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아이돌, 당대 최고 춤꾼 만복이 근황
9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그룹 잉크를 기억하시나요? 7인조의 적지 않은 인원 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던 멤버가 있습니다. '그래 이젠'이라는 곡에서 그의 '등 튀기기 춤'은 보는 이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는데요. 늘 긍정적이고 친근한 캐릭터로 무대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예능까지 섭렵했던 그, 이만복 씨의 근황을 전해드립니다.
'잉크의 이만복,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계세요.'
저는 용병이었어요. 용병. '너 한국말하지 마라. 네 이름은 토니야.' 그래서 뒤에서 춤만 추고 들어가는 역할을 했었죠. 아마 임백천 선생님이었을 거예요. 그 선생님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영어로 저한테 말을 시키셨어요. 'What's your name?' 근데 저는 순간적으로 '만복인데요' 한 거죠.
그러고 나서 며칠 후에 방송국에서 예능 섭외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회사에서 '(무대 할 때) 앞으로 나가라' 그러더라고요. 그러면서 제가 잉크를 먹여 살렸습니다ㅎㅎ
'춤으로 워낙 유명했었어요'
그때 당시에는 브레이크 댄스 막~ 이렇게 췄죠. 패션 춤, 말춤 막 이런 거ㅎㅎ 제 트레이드 마크 '등 튀기기'는 제가 개발한 거예요. '등을 튀겨서 일어난다' 해서 '등 튀기기 춤'이에요. 침대에서 연습했었거든요. 나중에는 자막이 나왔어요. '따라 하지 마시오'라고.. 진짜 그 춤이.. 저도 그게 어떻게 가능했는지 모르겠어요. 원래 손을 짚고 하는 거거든요. 이게 너무 강렬해서 두 번째를 뭐.. 앞 튀기기를 보여줄 수도 없잖아요. 다음 활동에도 뭘 보여주고 그래야 되는데 거기서 더 이상 뭘 하겠어요 제가ㅋㅋ 그게 두 번째 활동 때 나왔으면 더 좋았을 건데 말이에요.
'당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나요?'
제가 예능을 좀 나가고 등 튀기기를 많이 하고 그랬을 때 집에서 자고 일어났는데 (집 앞에) 학생들이.. 딱 나오는데 헤엑~? 이게 뭐야? 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절 알아봤을 때였고 군인들이 특히 좋아했고 누나들이 많이 좋아했어요. 무대에 올라가서 등 튀기기 차례에 딱 나오면 이 소리가.. '와악!!!!!' 하고 딱 보면 만복이라는 이름이 너무 많이 쓰여있는 거예요. '만복이 사랑해♡' 이런 것들이요. 제 생각에 노래를 안 듣고 등 튀기기 기다렸던 것 같아요ㅋㅋ
'활발했던 활동.. 어느 순간 사라진 느낌이었어요'
잉크 2집을 만들면서 반응이 슬슬 좀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저 혼자만 예능이라든지 드라마라든지 촬영을 하고 그랬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배운 게 음악과 춤이었는데 그거를 버리고 돈을 벌려고 사업적으로 뛰어들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왜 그랬을까' 해요. 금전적으로 좀 많이 힘들었었거든요. 사업을 해봤는데 하는 것마다 솔직히.. (잘 안 됐죠) 크게 바베큐 집도 했었고, 이자까야도 했었고, 조그마한 클럽식으로도 했었는데 잘 안 됐죠.
'어린 시절 이야기도 궁금해요'
우리 때는 '혼혈'이라고 하는데 아버님이 미국 군인이셨고 어머님이 혼혈아세요. 제가 뱃속에 있을 때 아버님은 하와이로 파견을 가셨대요. 그리고 미국으로 돌아가셨나 봐요. 엄마한테 '미국으로 부르겠다'라고 얘기했는데 엄마가 찾으러 가신 것 같아요 미국으로. 세 살 때인가, 네 살 때 가셨다고 그러더라고요. 근데 안 돌아오신 거죠. 지금까지.
저는 그래서 키워주신 할머니의 '이' 씨 성을 따서 (한국 국적) 이름을 '이만복'으로 지었죠. 할머니가 암자(*큰 절에 딸린 작은 절)에 사셨는데 거기서 제가 28년을 산 것 같아요.
'혼혈 가정.. 힘든 일도 많았을 것 같아요'
좀 많았었죠. 초등학교 가야 될 나이가 됐는데 까만 사람이 저 하나밖에 없었거든요. 당시 비슷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어요. 근데.. 유치원 다닐 때 걸어가는데 누가 나보고 '깜둥이'라고 처음에 놀렸던 게 기억이 나요. '너 너희 나라로 가 깜둥아.' 이런 적도 있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태권도를 배운 게 기억이 나요. 할머니가 '까맣다고 놀려도 이해하고 넘어가라' 그러셨어요. '근데 3번 4번 계속 놀리면 싸워라' 하셨어요. 중학교 올라가면서 달리기가 빠르다 보니까 축구부에 들어갔고, 운동부에 들어가다 보니까 누가 놀리면 운동부 친구들이 또 가서 같이 도와줬죠. 자기들은 놀리면서ㅋㅋㅋ
근데 그걸 기분 나쁘게 느끼지는 않았어요. 내려놨기 때문에 그때부터요. 잘 이겨냈어요. 그리고 친구들은 아마 다 알 거예요. 학교 다닐 때 제가 싸움을 좀 잘했다는 거는요. 나 알지 다들? 나 이만복이야ㅎㅎ 내가 초등학교 때 전교 4 캡인가 그랬던 거 다들 기억하지? 제가 안타까운 거는 우리 딸... 사실 우리 아들은 놀리는 거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 딸한테 그 시기가 왔더라고요.
'댄싱9'에 따님이 출연 했었다고요'
그게 나가고 싶어서 나간 게 아니고 딸이 초등학교에 갔는데 갑자기 저보고 학교에 오지 말라는 거예요. 그래서 '올게 왔구나. 방송을 한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댄싱 9'에 같이 나간 거예요. 방송이 나가고 난 후 갑자기 우리 딸내미가 '아빠, 학교 좀 와주면 안 돼? 학교 부모님들이 아빠를 다 알아봐. 친구들도 보고 싶대' 라면서 애들하고 보고 싶다고 했어요. 그래서 요즘은 더 난리예요. 매일 학교 데려다 달래요. '너 다 커서!! 또 데려다 달라 그러고!! 요즘도 내가 운전해 준다 너' 이러죠ㅎㅎ 공부도 잘하고 나름대로 잘 놀고 상장도 많이 받아와요 아빠랑은 다르게. 오빠랑은 다르게. 너 하나밖에 없다 우리 집안에ㅋㅋ 아들은 아빠를 똑같이 닮아 가지고..
'부모님을 찾았다고 들었어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는데 처음에는 안 찾고 싶었어요. 솔직하게 얘기해서요.. 화도 좀 나고.. 근데 이제 우리 아들 딸 보니까 그래도 뿌리는 알고 싶고 해서 찾았는데 (버린 게) 아니라고 반겨주시더라고요. 지금은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말만 안 통하는 것뿐이지 느낌으로 다 통합니다ㅋㅋ 전 영어를 못하잖아요. 그래서 뭐 '알러뷰' 하면 '알러뷰 투' 요정도만 하거든요ㅎㅎ
저보고 미국에 와서 살면 어떻겠느냐고 이제 같이 살자고 하셨는데 저는 이미 한국에서 너무 오래 살았고 하는 일도 여기 있으니까요. 근데 오히려 한국에 있었기에 '만복이'를 알리지 않았을까요? 이제 정말로 좋은 일 많이 할 거고 좋은 모습으로 다 할 테니까 지켜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정말.
'근황은 어떻게 되시나요?'
요즘은 너무 재밌게 잘 지내고 있어요. 앨범도 냈는데 제가 낸 타이틀곡도 부르게 좀 해주세요. '마누라가 바가지 긁어대도~ 돈 앞에 자기야 사랑해~♬'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려요'
근황올림픽에 출연하게 됐는데요, 좋네요. 저를 좀 많이 생각해 주시고 예뻐해 주시면 좋겠고 구독 많이 해주세요. 그래야 제가 뜹니다ㅎㅎ 부탁드리겠습니다.
부모님께 받아야 할 사랑을
대중분들이 저한테
주신 거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거기에 버금가게
못 해서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