다'고 말씀하시는 그 말씀이 참 기억에 남습니다.
'태조왕건'의 금부장 역할이 많이 회자 되는데…
저한테 맞아서 돌아가신 분이 되게 많아요ㅎㅎ 실제로 현장에 철퇴가 있어요. 내가 봐도 섬찟하더라고요. 그냥 무쇠 덩어리에요. 근데 연기로 때릴 때는 스펀지로 만들어진 소품으로 했죠. 타 방송국의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궁예가 나오고 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있더라고요. 거기에 또 금부장이라고 나오고.. 그걸 보니까 '한 때는 저런 적이 있었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주로 사극에서 활약하셨어요.
시청자분들이 저보고 "무술 전문 배우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무술 안 배웠거든요. '장희빈'할 때 제가 무술하는 사람으로 나왔거든요. 김혜수씨를 내가 호위하고… 내가 봐도 무술을 정말 잘 했어요ㅎㅎ 감독님이 그러시더라고요. "다 합쳐서 몇 단이냐"고… 무술 배운 적 없고 못 한다고 했더니 놀라시더라고요.
오랜 배우 활동..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았을 거 같아요.
이쪽 지방 온천이 좋다길래 한번 갔었어요. 탕 안에 들어가서 있는데 계속 저를 자꾸 쳐다보시는 분이 계셨어요. 그러고나서 탕에서 나왔는데 그 분이 대뜸 용기를 내서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여기는 어쩐 일이세요?"라고... 근데 그 때 저는 전라 상태였거든요..ㅎㅎㅎㅎ 시선을 어디다 둘 지를 몰라가지고... 어디를 가려야 될지를 몰랐었죠….ㅎㅎㅎ "아 예..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했더니 요즘은 작품 활동을 좀 많이 안 하시는 것 같다고 말을 하시더라고요. 사실 한 편으로는 그분한테 감사하고 싶었어요. 아직도 나를 기억하고 계시는구나 싶어가지고..
근황이 궁금합니다. 어떻게 지내시나요?
드라마를 끝내고 광주를 내려가서 연기 학원을 운영하게 됐어요. 사업을 할 줄도 모르는 친구가 하다 보니까 여러가지 애로점도 많았고, 결정적인 거는 코로나 때문에 학원을 닫게 됐죠. 근데 이제 뭐 먹고 살아야 되니까… 지금은 야간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근근이 연명하고 있습니다.
어떤 아르바이트를 하시는지…
제가 프리하게 할 수 있는 대리운전이라든지… 이쪽 일에 조언을 해 주는 후배가 있었는데, 무조건 한 번 해보라는 거에요. 쌩판 모르는 사람, 술 마신 사람 옆에 태우고.. 그러니까 식은 땀이 나 가지고. 그래도 하다 보니까 약간 자신감이 붙더라고요. 그 날 2번 대리운전을 했어요. 그 다음 '지방에 내려와서 대리운전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혼자 하니까 더 떨리는 거에요. 그래도 재미가 있어요. 매일 다른 차종, 다른 손님, 술 조금 먹은 사람도 있고, 술 취한 사람도 있고 그런데 다 다르잖아요. 그런 사람을 만나는 게 너무너무 좋은거야.
다른 직업을 택하기까지.. 마음 고생도 많았을 거 같아요.
되게 심했어요. ‘내가 이거 할 수 있을까? 하루 벌어봐야 5만원도 채 안되는데..’, ‘저녁 한 7시쯤 부터 새벽 1시, 2시까지 해야되는데…’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러다가 ‘아, 내가 이것도 못하면 뭘 할 수 있겠느냐’ 싶어서 하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일이라는 거는 재미있게 하려고… 제가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하고..
배우 생활이 그리워지는 순간이 있는지..
사극 드라마 볼 때 '아~ 나도 옛날에 저랬었는데' 싶어지죠. 옛날에는 자만심이 좀 강했던 거 같아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런 게 조금 사라졌죠. 요즘 다시 피가 거꾸로 솟는 거 같아요. '다시 두드려봐야겠다, 이제 작품을 해야겠다.' 이런 마음이 들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인사 부탁드려요.
코로나 19로 인해서 많이 힘드시고 어려운 줄 압니다. 우리 다 같이 극복을 해서 하시는 일 내내 잘 되시고,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요. 고맙습니다.
'다시 두드려봐야겠다, 이제 작품을 해야겠다.'
이런 마음이 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