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새 없는 틱 장애.. '개콘' 떠나야했던 개그맨 근황

조회수 2021. 8. 3. 10: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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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어린 시절부터 항상 반에서, 학교에서, 동네에서 가장 웃긴 아이로 불리며 최연소로 KBS 공채 개그맨에 합격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넘치는 재능과 연기력, 개인기까지 갖춘 그는 동료와 연출가에게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었지만 계속된 틱장애가 그의 무대를 빼앗아갔습니다.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며 포기할 수도, 방황할 수도 있었지만 가정을 이루고 아버지가 되면서 더 열심히, 밝게 살아가고 있다는 그, 김진 씨의 근황입니다.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려요'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저는 2005년에 공채로 데뷔했어요. KBS 공채 20기, 16년 차, 16년째 유망주입니다.
개그콘서트 하던 당시에 제 메인 코너를 많이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노래로 들으면 딱 알아요. '아버지가 사다주신~♬ 마징가 마징가~♬' '마징가' 주인공이 윤형빈 김진이예요. 아니다 김진 윤형빈이에요ㅋㅋ

'다른 코너에서도 활약하셨어요'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유세윤, 오지헌, 김시덕 씨랑 같이 나왔던 혈액형 개그라고 있어요. 코너 명은 'B.O.A'. 김시덕이 O형이고 오지헌이 B형, 유세윤이 A형, 그리고 제가 AB형이에요. 혈액형별로 캐릭터가 있는 거죠. 그 외에도 '짜장면 배달 왔습니다~ 안 시켰는데요? 알아요ㅋ~' 이러고 나가는 그냥 사이코적인 코미디도 했었어요.

'개콘'에서 하차하게 된 사연이 있으신가요?'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계기가 있죠. 틱 장애가 좀 심했었어요. 지금도 눈을 좀 많이 깜빡거리고 입을 좀 이렇게 하고 코를 좀 만지고 이 정도 해요. 이 정도를 보면 사람들이 쉽게 말하면 '정신없다 쟤...'라고 말해요. 그런데 제가 심할 때는 막 팔 돌리고 계속 만지고 많이 흔들고 비틀고 막 옷 잡아당기고 그래 가지고 방송에 좀 부적합했던 것 같아요.

'개그맨 활동 하면서 불편한 점도 있었을 것 같아요'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제가 '체험 삶의 현장'을 출연했을 때예요. 정명훈 선배하고 같이 닭똥을 푸러 갔어요. 계속 제가 얼굴 만지는 거 알죠? (코를 만지는 틱이 있는 거 느끼셨죠?) 아니 똥을... 제 얼굴에 자꾸 똥을 묻히는 거예요. 당시 카메라 감독님이 '아휴 김진 씨 왜 자꾸 카메라 봐요~' 뒤에서 찍고 있는데 내가 틱 하니까 카메라 보는 줄 알고 그러신 거죠. 그래서 '실은 감독님 제가 틱이 좀 있어가지고..' 하니까 '미안해요 몰랐어요' 그러시더라고요.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2006년에 '개콘' 인기가 엄청났어요. 카메라 감독님들도 상당히 무서웠어요. 3번 카메라 감독님이 녹화 도중에 저한테 '야!!! 개그맨 신인이지? 너 왜 자꾸 딴짓하냐?'라고 하셔서 정명훈 선배가 옆에서 '아.. 감독님 이 친구가 틱 장애가 좀 있는데요..'라고 해줬어요. 감독님은 사실 제가 웃고 있는 장면을 담아주려고 이렇게 하고 있던 건데 제가 계속 딴 곳을 본 거죠.

'틱 장애 때문에 '개콘'을 그만 두게 되신 건가요?'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제가 당시에 다큐멘터리에 나갔어요. 그런데 방송에 나간 후에 문제가 있었어요. 틱장애인 들을 위한 복지와 혜택이 제 마지막 목표이기도 해요. (당시 방송에서) 그분들을 위해서 뭔가 이렇게 '앞에서 외쳤다'라고 봐주셨으면 좋겠는데, (공식적으로) '네가) 장애라고 말했기 때문에 앞으로 개그를 할 때 네가 당하는 역할을 맡게 되면 장애인을 학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라고 하더라고요.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사실 일리가 있는 말이에요. (그 당시) 내가 이 상황을 빠져나가고 버텨낼 수 있는, 좀 더 좋은 지혜가 필요했겠죠. 근데 사실 그때 우울증이 처음 온 거죠. 정말 내 삶의 모든 게 '개그맨'을 향해 있었는데 개그맨이 된 나는 지나가는 행인 역할이나 나무 역할밖에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동료 개그맨들이 방송에서 활약 중이에요'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제 동기들이 유민상, 이동윤 (턱시도), 김재욱 (제니퍼), 윤형빈, 변기수, 박휘순, 신봉선, 정경미, 그 다음에 출산드라.. 사람들이 진짜 나만 몰라요ㅎ 우리 기수 진짜 잘 됐어요. 저만 남았어요..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솔직하게) 지켜보는 게 죽을 맛이었어요. 진짜 죽을 맛이고.. TV를 보잖아요? 첫 번째, 화가 치밀기 시작해요. '나 저거 할 수 있는데. 아 내가 저기 나갔으면 쟤보다 훨씬 잘할 수 있는데..' 이게 잘못된 거예요. 내가 정말 저만큼 할 수 있으면 가야죠. 오디션 봐야죠. 근데 오디션 볼 용기도 없고 떨어지면 또 내가 실패자가 될까 봐 나 스스로 자존감은 땅바닥에 있고 자존심만 높아 가지고... 저는 저의 잘못이라고 생각을 해요. 틱 장애 때문 아니에요 지금 봤을 때는. 근데 틱 장애가 있고 트라우마가 있는 상태에서 우울증이 왔을 때는 그 모든 게 틱 장애 때문으로 보인다는 게 나를 내가 죽이는 거잖아요.

'틱 장애로 곤란한 일도 많았을 것 같아요'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청소년 시기에 틱을 막 하니까 놀리기 좋잖아요. 사실 폭행도 많이 당했어요. 아픈 사연도 많이 있어요. 근데 오히려 성인이 됐더니 놀리는 사람들이 많은 거예요. 뭐 말만 하면 '틱 때문에 그런 거 아니야? 틱 있는데 괜찮아? 운전해도 돼?'라고 해요. 아무 생각 없이 농담 한 마디씩 하는 거 사람 죽이는 겁니다. 틱 장애에 대해서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요. '참을 수 있으면 참으면 되겠네. 하지 마.'라는 식으로요. 본인이 똥 마려울 때 누가 귀에다 똥 싸라고 말해 줘요? 내 몸이 그냥 느끼고 화장실로 가는 거 아니에요? (틱이라는 건) 이런 행위예요. 똥 참을 수 있잖아요. 참을 수 있어요. 참으면 안 되니깐 안 참는 거죠.

'힘든 시기, 그래도 극복하셨어요'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누군가 나에게 무슨 말을 하면 들리잖아요. 그거를 해석해서 듣는 거예요. 번역해서 듣는 거죠. '저 X끼 X신 새 X 틱 있네~'라고 욕하는 사람이 있을 때가 있어요. 그 소리가 들어오는 순간 '아이고 저 사람이 화가 많구나. 불쌍해 어떡하지? 안아주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요.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들린 거는 번역해서 듣고 내 마음속에서 해석을 다르게 해서 입으로 필터를 거쳐 뱉어요. '불편한 일 있으세요? 도움이 필요하세요?'라고 하면 그 사람도 녹아요. 그 사람도 변하게 되어 있어요. 그렇게 생각하고 살다 보니까 내가 가진 게 너무 많다는 걸 깨달은 거예요.

'요즘 근황은 어떻게 되시나요?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 김진 인스타그램
출처: 뉴스 제주

방송 쉬고 나서는 정말 많은 일을 했어요. 장사도 해보고 와인바도 해보고 청바지도 좀 팔아보고 감사하게 결혼을 했어요. 애기가 이제 두 달 되었습니다. 60일 됐어요. 그리고 방송에도 많이 못 나왔지만 전 행사의 달인이에요. 동네에 있는 작은 시장 행사 말이에요. 이 사무실 4분의 1만 한 공간에 노래방 기계 하나, 전자레인지 한 세 개 쌓아놓고 하는 행사부터 '삽시도 노래자랑'도 갔다 온 사람이에요. 들어가면 못 나와요ㅎ

'마지막으로 근황올림픽 시청자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긴 영상 봐주시느라 너무 감사드려요. 근황 올림픽, 참 좋은 프로입니다. 이렇게 잊혀 가는 사람들을 찾아서 한 번씩 살아갈 힘을 주고 말이죠. 여러분도 이 영상 보시고 힘 얻으시고 나의 없는 부분 자꾸 생각하고 찾으려고 하지 마세요. 내가 많이 가진 거 그거 느끼시고 건강하게 숨 쉴 수 있는 거, 건강하게 걸을 수 있는 거, 우리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이 큰 기쁨입니다. 여러분 건강하시고, 저도 열심히 살아갈 테니까 여러분도 이 시기에 힘드신데 파이팅하시고 잘 사세요~ 사랑합니다♡

정말 한 다섯 가지만 잘하면 되는 것 같아요.

남들보다 더 인사 잘하고
'감사합니다'라는 말 잘하고
'죄송합니다'라는 말 잘하고
'열심히 하겠다'는 말 잘하고
'기회를 주셔서 고맙다' 이렇게만 하면
그 사람이 열심히 사는 것 같아서
도와줄 분들이 계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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