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중 최다 귀신 역할..'전설의고향' 단골 근황
국내 여배우 중 귀신부터 구미호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던 배우가 있습니다. "청춘의 덫", "전설의 고향" 등 여러 작품에 등장하였던 노현희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이제는 도전의 아이콘, 긍정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는 노현희님의 근황을 전해드립니다.
‘최근 근황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극단배우로서 활동 하고 있어요. 대학로 쪽에서 주로 활동을 하고 지내는데 극단이 요즘에는 공연을 못 올리니까 웃는게 웃는게 아니죠. IMF 때 보다 더 힘든 시기가 아니었나 싶어요..
‘역시 “노현희”님 하면, “전설의 고향” 속 무서운 연기들이 생각나요’
제가 모든 여배우를 통틀어서 최다 귀신 역할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구미호만 한 게 아니고 뭐 은여우, 백여우, 늙은 여우부터 천년 묵은 구렁이 역할까지 다양하게 했죠.
‘구미호 역할을 당대 미인들이 맡으셨죠’
그렇게 봐 주셔서 아이고 감사합니다.ㅎㅎ 옛날 대선배님들도 구미호 역을 맡고 나면 진짜 다들 스타가 되셔서 다 뜨셨어요. 저만 누~렇게 떴어요
‘귀신, 구미호, 구렁이, 촬영 당시 매우 힘드셨을 것 같아요’
저도 그때 목숨 걸고 촬영을 했던 거 같아요. 위에서 킹크레인을 타고 이동하는데, 허리에 안전벨트를 했지만 중심을 잘 못 잡으면 옆쪽으로 뚝 떨어질 수도 있어요. 그런데도 그런 높은 곳에서 막 날아오는 것도 많이 했어요. 그리고 웬만해서는 이렇게 와이어 타고 하는 것을 스턴트없이 "제가 할게요~제가 할게요~" 그랬어요. 앞 장면과 이어지는 장면에서 보다 자연스럽게 호흡을 연결시키려고 직접 액션을 했어요.
‘명작 드라마 "청춘의 덫"도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청춘의 덫"이나 "다모" 같은 작품은 제가 망가졌던 역할인데도 했죠. 그때 역할이 '안 씻어도 되는 역할'이잖아요. 그래서 "들병이" 이문식씨랑 같이 눈꼽만 떼고 이렇게 나가서 찍고 그랬어요. "청춘의 덫"할 때는 아예 그냥 트레이닝복을 집에서 입고 살고...이만큼 무릎 나온 거 그냥 입고 다녔어요.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의 노현희님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배우로서 전성기였죠. 한 20년 넘게 엑스트라를 하다가 제가 처음 배역을 맡은 드라마였어요. 국민 드라마에서 별명도 또 "국민 촌년"이였어요. ㅎㅎ 그래서 아직도 저를 '노명자'로 알고 계신 분들이 계세요.
‘감독님들께서 ‘궂은 역할', ‘힘든 역할’,
‘망가지는 역할을 믿고 맡기신 것 같아요’
저는 정말 막장인생이라고 하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어요. 예전에 "동네 한 바퀴" 라는 MBC "베스트극장"이 있었어요. 거기서 맡은 역할이 그 다방마담 "황마담" 이었어요. 그 역할에 저를 캐스팅 하시면서 김대진 감독님이 "망가지는 역할인데.. 현희씨가 연기하면 정말 손가락질 받는 인생도 밝게 표현될 것 같아서 제가 캐스팅합니다"라고 하셨어요. 그 말씀해주셔서 그때가 제일 감사했어요.
‘이렇게 밝으신 노현희님이 10년간 우울증을 앓으셨다고..’
밤에 집에 오면은 저도 모르게 악플을 보게 돼요. '보지 말라고 보지 말라고' 하는데 외워요. 그건 또 왜 이렇게 잘 외워지는지,, 그냥 스쳐 지나가도 외워지더라고요. 한때는 제가 뭐 '좌절과 실패'의 아이콘처럼 비쳤다면 요즘에는 저를 도전의 아이콘, 긍정의 아이콘 뭘 해도 뭐 그렇게 바라봐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저는 지금처럼 먹고살기는 힘들지만 죽지 않을 만큼만, 세 끼만 먹고살 수 있으면 만족합니다.
‘아직 연기에 대한 열정이 조금도
식지 않으신게 느껴집니다’
연기 밖에 몰라요. 다른 거는 크게 관심을 가져 본 적이 없는 거 같아요. 옛날부터 저는 인터뷰할 때 그냥 "지금 하고 있는 거 그냥 잘리지만 않는다면 그게 제 소원입니다."라고 했었어요. 지금도 그 마음 밖에 없습니다. 근데 세 끼는 좀 먹고 살았으면 하네요.
지금 하고 있는 연기를
계속하는 것이 제 소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