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까지 취직 준비 중이었다는 브레이브걸스 꼬북좌 근황
브레이브걸스는 2011년에 데뷔했습니다. 쟁쟁한 실력자들이 넘쳐나는 가요계에서 10년여간 이어 온 이름. 하지만 그 기간동안 브레이브걸스는 '정상' 보다는 그 밑을 맴돌았습니다.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데뷔했지만 만만치 않았던 업계. 자존감도 떨어지고, 미래에 대한 고민이 커질때 쯤, 그야말로 영화처럼 '역주행'이 시작됐죠, 4년전에 낸 곡이 하루아침에 음원차트를 휩쓸고 인터넷을 강타했습니다. 다른 직업을 알아보고, 숙소에서 짐까지 뺐다가 찾아온 기적... 지금, 브레이브걸스의 기분은 어떨까요? 정말로 궁금했습니다.
'전 음원 차트 1위를 휩쓸고 있어요.'
우리는 분명히 이렇게 잠깐 화제가 되다가 없어질거라고 생각했는데.. 차트 인 하는 거부터 그냥 모든 게 안 믿겨요.
'브레이브 걸스, 데뷔 초에는 주목받지 못했는데..'
'변했어'로 야심차게 데뷔를 했어요. 그 당시에 되게 저희 컨셉이 획기적이었어요. 애슬레저 룩을 입고, 태닝을 하고, 눈썹도 찐하게 칠하고, 키들은 크고. 그래서 그때 당시 대표님이 "야.. 니네 대박이야. 니네 이번에 진짜 잘 될거야. 나 믿어." 이러시니까 우리가 "와, 그렇구나" 하고 기대했었죠.그리고나서 멋있게 딱 데뷔를 했는데, 다들 '응?' 하는 표정으로 저희를 보시더라고요. 저희가 약간 앞서 간 느낌이었어요. "멋있긴 한데 조금.." 이런 반응이었죠. 그 다음에는 상큼한 컨셉으로 '하이힐'이 나왔어요. 근데 그것도 잘 안 됐죠.
'댓글 반응들도 정말 재미있었어요.'
저희가 작년에 컴백했을 때 '얘들아, 포기하지마.' 라고 댓글을 써 주셨거든요. 너무 와 닿아가지고 그걸 캡쳐해서 아직도 저장을 해놨어요. 좀 울었어요, 혼자 숙소에서. '그래도 한 명이라도 아직 우리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구나.' 했었죠.
'근황이 궁금합니다. 어떻게 지내시나요?'
이거 얘기 하려면 하루 날 새야하는데.. 사실 저희 팀이 어리지 않아요. 제가 둘째인데 31살이거든요. 언니랑 딱 한 살 차이에요. 멤버들 나이가 32, 31, 30, 29 이래요. 올해 딱 되자마자 사실은 저희 멤버들이 "이제는.. 안되겠다. 우리 그냥 빨리 정리를 해야 하는게 맞는 거 같다. 우리끼리 만나서 얘기를 하자." 라고 얘기를 했었어요. 그게 저번 주 화요일(2월 23일)이에요.
'영화, 드라마 같은 일이네요.'
멤버들끼리 "더이상 안되겠고 대표님한테도 한번 얘기를 해보자. 각자 생활이 지금 너무 힘들지 않냐." 라는 말들을 했었죠. 유나 씨랑 저는 사실 숙소에서도 짐을 뺀 상태고요. 이제 거의 끝이 난 상태였어요. 그렇게 얘기하고 그 전날이었나? 그때부터 아마 저희 영상이 떴는데, 저희 마음은 들뜨지 않았어요. 오히려 더 차분했죠. "야, 기대하지마. 상처받아. 우리 이거 또 잠깐 회자되다 말거니까 우리끼리라도 자꾸 설치지 말자." 이런 말들을 했어요. 그만큼 자존감이 굉장히 내려가 있는 상태였어요. "우리 넷이 뭘 해도 안됐었으니까 우리는 이제 이런 거 하지 말자. 그냥 평범하게 일을 하자. 어떤 직업을 하는 게 좋을까?" 이런 현실적인 얘기들을 했었죠. 당장 내일이 급한 거에요. 나이가 이제 막 30대니까. "이제 정말 직업을 잡아서 부모님한테 폐 끼치지 않고 우리 생활을 해야 될 거 아니냐." 이런 얘기들을 하다가 5일 안에 그냥 갑자기 모든 게 다 바뀌었어요.
'다시 이제 달려 나갈 시점인 거 같아요.'
그동안 너무 힘들었거든요. 이제 저희가 6년차예요. 너무 힘들게 지속해오다보니까 이런 관심들이 얼마나 값지고 감사한 일인지 더 알게 되는 거 같아요. 나한테 힘을 주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지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니까 책임감도 훨씬 더 커졌고요. 그냥 옆집 누나, 옆집 언니 같이 저희 그대로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냥 솔직한게 맞는 거 같아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활동을 하느라 대학을 8년 만에 졸업을 했어요. 저는 데뷔도 했지만 또 이렇게 고꾸라져도 봤고, 결국 원하는 곳에 도달도 했어요. 사람 인생은 알 수가 없어요. '내가 이거 해도 될까요? 지금 이 꿈을 시작해도 될까요?' 라는 생각을 나이 때문에 한다면, 그런 생각은 안하셨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인사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브레이브걸스 유정입니다. 저희가 지금 여러분들 덕분에 역주행이라는 생각도 해보지 못한 타이틀을 얻어서 너무 감사하게 사랑을 받고 있어요. 여러분들께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고, 또 이대로 쭉 상승세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브레이브걸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까요.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저희 그대로를 보여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