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모터사이클 시장 변화 : 신차는 늘었지만 시장은 줄어든다

조회수 2017. 12. 7. 13:3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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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새 모터사이클 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모터사이클은 소위 있는 자들의 취미 혹은 레포츠가 되어가고 있고, 대중이 접근할 수 있는 소형 스쿠터 시장의 감소가 신규 소비자 유입을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브랜드들은 이윤이 큰 프리미엄 모델에 집중 투자하고 있고 시장 또한 더욱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쉽게 알 수 있는 지표로 거대한 북미시장을 예로 들 수 있다. 모터사이클 크루저를 대표하는 아이코닉 브랜드 할리데이비슨은 올해 들어 계속 부진한 성적표를 공개해왔다. 내수 판매량은 1분기부터 지속적으로 떨어져왔고, 국제 판매량 기준으로도 2016년 3분기에 비해 올해 3분기 판매는 약 4.6퍼센트 감소해 매출과 순익이 모두 감소하고 있는 중이다.

폴라리스 그룹은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부흥으로 탄력을 받는 듯했으나 모터사이클 전체 판매량은 14퍼센트나 감소했다. 매출은 20퍼센트 이하로 떨어졌다. 여기에는 빅토리 모터사이클 운영 중단에 대한 비용도 포함되어 있을 수 있고, 트라이크 슬링샷의 판매 부진도 한 몫 했을 수 있다.


유럽발 제조사인 BMW 모토라드는 2017년 3분기 전세계 판매가 0.6퍼센트 감소했다. 반면 유럽시장 판매는 4.1퍼센트가 증가했다. 발판이 되고 있는 메인마켓 중 이탈리아는 14.4퍼센트, 스페인 4.7퍼센트, 프랑스 8.6퍼센트가 증가해 성장세를 보였다. 빅 바이크를 선호하는 북미 시장은 5.7퍼센트 판매가 감소했다.

BMW 모토라드가 상황을 헤쳐나가고 있는 큰 힘은 최근들어 크게 늘린 저배기량 모터사이클 라인업의 확대다. 상황을 간파하고 인도 등 생산인력이 저렴한 거점을 이용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결과다. 올해 3분기 생산량은 전년대비 10.1퍼센트 늘었다. 모터사이클 1대 당 마진은 프리미엄 모델에 비해 현저히 적지만 시장 크기를 점차 키워가고 있다.


모터사이클 시장 점유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일본 제조사들은 더 비관적이다. 내수 시장의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시장은 저렴한 가격의 소형 자동차와 전기 자전거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소형 모터사이클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고 한다.

일본 모터사이클이 가장 부흥했던 1982년 판매량은 3,285만대, 작년인 2016년 판매량은 33만 8천 대다. 반면 모터사이클의 절반 비용이면 구입할 수 있는 전기 자전거는 2016년 기준 54만대가 팔려 그 해 판매된 모터사이클 수의 1.6배에 달했다.


일전에 보도된 바와 같이 혼다와 야마하가 협력해 저비용 모터사이클 개발에 협력한 까닭도 여기에 연관돼 있다. 작아진 내수 시장에 더 이상 불필요한 투자를 줄이고 수출 시장에 중점을 둔 대형 모터사이클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하기 위함이다.

일본 내 모터사이클 구매자의 평균 연령은 53세로 지속적으로 노령화되고 있다. 반면 300cc 이하의 소형 스포츠 바이크들의 판매 성공은 작년 대비 약 20퍼센트 증가해 낙관적이나, 전체 시장의 하락을 뒤엎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사실 대부분 모터사이클 제조사들은 이미 이런 시장의 흐름을 인지하고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러한 흐름이 더욱 시장을 분리하고 있기도 하다. 북미에 터를 둔 해외 매체들은 매주 모터사이클의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는 제조사들의 보고서가 쏟아진다며 통탄하고 있다.

이유로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다. 라이더의 세대 교체, 새로운 라이더들이 유입되기 어려운 제한된 선택사항들, 대형 모터사이클을 타기 위한 별도의 면허 필요, 유행처럼 오프로드 라이딩 시장이 번지고 있지만 실상 점차 즐길 곳이 줄어드는 폐쇄적인 현실, 전기 자전거와 같이 간단한 이동수단 대비 추가로 드는 보험 및 등록비용의 부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신규 소비자 유입이 줄고 기존의 애호가들만 남아 점점 나이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놓고 보면 시장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

물론 제조사들은 신규 유저 유입을 위해 저배기량 레저 모터사이클을 저렴한 인력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반을 두고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값비싼 대형 모터사이클에 대한 천문학적 비용 투자에 비하면 소극적이다. 적은 개체수로도 큰 이윤을 보장해주는 대형 기종에 목매다는 것은 기업으로서 당연한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신규 소비자들의 유입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시장은 위태해진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연령이 많고 소비력이 강한 사람들에게 의존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그들은 점차 늙어가고 언젠가는 시장에서 사라져 갈 것이며, 다시 신규 소비자들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이다. 그리고 그 뉴비 라이더들이 다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니어 라이더가 될 수 있도록 순환되어야 한다.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을 두고 전통적인 제조사들은 새로운 소비자들이 저비용으로 진입할 수 있는 작고 손쉬운 조종성의 뉴 모델이 더 많이 제공되어야 한다고 했지만, 새롭게 시장에 떠오르는 신흥 세력들은 의견이 다르다. 전기 동력 등에 기반한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배출가스없는 새로운 모빌리티를 기반으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이다. 양쪽 다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의견은 각기 다르지만 제조사들은 여러 가지로 머리를 맞대 고민하고 있다.

국제 모터사이클 시장의 분위기는 그렇다. 2018년을 앞두고 제조사들은 더욱 많은 프리미엄 뉴 모델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고, 초보자와 베테랑 라이더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중간급 모터사이클 출시 붐에 앞 다투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시장에 절박하게 필요한 것은 대중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완전한 초보자용 모터사이클이다. 당연하지만 제조사 매출의 기반은 가장 작은 소형급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흔들리지 않고 시장 맨 아래부터 튼튼하게 버텨줘야 한다. 뿌리가 튼튼해야 가지도 치고 열매를 맺는 법이다.




글: 임성진 기자 / 자료: 할리데이비슨, 폴라리스, BMW, JAMA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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