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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드매거진

당신의 자전거는 간밤에 안녕하십니까?

방심(放心)과 안심(安心)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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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제 22회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수상에 빛나는 비토리오 데 시카 (Vittorio De Sica ; 1901년 7월 7일 ~ 1974년 11월 13일) 감독의 대표작 영화 ‘자전거 도둑’ Bicycle Thieves (1948) 는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이탈리아 로마가 배경이다. 가난에 시달리던 한 남자는 전단지 붙이는 일을 구한다. 남자는 전단지 붙이는 일을 하려면 자전거가 필요했기에 위해 어렵게 자전거를 마련했지만, 그가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자전거는 도난당하고 만다. 영화는 주인공 남자와 그의 친구들 그리고 아들이 자전거를 찾기 위해 애쓰고 그 와중에 다양한 인간군상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슬프고, 쓸쓸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마 자전거를 도난 당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영화 속 주인공의 심정을 잘 알 것이다. 값비싼 자전거 여부를 떠나 내가 아끼는 물건이 사라졌다는 것 그리고 되찾을 확률이 낮다는 것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도 크다.

자전거는 자동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유지비용이 필요하고, 주차 공간, 환경오염 물질 배출에 대해서도 자유롭다. 그러나 자동차와 같이 보험 의무가입, 번호판 장착, 관공서 등록, 운전면허와 세금 같은 법적인 책임과 의무에서도 어중간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분실, 도난 사고를 당하면 법적으로 구제 받을 방법이 막막한 것도 사실이다.

 

2008년 서울시정 개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시민 가운데 53%는 자전거를 도난당한 경험이 있으며, 그 가운데 34%는 2회 이상 도난당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자전거 인구는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그에 맞춰 도난 사고 비율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자전거 레저 인구가 늘어나면서 고급 자전거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값비싼 자전거만 전문으로 훔치는 전문 절도단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자전거 도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과 자전거가 지닐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예방이 최선이라는 인식을 되새기고자 한다.   

 

   

1. 실내 보관 VS 실외 보관 

자전거 도난을 예방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실내 보관이다. 외부와 차단 된 공간에 거치해둔다면 도난, 파손 확률은 크게 낮아진다. 뿐만 아니라 비, 바람, 눈, 먼지와 같은 이물질에 적게 노출이 되므로 부식이나 오염에 대해서도 안심할 수 있다. 이는 자전거 수명 연장으로 이어진다. 아파트의 경우라면 발코니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고, 단독 주택이라면 창고나 차고에 보관하는 경우가 이상적이다. 

실내가 협소하고 자전거 이동, 보관이 불편하여 아파트 복도나, 계단에 놔두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아파트의 경우 화재사고 발생 시 신속한 화재 진압과 대피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자전거를 계단 난간이나 비상구 중간에 보관하게 되면 소방법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도 예외를 두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본의 아니게 원활한 구조활동에 방해가 될 수 있는것은 분명하다. 또한 복도에 자전거를 보관했을 경우 통행에 방해가 되어 이웃과 분쟁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도난사고에 항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이상적인 방법은 아니다. 아파트를 비롯한 대형 빌딩에는 별도 자전거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있다. 그러나 보관 장소가 협소하고, CCTV가 없고, 건물 후미진 곳에 있는 경우가 많아 자전거를 안심하고 보관하기에 마땅치 않은 경우가 있다. 또한 비바람을 막지 못하기 때문에 부식이 생겨 자전거가 망가진다는 이유로 외면을 받는다. 그리고 장기간 방치된 자전거와 시설물 관리가 부족하여 자전거 보관 장소로써 제 역할을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더불어 건물 내부로 자전거 반입을 막는 경우 마찰이 생기고, 거치 장소 부족과 시설물 관리 소홀로 인해 파손이나 도난이 일어났을 때 책임 소재를 놓고 법적 분쟁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자전거는 태생적으로 보안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전기 자전거를 제외한 대부분 자전거는 10kg 중후반 무게이며 운전이 아닌 직접 들거나, 끌고 가는 것도 가능하고 간단하게 바퀴를 빼서 차에 싣는 것도 가능하다.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달리던 중 잠시 편의점이나 화장실을 들르기 위해 자전거를 세워두고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자전거가 사라져버렸다는 사례들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어렵사리 자전거를 찾았지만 아끼던 자전거는 이곳저곳 손상되고, 심지어 분해해서 고가 부품만 따로 팔아버려 원래 자전거 가치를 잃어버린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잠깐이지만 자전거를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어떤 이들은 CCTV 앞에 자전거를 묶어둔다던가,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보안장치를 활용하는 방법을 추천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완벽한 방법일까? 어찌 보면 창과 방패, 아니 창과 창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표적인 도난 예방법의 장·단점에 대해 살펴보자.

 

 

2. 무언의 목격자 CCTV와 블랙박스

방범과 사고예방을 목적으로 설치한 CCTV는 내 자전거를 지킬 수 있는 훌륭한 보안장치다. 상시 녹화가 가능한 CCTV는 절도범의 행각이나 현장을 고스란히 녹화하기 때문에 도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동선 추적이나 용의자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도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경찰에 신고하여, 영상을 확보한다면 자전거를 되찾을 확률이 높아진다. 만약 CCTV가 없다면 자동차용 블랙박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CCTV 위치를 미리 파악하고 있거나 얼굴을 가리고, 옷을 바꿔 입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워서 접근하는 경우 신상파악이 어렵고, 차량을 이용한 절도나 CCTV 사각지대를 이용하는 경우라면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한 차량용 블랙박스의 경우 차량 소지자의 협조를 구하는 것과 차량에 남은 기록이 삭제된다면 증거로써 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큰 신뢰를 하기는 어렵다.

  

  

3. 보안장치, 맹신은 금물!

위 사진은 문구점이나 생활 잡화점에서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번호식 잠금장치와 가격이 저렴하지만 강철심이 들어있는 케이블 타이 형식 잠금장치다. 외관상으로는 튼튼해 보이지만 겉보기와 달리 벽돌이나 망치로 몇 번 후려치거나, 특수 열처리 된 절단공구를 이용하면 쉽게 망가진다. 왜냐하면 잠금장치 본체가 플라스틱이고 자물쇠 결합부 금속이 단조가공이 아닌 주물가공으로 만들어서 충격에 약하기 때문이다. 즉, 잠금장치 본체에 충격을 가하면 쉽게 파손된다. 실제로 기자는 3파운드 (약 1.6kg) 무게를 가진 망치로 잠금장치에 몇 번 충격을 가하자 잠금장치를 완전히 파손 시킬 수 있었다. 그에 비해 충격과 파괴에 강한 전문적인 제품군은 일반적인 절단 공구로는 파괴하기 어렵고 유압절단기나 앵글 그라인더 같은 전문 절단 공구를 사용해야 할 정도다. 이런 높은 신뢰도를 가진 보안장치는 분명 훌륭하다. 그러나 이런 보안장치도 시간만 충분하다면 얼마든 파손이 가능하다. 높은 절단성과 휴대성을 갖춘 전문 공구를 사용한 절도 범죄는 피할 수 없다. 즉, 신뢰도가 높은 잠금장치를 사용하고 있으니 도난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면 도난은 언제든 내 일이 될 수 있다. 

영국 런던 교통국이 제작한 자전거 도난 예방 영상에서는 하나 이상 그리고 일반적인 공구로 절단이나 파괴가 어려운 잠금장치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즉, 높은 보안등급의 잠금 장치를 사용한다고 도난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니지만 번거로운 보안장치는 절도를 어렵게 만들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절도를 포기하도록 만드는데 주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잠금장치를 휴대하기에는 제법 무겁기도 하고 설령 잠금장치를 안전하게 고정할 수 있는 사물이 없다면 보안을 기대하기 어렵다. 프로파일러 권일용 전 경정의 인터뷰에 따르면 “자전거는 추적의 위험이 있는 노트북 컴퓨터나 스마트폰보다 범죄부터 증거 인멸까지 추적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절도 목표물이 된다”. 라고 얘기한다.

 

 

4. 스마트폰 연동 보안장치

최근 자전거 도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폰과 연동시켜 자전거 절도를 시도할 경우 사용자에게 도난 경고 메시지를 전송하는 스마트 도난방지 장치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에서는 지문인식을 통해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제품도 출시되고 있으며, 자전거 프레임에 고정하는 경보기를 설치하여 자전거 절도를 시도하면 큰 소음이 발생해 도난을 어느 정도 예방하는 효과를 지닌 제품도 있다. 그러나 이런 제품들은 다소 비싼 가격, 배터리 방전, 분실, 침수로 인한 파손에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대표적으로 알려진 자전거 도난을 예방 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을 나열해보았고 그에 따른 장·단점도 살펴보았다. 각 예방법을 종합해보면 어느 한 가지 방법만 사용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냉정하게 말하면 자전거 절도범들이 각오를 하고 훔쳐간다면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해외의 경우는 심각하게도 총기나 흉기를 이용한 강도가 심심찮게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5.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전거 보안에 관해서는 딱히 정해진 정답이 없다. 상시 녹화 되는 CCTV와 믿을만한 보관 장소라면 높은 보안등급을 가진 잠금장치까지 사용할 필요까진 없겠다. 그러나 CCTV가 없고, 인적이 드물며, 우범지대 혹은 제법 오랜 시간 자리를 비워야한다면 여러 가지 잠금장치를 이용하여 최대한 도난을 어렵게 만드는 방법이 최선이다. 

일부 자전거 부품 제조사들과 완성차 업체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육각 볼트(Hex-bolt) 대신 톡스 볼트(Torx-bolt)로 스템과 안장을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제품을 생산하기도 한다. 또한 시트포스트 클램프의 경우 레버가 달려 있는 제품 보다 볼트 온(Bolt-on) 구조로 고정되는 방식이 더욱 안전하다. 요즘 출시되는 대부분 자전거는 바퀴 고정 방식이 퀵 릴리즈(Quick Release) 방식으로 제작되어 바퀴 탈착이 용이하다. 자동차에 싣고 이동, 정비와 수리가 편리한 장점도 있지만 뒤집어 말하면 바퀴에만 잠금 장치를 채워두면 바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도난당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바퀴 탈착이 약간은 불편하지만 보안 효과가 상대적으로 뛰어난 레버가 없는 고정 장치로 교체하여 사용하거나 퀵 릴리즈 장치에 잠금 보조 장치를 함께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러한 장치는 각 서스펜션 포크 제조사나 자전거 관련 용품 제조업체에서 호환되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니 부품 간 규격만 맞추면 얼마든지 사용 가능하다.

 

 

6. 완벽한 보안은 한 가지로만 이뤄질 수 없다. 

자전거 도난을 막는 것은 예방이 최선이다. 도난당했을 경우 되찾을 확률이 생각보다 낮은 물건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몇 가지 방법을 혼합해서 이용하는 것을 생각해야한다. 자신의 상황에 따라 높은 보안등급 제품과 CCTV를 동시에 이용한다거나 혹은 실내에 보관 할 수 있는 장소를 파악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보안 장치 사용법을 숙지해야한다. 아무리 뛰어난 성능을 가진 제품이라도 제대로 된 사용법과 주의사항을 지키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이상적인 방법은 자전거도 자동차처럼 정부에서 체계적으로 등록하고 관리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단기간에 그런 시스템을 구축하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의 유명 자전거 커뮤니티에 자신의 자전거 사진과 프레임에 각인된 차대번호를 기록해두어 만약에 도난을 당했을 경우 커뮤니티 회원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사진을 첨부하여 경찰에 도난 신고를 한다면 되찾을 수 있는 확률이 높다. 한 가지 방법으로만 도난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기자는 과거 캄보디아로 봉사 활동을 떠난 적이 있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귀국을 앞둔 무렵,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모두 도난당했다. 실내에 보관했고 무려 철창까지 설치된 4층 주택이었음에도 도난을 당했기에 무척 당황했는데 누군가 끊임없이 내 생활 패턴을 파악하고, 취약점을 파악해 훔쳐간 것이었다. 한국과 비교할 수 없는 불안한 치안 상태를 망각하고 방심한 대가가 너무도 컸다.다른 물건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방심하고 ‘이쯤이면 괜찮겠지?’, ‘설마, 잠깐인데 무슨 문제가 있겠어?’ 라고 방심하는 순간 언제든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안심(安心)과 방심(放心)은 한 글자 차이지만 그 대가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자전거 가치와 가격을 떠나 소중한 추억이 담긴 물건이라면 보안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신경을 쓰도록 하자. 자전거를 아끼고, 관리하는 만큼 더 큰 행복을 돌려줄 것이다.



글: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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