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MTB 장르, 그에 맞는 구동계 선택은?

조회수 2019. 4. 26. 19:45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지난 3월 17일부터 24일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세계 유일의 연속 스테이지 MTB 대회인 압사 케이프 에픽(Absa Cape Epic)이 있었다. 뉴질랜드 로토루아에서는 3월 19일부터 24일까지 선수들의 다양한 기술을 볼 수 있는 크랭크웍스가 진행됐다. 둘 다 MTB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열릴 수 있는 이유는 서로 장르가 다르기 때문이다.

MTB 장르가 처음부터 이렇게 많지는 않았다. 애초에 MTB라는 존재가 생소하던 시절도 있고, 크로스컨트리와 다운힐 두 가지로 분류하던 때도 있다. 크로스컨트리에는 리지드 바이크가 쓰이고 다운힐용 더블크라운 서스펜션 포크 트래블이 80mm 정도였던 때도 있지만, 이제는 크로스컨트리에도 100mm가 쓰이고 다운힐 MTB의 서스펜션 트래블은 대부분 200mm, 간혹 그 이상인 경우도 있다. 서스펜션 기술이 발전하고 트래블이 늘어나면서 그 중간의 장르도 생기기 시작했다.

크로스컨트리와 다운힐 사이에 트레일, 올마운틴, 엔듀로 등이 등장했고, 트래블과는 별도로 더트 점프, 슬로프스타일 등 타는 방식에 따른 분류도 생겼다. 크랭크웍스는 더트 점프, 슬로프스타일, 다운힐 등이고 압사 케이프 에픽은 크로스컨트리인 만큼 사용하는 자전거도, 복장도, 출전 선수도 전혀 다르다.

먼저 케이프 에픽에 사용된 자전거를 보자. 크로스컨트리용 경량 풀서스펜션 MTB다. 대부분 트래블은 100mm, 휠 사이즈는 29인치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지형을 빠르게 달릴 목적으로, 변속 폭이 넓은 기어를 달았다. 막강한 챔피언 니노 슐터가 1위인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는 어떤 자전거가 주어지더라도 1위를 했을 것이다. 다른 선수들의 목표는 2위라고 보면 된다. 그런 의미에서, 2위의 자전거를 살펴보자.

마누엘 퓨믹(Manuel Fumic), 엔히크 아반치니(Henrique Avancini) 두 선수가 팀을 이룬 캐논데일 팩토리 레이싱 팀이 2위를 차지했고, 그들의 자전거에는 시마노 XTR 구동계와 브레이크가 달려 있다. 스프라켓은 10-51T 12단, 체인링은 36T다.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제품에는 34T 체인링이 장착돼 있어 전체적으로 조금 가벼운 기어를 밟을 수 있다.

싱글 체인링으로 만족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시마노는 XTR에 더블 체인링 라인업을 갖췄다. 기어 조합은 38/28T 한 가지이며, 리어 스프라켓은 10-45T를 사용해야 한다. 특이한 것은 앞 변속레버 모양이다. 케이블을 당기는 레버와 풀어주는 레버가 따로 있는 뒤 변속레버와 달리 앞 변속레버는 모노 레버를 밀어서 케이블을 당기고 다시 밀면 풀어주는 방식이다.

XTR 브레이크는 M9100과 M9120으로 나뉜다. 캐논데일 팩토리 레이싱 팀이 케이프 에픽에서 사용한 자전거에는 M9100이 장착돼 있었다. M9100은 경량화에 집중한 2피스톤 캘리퍼 방식의 브레이크다. 반면 M9120은 트레일용으로 만들어진 4피스톤 방식이다. M9120 레버는 공구 없이 리치 조절이 가능하고, 십자드라이버를 활용해 프리스트로크 조절도 할 수 있다.

크랭크웍스는 이름과 달리 크랭크가 많이 돌지 않는다. 슬로프스타일, 펌프트랙, 듀얼 스피드 & 스타일, 듀얼 슬라럼, 다운힐 등의 종목이 있는데, 페달을 돌리기보다는 펌핑으로 속도를 붙이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가장 크랭크가 많이 도는 종목은 정해진 내리막 코스를 빠르게 달려 시간 기록을 재는 다운힐이다.

다운힐에서는 내구성과 신뢰도가 중요하다. 많은 경쟁사에서 카본 크랭크를 생산할 때에도 금속을 고집했을 만큼 시마노의 신뢰도는 높다. 그 중에서도 다운힐용 그룹셋인 세인트는 여러 선수가 레이스에 사용하며 검증한 부품이며 여러 완성차 제조사에서도 다운힐 바이크에 세인트를 사용하고 있다.

세인트 그룹셋의 코드명은 M820이다. 트리플 체인링이 대세이던 시절에도 다운힐 라이더들은 ‘남자라면 한 장!’을 외쳤다. 그런 만큼 다운힐용 그룹셋인 세인트는 앞에 한 장의 체인링을 사용한다. 할로우테크Ⅱ 기술이 적용돼 강성이 높고, 크랭크 스핀들과 페달 장착 부분에는 스틸 소재를 사용했다. FC-M820은 68, 73mm BB에, FC-M825는 83mm BB에 맞고, 체인링 옵션으로는 34, 36, 38T가 있다.

세인트 M820 시리즈는 2013년에 등장했고, 10단에 맞춰져 있다. 좁은 바위틈을 지날 때 돌출된 디레일러가 파손되지 않도록 디레일러의 돌출을 줄이는 쉐도우 기술이 적용됐고, 주행 중 노면 충격에 의해 체인이 흔들리지 않도록 체인 스태빌라이저가 장착돼 있다. 다른 디레일러와 세인트의 가장 큰 차이점은 슈퍼 와이드 링크다. 다른 디레일러보다 링크 폭이 두 배로 넓어서 뒤틀리지 않고 내구성도 높다.

세인트 브레이크는 XTR M9120과 상당히 닮았다. 레버는 리치와 프리스트로크 조절이 가능하고, 레버 블레이드는 2핑거 방식이다. 캘리퍼는 4피스톤 방식으로, 듀얼 다이아 쿼드 피스톤이 적용돼 있다. 하나의 캘리퍼에서 앞에 있는 두 개와 뒤에 있는 두 개 피스톤 지름이 다른 것이다. 강한 제동력을 발휘하면서도 부드럽게 잡혀서, 급경사 내리막에서도 과감한 브레이크 조작이 가능하다.

 

 

 

우리는 레이서가 아니다

XTR이나 세인트는 레이스를 위한 부품이다. 내구성과 신뢰도를 갖추고 경량화까지 했지만, 그런 만큼 가격은 다소 높은 편이다. 특히 다운힐에서는 많은 기어가 필요하지 않다고 해도 11단, 12단을 넘어 13단까지 등장한 지금 10단인 세인트는 시대착오적이라는 느낌도 든다. 누구나 이런 레이싱 부품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마노는 다양한 그룹셋을 갖추고 있어서 라이딩 방식이나 예산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크로스컨트리와 다운힐 중간에 있는 장르에서는 그에 맞는 부품이 필요하다.

크로스컨트리를 좋아하고 어느 정도 금액을 쓸 수 있다면 XT가 적합하다. XTR과 비슷하지만 소재와 마무리, 무게에 차이가 있고 가격은 XTR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FC-M8000 시리즈에는 싱글, 더블은 물론 트리플 체인링 버전도 있어서 더 넓은 변속 폭을 활용할 수 있다. 크랭크 암 내부를 비운 할로우테크Ⅱ 기술이 적용됐고, 체인링은 각각의 소재를 다르게 해서 내구성과 경량화의 균형을 맞췄다.

XT M8000 브레이크에도 XTR M9120처럼 리치와 프리스트로크 조절 기능이 있다. 지금은 XTR이 두 가지 버전으로 나오지만, XC 레이스용으로 경량화에 집중한 모델만 나오던 시절에는 조절 기능을 이유로 XT를 선택하는 사람도 있었다. XTR은 M9100과 M9120을 따로 나눠 조절 기능이 없으면 2피스톤, 조절 기능이 있으면 4피스톤을 사용해야 하지만 XT는 2피스톤 캘리퍼와 4피스톤 캘리퍼가 같은 레버를 쓴다. 물론 크로스컨트리가 목적이라면 2피스톤을 사용하는 게 좋겠다.

XT가 XTR의 아래 등급인 것처럼 다운힐에서는 세인트 아래 등급으로 지(Zee)가 있다. 36T 싱글 체인링이 포함되며 옵션으로 34T, 38T가 있다. 68/73mm BB에는 FC-M640을, 83mm BB에는 FC-M645를 사용해야 하며, 크랭크 스핀들은 내구성을 위해 강력한 스틸 소재를 사용했다.

 

세인트에 비해서는 조금 좁지만 지 뒤 디레일러 링크도 꽤 넓은 편이다. M640 시리즈인 지는 세인트 M820보다 먼저인 2012년에 등장했다. M820이 아니라 그 전 버전인 M810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세인트처럼 10단이며, 쉐도우 테크놀로지와 체인 스태빌라이저가 적용돼 있어 험한 다운힐 코스에서 큰 충격을 받아도 체인이 많이 튀지 않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지 브레이크 캘리퍼는 세인트와 같은 듀얼 다이아 쿼드 피스톤이 적용돼 있고, 레버에서 그 차이가 눈에 띈다. 프리스트로크 조절 기능이 없고, 리치 조절은 손으로 할 수 없어 육각렌치를 활용해야 한다. 레버 블레이드에는 요철을 줘서 미끄러지지 않게 해 안정적인 브레이크 조작이 가능하다.

SLX는 XT보다 한 단계 아래 등급의 그룹셋이다. 그러나 등급 외에도 XT와 SLX에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사용 목적과 용도가 같으면서 등급 차이를 둔 것이 XTR과 XT라면, XT와 SLX는 약간의 용도 차이가 있다. 2008년 SLX가 처음 등장하기 전까지 XT 아래 등급의 명칭은 LX였다. 그러나 SLX로 이름이 바뀌면서 다소 과격한 라이딩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부품 성격이 바뀌었다. 더블체인링에 배쉬가드가 장착된 크랭크세트가 있었고, 크랭크암 형태도 더 튼튼해 보인다.

9단으로 시작했던 SLX는 2010년에 10단, 2016년에 11단으로 발전했다. 역시나 쉐도우 디자인과 체인 스태빌라이저가 적용돼 있다. 즉각적이고 부드러운 변속이 가능하도록 스프라켓을 따라 디레일러가 움직이도록 경사각을 최적화한 것도 장점이다. SLX는 크로스컨트리보다는 올마운틴이나 엔듀로 장르에 적합하다.

가격을 낮춘 SLX 브레이크에 프리스트로크 조절 기능은 없으나, 리치 조절은 공구 없이 손으로 할 수 있다. 평소에는 한 손가락으로 브레이크를 잡다가, 강한 제동력이 필요할 때는 두 손가락을 사용할 수 있도록 레버 블레이드 사이즈는 2핑거 브레이킹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2피스톤 방식 캘리퍼는 예측 가능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모든 MTB 라이딩 스타일에 적합하게 설계됐다.

XTR, XT, LX 아래에 STX-RC라는 등급이 있었다. 이제는 기억하는 사람도 몇 없을 테지만, 당시 STX-RC로 구성된 완성차는 거의 볼 수 없었고 부품을 따로 구하기도 어려웠다. 완성차에 일부 부품이 달린 정도였다. 그 뒤를 잇는 라인업이 데오레인데, 데오레가 등장하면서 부품을 구하기도 쉬워졌고, 데오레 부품으로 구성된 완성차도 꽤 많이 등장했다. 알리비오, 아세라, 알투스 라인업도 산악용으로 분류돼 있고 실제 사용도 해 봤지만 본격적인 산악 라이딩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던 만큼 데오레의 등장은 혁신이었다.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까지도 데오레는 입문용 MTB 부품의 대명사로 취급된다. 초기 모델은 투박하고 엉성해 보이는 부분이 꽤 있었지만, 꾸준히 개선돼서 지금은 상급 부품과 비슷한 형태를 보여준다. FC-M6000은 할로우테크Ⅱ 기술과 4암 스파이더가 적용돼 있다. 크랭크 암 길이는 170, 175mm 두 가지이며 체인링 사이즈는 34/24T, 36/26T, 38/28T 세 가지의 더블체인링과 40/30/22T로 구성된 트리플체인링이 있다.

앞 디레일러는 체인링 수와 프레임 형태에 따라 다양한 모델이 존재한다. 트리플체인링에는 FD-M6000, 더블체인링에는 FD-M6020과 FD-M6025를 사용하면 된다. FD-M6020은 사이드 스윙, FD-M6025는 탑스윙 또는 다운스윙 방식이라는 차이가 있고, 프레임 형태에 따라 다이렉트, E-타입 마운트, 로우, 미들, 하이 클램프 옵션이 있으므로 자신의 자전거에 어떤 제품이 맞는지 잘 확인하고 선택하자.

뒤 디레일러에는 상위 모델과 마찬가지로 쉐도우 테크놀로지와 체인 스태빌라이저가 적용돼 있다. 풀리 케이지가 긴 SGS 버전과 중간 길이인 GS 버전이 있는데 SGS 버전은 트리플체인링, GS 버전은 더블 체인링과 호환된다. 주의할 것은 스프라켓 사이즈다. SGS가 지원하는 가장 큰 스프라켓은 36T, GS는 42T이다. 트리플 체인링과 11-42T 스프라켓을 동시에 사용할 수는 없다. 더블 체인링에 11-42T 스프라켓, 트리플 체인링에 11-36T 스프라켓이 호환된다.

SLX 브레이크 레버에 있던 리치 조절용 손잡이가 데오레에는 빠져 있다. 리치 조절은 공구를 이용해야 한다. 두 손가락으로 잡을 수 있게 2핑거 레버 블레이드가 적용됐고, 사용 범위는 XC에서 올마운틴까지를 권장한다. 브레이크 패드 이탈을 방지하는 마운트는 볼트 방식 대신 분할 핀 방식을 사용해 나사산을 만드는 수고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했다.

다운힐 라인업인 세인트와 지, XC와 트레일 라이딩을 위한 XTR, XT, SLX와 데오레, 다소 캐주얼한 라이딩에 적합한 알리비오, 아세라, 알투스처럼 특정한 이름이 붙지 않고 크게 시마노 로고가 쓰인 부품이 종종 보이는데, 이런 부품들을 논-시리즈(Non-Series)라고 부른다. 로드바이크 완성차에서 꽤 자주 볼 수 있는 FC-RS500, MTB 완성차에 쓰이는 MT500 브레이크 등이 대표적이다. 라인업에 해당하는 부품이 M뒤에 네 자리 숫자가 붙는 것과 달리 논-시리즈 부품은 MT뒤에 세 자리 숫자가 붙고, 그 숫자로 어느 정도 등급인지 판단할 수 있다.

열심히 부품을 살펴봤지만, 대부분의 라이더가 원하는 부품을 선택해서 조립하기보다는 제조사에서 만든 완성차를 구입한다. 우선 고려할 사항은 프레임과 포크다. 휠도 중요하지만, 제조사에서는 완성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저렴한 휠을 장착하는 경우가 많다. 휠 업그레이드를 생각한다면 부품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같은 제조사의 같은 등급 부품으로 만들어진 자전거가 있는가 하면, 같은 제조사라도 등급이 다른 부품을 섞어서 쓴 제품도 있다. 혹은 한 자전거에 서로 다른 제조사의 부품이 장착되기도 한다. 자전거 제조사에서 제시한 구성인 만큼 문제가 생길 확률은 0에 수렴한다. 그러나 단순히 문제가 없는 것과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시마노는 다이나시스 테크놀로지와 I-스펙 레버 통합장치, 브레이크에 적용된 서보 웨이브와 아이스 테크놀로지 등 다양한 기술로 어떤 코스, 어떤 상황에서도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는 부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마노의 다양한 라인업에서는 나의 라이딩 스타일과 달릴 코스, 예산에 맞는 최적의 부품을 찾을 수 있다.



글: 함태식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