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걸고 있다는 것의 의미, 세종시 자이언트 스토어 김성호 바이크

조회수 2018. 2. 26.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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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이란 것이 있다. CF는 누구나 알 만한 사람을 모델로 쓰고, 프랜차이즈라면 ‘OOO의~’란 문구를 즐겨 사용한다. 그 사람의 이름값을 빌려 판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신뢰도 혹은 인지도를 높여 보겠다는 현실적인 의도다. 반대로 연예인이 아닌 대표 - 과거에는 자녀의 이름을 걸기도 했던 - 의 이름을 걸고 사업을 한다는 것은 꽤나 묵직한 의미를 갖는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때로는 모든 것을 걸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그런 숍을 방문했다. 이곳은 김성호 바이크이자 자이언트의 GS다. 그리고 아주 즐거웠다.


 


 


 

엔진에서 심장과 다리로

세종시에 위치한 김성호 바이크의 김성호 대표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원래 자전거가 아닌 모터사이클 숍을 했었다고. 그러다 엔진이 있는 두 바퀴와는 다른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 2003년 현재의 자리에 숍을 열었다. 또한 10년이 지난 2013년도에는 같은 자리에 지금의 매장 건물을 지었다. 매장은 총 3개 층이며 총 100평이 넘는 규모에 40여 평의 창고 공간이 따로 있다. 현재 전시된 자이언트 자전거는 300여 종으로 자이언트 GS(Giant Store)인 만큼 국내 출시된 거의 대부분의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자이언트는 좋은 가격에 감성적으로 탈 수 있는 브랜드며, 다양한 라인업이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1층은 카본 모델을 중심으로 한 퍼포먼스 존, 2층은 여성 브랜드인 리브 존으로 꾸몄다. 3층은 알루미늄 모델과 오프로드 모델이 중심이다. 고객이 원하는 모델을 쉽게 만날 수 있도록 한 나름의 배려다. 물론 숍 입장에서는 재고 보유가 힘든 게 단점이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좋다.


 


 


 

작지만 세심한 배려들

그의 배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신기하게도 취재를 위해 숍에 들어섰을 때 코를 향해 마구 달려드는 타이어의 고무 냄새가 없었다. 김성호 대표는 언젠가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들어오는데 코를 막고 들어오는 것을 목격 했다고 한다. 항상 매장에 있는 사람은 느낄 수 없었던 불편이다. 이후 김성호 대표는 이 냄새를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 현재도 공기청정기는 24시간 돌아가고, 창고에서 조립을 한 후 내려오기 전에 냄새를 빼는 과정을 거친다. 여기에 수시로 양초도 켜고 고객 접대용 커피 찌꺼기를 활용한다. 또한 매장 내에는 꽤 많은 식물을 키우고 있다. 다들 신경 쓰지 않는 그 냄새를 지우기 위해 노력할 정도면 청소는 말할 것도 없겠다. 심지어 아이들이 왔다가 다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상해 보험까지 가입해 두었다. 역시 이름을 걸고 하는 숍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 물론 다른 점은 또 있다.


 


 


 

마케팅 보다 중요한 서비스

그가 처음 숍을 열었을 때 중점에 두었던 것은 기술자들의 숙련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피팅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실제로 김성호 대표는 초기에 자전거만 타면 어딘가가 자꾸 아팠는데 결국 피팅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다들 속 시원하게 알려주지는 않았기에 결국 외국 서적까지 찾아보며 스스로 피팅에 대한 공부를 했다. 현재는 어떤 모델을 구매하더라도 피팅은 기본으로 서비스 하고 있는 중이다. 실제로 자전거 한 대가 출고되기 전까지 고객과의 미팅과 조립, 피팅까지 포함해 5~6시간이 소요된다. 그래서 하루 2대 이상 출고하기 힘든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하고 확실한 피팅은 투자라고 생각했다.

결국 이런 서비스를 경험한 고객들이 입소문을 내주고 손님은 점점 많아졌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피팅에 대한 이런 저런 전화도 많이 받지만 다 상담해준다. 당연히 이런 사람들을 고객으로 끌어 들일 수도 있겠지만 김성호 대표는 거기까지 욕심을 내지는 않았다. 게다가 특별한 마케팅 활동도 하지 않고 있으며, 그 흔한 문자메시지도 보내지 않는다. 대신 구매 고객의 다양한 정보와 수리 내역이 포스에 모두 들어 있다. 입소문과 신뢰가 가격 경쟁보다 더 큰 자산이라 생각하고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카운터 안쪽의 정비실

매장에서 특이한 것은 수리실 안쪽에 자리 잡은 정비실과 함께 안쪽에 보이는 리프트. 이 리프트는 원래 모터사이클용이었던 것을 자전거에 맞게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카운터 안쪽에 수리 시설을 만드는 것은 GS의 매뉴얼이기도 하고, 모든 수리 내역이 포스에 들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 부분의 수리가 다른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것까지 고려해 세심한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정비와 수리가 끝나면 그 자리에서 계산을 마치고 내주는 것이 훨씬 좋기도 하다.


 

 

 

원리원칙 주의자

김성호 대표는 원리원칙 주의자다. 나이, 자전거의 가격, 친한 정도, 매장 구매 여부 등에 상관없이 무조건 도착한 순서대로 정비를 하고 있다. 가끔 아이가 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자기 자전거를 먼저 봐달라는 어른들이 있다고. 실제로 그러지 않아 항의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그는 부모와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고, 남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기에 원리원칙을 지키며 숍을 운영하고 있다. 당연히 그의 정비와 수리, 피팅 과정 역시 그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이언트를 타고 있거나 관심이 있는 라이더들 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라이더라면 한번쯤 방문해 봐도 좋을 것 같다. 그렇게 이름을 걸고 있기에 신뢰할 수 있는 숍이 바로 김성호 바이크다.



글: 고진우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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