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요크셔에 뜬 16개의 무지개

조회수 2019. 10. 10. 17: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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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UCI 로드 월드챔피언십' 레인보우 져지의 주인공들

제92회 ‘2019 UCI 로드 월드챔피언십’ 16벌의 레인보우(Rainbow, 무지개) 져지의 주인공들이 결정됐다. 지난 9월 22일부터 29일까지 8일 동안 영국 요크셔(Yorkshire)에서 펼쳐진 ‘2019 UCI 로드 월드챔피언십’의 금메달은 모두 11개로, 개인 타임 트라이얼(ITT)에서 5개, 로드 레이스에서 5개, 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혼성 6인으로 구성된 팀 릴레이에 1개의 금메달이 각 부문 우승자들에게 수여됐다. 개인 타임 트라이얼과 로드 레이스는 각각 주니어 여성, 주니어 남성, 23세 미만 남성, 엘리트 여성, 엘리트 남성 등 5개 부문으로 나뉘어 치러졌다.

 

 

 

로드 레이스 엘리트 남성 우승, 매즈 페데르센

로드 월드챔피언십의 하이라이트인 로드 레이스 엘리트 남성 부문의 금메달은 폭우로 인한 미끄러운 코너, 반복되는 업힐, 추운 날씨 등이 겹치면서 많은 이변이 속출한 가운데, 덴마크의 매즈 페데르센(Mads Pedersen)이 차지했다. 그는 만 23세의 나이로 월드챔피언십 로드 레이스에서 우승한 최초의 덴마크 선수가 됐다.

 

영국 요크셔의 리즈(Leeds)에서 출발해 해러게이트(Harrogate)의 서킷으로 향하는 남성 엘리트 부문의 로드 레이스는 폭우로 일부 도로와 업힐 초입의 도로가 침수되는 등 기상 상태로 인해 코스가 단축, 운영될 수밖에 없었다. 레이스의 총 거리는 285km에서 261km로 줄었고, 총 해발상승고도 역시 약 3800미터에서 3400미터로 줄어들었다. 단축된 코스를 만회하기 위해 당초 7바퀴를 돌 예정이었던 해러게이트의 서킷은 9바퀴로 늘어났다.

펠로톤(Peloton, 집단의 메인그룹)에서는 악천후의 틈을 타 이변의 깜짝 우승을 노리는 어택이 난무하면서, 펠로톤의 조직력은 레이스 후반으로 갈수록 붕괴되었다. 또한, 많은 우승 후보들이 메인그룹에서 지쳐 떨어져나갔다. 결국 결승점까지 5km를 남기고 매즈 페데르센, 마테오 트렌틴(Matteo Trentin), 스테판 쿵(Stefan Küng), 이 3명의 선두그룹이 포디엄의 자리를 경합하게 됐다.

 

3명의 선수 중 스프린트 실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트렌틴이 피니시까지 200m 남기고 가장 먼저 스프린트를 시도했지만, 곧바로 매즈 페데르센이 마테오 트렌틴을 추월해 결승점을 통과하면서 레인보우 져지를 입게 됐다.

매즈 페데르센은 “결승선을 봤을 때 모든 고통이 사라지고 좋은 스프린트를 할 수 있기를 바랐다”며 “6시간 반 동안 자전거를 탔고, 모두가 한계에 다다랐다. 스프린트에서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하루 종일 선두그룹에서 집중하고 최선을 다했다”라는 우승 소감을 남겼다.

 

한편, 눈앞에서 금메달을 놓친 이탈리아의 마테오 트렌틴은 은메달에 만족하지 못한 듯 시상식 내내 넋이 나간 무표정을 유지했다. 동메달은 스위스의 스테판 쿵이 차지했다.

 

 

 

로드 레이스 엘리트 여성 부문 우승, 안네미크 반 블로텐

브래드퍼드(Bradford)에서 출발해 해러게이트로 향하는 149.4km의 로드 레이스 엘리트 여성 부문의 금메달은 네덜란드의 안네미크 반 블로텐(Annemiek van Vleuten)이 차지했다.

 

우승 후보였던 안네미크 반 블로텐은 결승점을 무려 105km나 남겨두고 과감한 솔로 어택을 시작했고, 개인 타임 트라이얼 엘리트 여성 부문 동메달에 그친, 본인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 성적을 만해하려는 듯 추격조를 2분 이상 따돌리며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해 레인보우 져지를 차지했다.

예상하지 못한 안네미크 반 블로텐의 어택으로 펠로톤의 조직력은 와해됐고, 다른 우승 후보들이 추격조를 형성했지만 안네미크 반 블로텐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은메달은 네덜란드의 안나 반 데르 브레겐(Anna van der Breggen)에게, 동메달은 블로텐의 팀 동료인 오스트레일리아의 아만다 스프랫(Amanda Spratt)에게 돌아갔다.

안네미크 반 블로텐은 “100km 이상의 독주는 미친 계획이었고, 사실 계획되지 않은 작전이었다”며 “나는 그저 업힐에서 열심히 달리고 싶었고, 그것이 우리 팀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다음 나와 펠로톤과의 거리 차이가 생겼고, 나의 독주가 시작됐다. 타임 트라이얼보다 레인보우 져지를 더 많이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로드 레이스 월드챔피언이 되는 것은 큰 꿈이었고, 내가 결승선을 넘었을 때 요크셔의 많은 사람들의 응원은 환상적이었다”라는 우승 소감을 밝혔다.

 

 

 

로드 레이스 23세 미만 남성 부문 우승, 사무엘 바티스텔라

강한 비바람 때문에 레이스의 총 거리가 171.6km로 줄어들어 진행된 23세 미만 남성 부문 로드 레이스는 돈캐스터(Doncaster)를 출발해 해러게이트로 향하는 초반부터 날씨로 인한 많은 사고가 발생했다. 많은 선수들이 낙차 후 메인그룹으로 복귀하며 레이스 후반까지 많은 어택이 이어지는 가운데, 7명의 선두그룹이 레인보우 져지를 놓고 마지막까지 서로를 견제하며 스프린트 경합을 펼쳤고, 네덜란드의 닐스 에크호프(Nils Eekhoff)가 가장 먼저 결승점을 넘었다. 

하지만 닐스 에크호크는 레이스 초반에 일어난 사고 이후 너무 오랫동안 팀카 뒤에서 드래프팅(Drafting)을 하며 메인그룹으로 복귀했다는 이유로, 경기가 끝난 후 실격 처리됐다. 닐스 에크호크는 눈물을 훔치며 행사장을 떠나야만 했고, 로드 레이스 23세 미만 남성 부문의 레인보우 져지는 이탈리아의 사무엘 바티스텔라(Samuele Battistella)에게 돌아갔다. 은메달은 스위스의 스테판 비제거(Stefan Bissegger)에게, 동메달은 영국의 톰 피콕(Tom Pidcock)에게 돌아갔다.

한편, 128km 지점에서 곧바로 실격 처리를 하지 않은 채, 경기 종료 15분이 지난 후 비디오 판독에 의한 실격 처리를 진행한 UCI에게 수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네덜란드 사이클링 팬들의 비판에 UCI는 닐스 에크호프의 드래프팅 영상을 공개했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로드 레이스 주니어 여성 부문 우승, 매건 재스트랩

돈캐스터(Doncaster)를 출발해 해러게이트로 향하는 로드 레이스 주니어 여성 부문(86km)의 레인보우 져지는 미국의 매건 재스트랩(Megan Jastrab)이 차지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많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일어났던 레이스에서 매건 재스트랩은 타임 트라이얼 주니어 여성 부문 우승자인 아이굴 가르에바(Aigul Gareeva)에 함께 카운트어택을 시도하여 포디엄의 자리를 노렸고, 메인그룹의 많은 선수들이 추격에 나섰다.

그런데 결승점을 300미터 남겨둔 오르막이 끝나는 지점에서 대형 낙차사고가 발생하면서 메인그룹은 큰 혼란에 빠졌고, 매건 재스트랩만이 남은 메인그룹 선수들의 스프린트를 따돌리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은 벨기에의 줄리 드 와일드(Julie de Wilde)가, 동메달은 네덜란드의 리케 누이젠(Lieke Nooijen)이 차지했다.

 

 

 

로드 레이스 주니어 남성 부문 우승, 퀸 시몬스

리치먼드(Richmond)를 출발해 해러게이트로 향하는 로드 레이스 주니어 남성 부문(148.1km)의 레인보우 져지는 주니어답지 않은 수염이 인상적인 미국의 퀸 시몬스(Quinn Simmons)가 차지했다.

레이스 도중 내린 비로 인해 많은 낙차 사고가 발생했고, 많은 어택으로 메인그룹의 인원은 자연스럽게 줄어들었으며, 결승점을 약 53km 남겨두고 미국선수 2명, 영국, 스페인 체코 선수 각 1명씩, 총 5명의 선두그룹이 형성됐다. 퀸 시몬스는 이 그룹에 솔로 어택을 시도하여 관중에서 성조기를 받아 목에 걸치는 등 여유 있는 모습으로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다.

 

은메달은 이탈리아의 알레시오 마르티넬리(Alessio Martinelli)에게 돌아갔고, 동메달은 추격그룹의 발을 묶어 퀸 시몬스의 우승을 도운 미국의 매그너스 셰필드(Magnus Sheffield)가 스프린트 경합 끝에 차지했다.

 

 

 

개인 타임 트라이얼 엘리트 남성 부문 우승, 로한 데니스

노스앨러튼(Northallerton)을 출발해 해러게이트로 향하는 개인 타임 트라이얼 엘리트 남성 부문의 레인보우 져지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로한 데니스(Rohan Dennis)가 차지했다.

 

디펜딩챔피언인 로한 데니스는 소속팀인 바레인 메리다(Bahrain Merida)의 TT(타임 트라이얼) 바이크와 장비가 아닌 개인의 TT 바이크와 장비로 출전하여 54km의 거리를 1시간 5분 5초의 기록으로 주파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은 로한 데니스 보다 1분 08초 93 늦은 벨기에의 렘코 이벤테포엘(Remco Evenepoel)가 차지했으며, 그는 만 19세의 나이로 월드챔피언십 개인 타임 트라이얼 엘리트 남성 부문 포디엄에 오른 최연소 선수가 됐다. 동메달은 이탈리아의 필리포 간나(Filippo Ganna)가 차지했다.

 

 

 

개인 타임 트라이얼 엘리트 여성 부문 우승, 클로에 디에르트 오언

리폰(Ripon)을 출발해 해러게이트로 향하는 개인 타임 트라이얼 엘리트 여성 부문의 레인보우 져지는 미국의 클로에 디에르트 오언(Chloé Dygert Owen)이 차지했다. 30.3km의 거리를 42분 11초 57의 기록으로 주파하며 금메달을 목에 건 클로에 디에르트 오언은 올해 트랙 부문 단체 추발과 개인 추발 월드챔피언에 등극한 바 있다.

 

은메달은 네덜란드의 안나 반 데르 브레겐(Anna van der Breggen)가 차지했으며, 그녀는 로드 레이스 엘리트 여성 부문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메달은 네덜란드의 안네미크 반 블로텐(Annemiek van Vleuten)이 차지했다.

 

 

 

개인 타임 트라이얼 23세 미만 남성 부문 우승, 미켈 비제르

리폰(Ripon)을 출발해 해러게이트로 향하는 개인 타임 트라이얼 23세 미만 남성 부문의 레인보우 져지는 덴마크의 미켈 비제르(Mikkel Bjerg)가 차지했다. 오전부터 내린 폭우로 도로 곳곳이 침수된 채 진행된 경기에서 만 20세인 미켈 비제르는 지난 2017년 2018년 이 대회, 이 부문 우승에 이어 올해까지 3연패의 영광을 안은 최초의 선수가 됐다. 은메달은 미켈 비제르 보다 26초 45 늦게 들어온 미국의 이안 개리슨(Ian Garrison)이 차지했다. 동메달은 이안 개리슨 보다 1초 늦은 미국의 브랜든 맥널티(Brandon McNulty)가 차지했다.

 

  

 

개인 타임 트라이얼 주니어 여성 부문 우승, 아이굴 가르에바

해러 게이트에서 펼쳐진 개인 타임 트라이얼 주니어 여성 부문의 레인보우 져지는 러시아의 아이굴 가르에바(Aigul Gareeva)가 차지했다. 우승 후보로 전혀 손꼽히지 않았던 아이굴 가르에바는 결승점을 앞두고 코스를 이탈하는, 타임 트라이얼에서는 상당히 큰 실수를 범했으면서도 불구하고 13.7km의 거리를 22분 16초 22의 기록으로 주파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은 아이굴 가르에바 보다 3초 61 늦게 들어온 네덜란드의 시린 반 안루이(Shirin van Anrooij)가, 동메달은 아이굴 가르에바 보다 10초 93 늦은 엘리너 벡스테트(Elynor Bäckstedt)가 차지했다.

 

 

 

개인 타임 트라이얼 주니어 남성 부문 우승 ,안토니오 티베리

해러게이트에서 펼쳐진 개인 타임 트라이얼 주니어 남성 부문의 레인보우 져지는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티베리(Antonio Tiberi)가 차지했다.

 

출발하자마자 크랭크암이 빠져버리는 기재트러블로, 안토니오 티베리는 본인의 TT 바이크가 아닌 팀의 예비용 TT 바이크로 교체해야만 했다. 독주 내내 침착함을 잃지 않은 안토니오 티베리는 불운을 떨쳐내며 타임 체크마다 상위에 이름을 올리더니 결국 27.6km의 거리를 38분 28초 25의 기록으로 가장 빠르게 들어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은 네덜란드의 엔조 레이진(Enzo Leijnse)이, 동메달은 독일의 마르코 브레너(Marco Brenner)가 차지했다.

 

  

 

팀 타임 트라이얼 혼성 릴레이 부문 우승, 네덜란드

올해 처음 도입된 팀 타임 트라이얼(TTT) 혼성 릴레이 부문은 우승은 네덜란드가 차지했다. 총 6명으로 한 팀을 구성하는 TTT 혼성 릴레이 부문은 3명의 남성 팀이 먼저 출발해서 결승점을 통과하면 곧바로 3명의 여성 팀이 출발하는 형식의 경기로, 일반적인 TTT 경기처럼 가장 빠른 시간을 기록한 3개 팀이 포디엄에 오른다.  

루신다 브랜드(Lucinda Brand), 라이잔 마르쿠스(Riejanne Markus), 에이미 피터스(Amy Pieters), 코엔 부우먼(Koen Bouwman), 보케 몰레마(Bauke Mollema), 조스 반 엠덴네덜란드(Jos van Emden)로 구성된 네덜란드는 27.6 km의 거리를 38분 27초 60의 기록으로 주파해 6벌의 레인보우 져지를 차지했다. 은메달은 네덜란드 보다 22초 75 늦은 독일이, 동메달은 네덜란드 보다 51초 27 늦게 들어온 영국이 차지했다.

한편, ‘2019 UCI 로드 월드챔피언십’에 참가하여 월드챔피언의 자리에 등극한 선수들은 앞으로 1년 동안 해당 부문의 경기에서 레인보우 져지를 입고 출전하는 영광까지 누리게 됐다. 흰색 바탕에 파랑, 빨강, 검정, 노랑, 녹색의 가로줄무늬가 가슴, 목, 소매 부분에 들어간 레인보우 져지는 사실상 무지개 보다는 올림픽 오륜기의 색상과 콘셉트에 더 가깝다. 때때로, 레인보우 져지를 입은 월드챔피언들에게 불운한 시즌이 이어지면서 ‘레인보우 져지의 저주’라는 용어가 생기기도 했지만, 저주는 미신일 뿐이고 새로운 월드챔피언들의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글: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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