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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램 AXS 론칭, 구동계 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접근

조회수 2019. 2. 13. 17: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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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에 변속 케이블이 없는 니노 슐터의 자전거가 목격됐고, 작년 말에는 사이타마 크리테리움과 유러피언 사이클로크로스 챔피언십에서 12단 스램 이탭의 모습이 보였다. 로드바이크 12단도, 이글의 무선화도 예견된 일이었다. 그러나 스램은 이미 알려진 기술을 통합하는 정도로 끝내지 않았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했고, 지난 1월 미국 애리조나 투싼에서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론칭 이벤트를 열었다.

지금의 소비자들은 제조사가 만들어낸 물건 자체보다는 그것을 만든 이유에 관심을 갖는다. 스램은 과거 어느 때보다 향상된 실력을 가진 현재의 라이더를 위해, 그들이 필요로 하는 그룹셋을 만들었다고 한다. 과거로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를 바탕으로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 갈지에 초점을 맞춰서 개발했다. 이번 신제품에는 부품 간의 무선 연결, 그리고 라이더가 이용하기 쉽다는 점 등을 강조한 AXS(액세스, access)라는 이름이 붙는다.

스램 AXS에는 MTB용 무선 변속 시스템인 이글 AXS, 무선 가변 시트포스트 리버브 AXS, 로드바이크용 신형 구동계 레드 이탭 AXS가 있다. 여기에 AXS 앱을 더해 시스템의 통합을 이뤄낸다. 각각의 부품에 연결해 배터리 상태를 확인하고, 라이더 개인에 맞게 조작 방식을 바꾸고, 정비 주기를 알려주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기존 제품과 가장 큰 차이는 ‘X-레인지’라는 기어 구성이다. 10T 코그를 추가한 12단 스프라켓의 등장과 함께 앞 체인링 구성도 바뀌었다. 스탠더드, 미드콤팩트, 콤팩트 같은 기존 상식이 스램 액세스에는 통하지 않는다. 아우터 체인링과 이너 체인링의 T수 차이를 13개로 제한해서 한 번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지 않게 했고, 예전 기준에 비해 변속 범위는 더 넓다.

 

 

설명은 짧게, 직접 경험하라

새롭고 특별한 제품을 만들어 낸 만큼 자세하고 긴 설명이 있으리라는 예상과 달리 공식 행사 첫 날 오전의 프레젠테이션은 짧게 끝났다. 레드 이탭 AXS의 조작법은 기존의 레드 이탭과 같은 만큼 직접 타고 경험하라고 하면서 다시 한 번 엠바고를 강조했다. 제품 공개를 막은 이유가 특이하다. 기다리다 지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기사가 나갈 때쯤이면 거의 모든 나라에서 스램 AXS 구입이 가능하다.

프레젠테이션 후에는 데모 존으로 이동했다. 기자들이 탈 자전거가 차량과 천막으로 구성된 정비 부스에서 잘 준비돼 외부의 거치대에 걸려 있었다. 사전에 보낸 라이더 데이터를 반영하고 전날 저녁, 혹은 당일 아침에 전달된 페달과 액세서리를 장착해 뒀다. 미세조정, 사이클링컴퓨터와의 연결 등 출발 전 준비로 상당히 분주했다.

첫 날 탄 자전거는 스페셜라이즈드 에스웍스 타막이다. 레드 이탭 AXS와 짚 303 NSW 휠세트, 짚 스템과 핸들바 등으로 구성돼 있다. 체인링은 48/35T, 스프라켓은 10-28T로 기존의 52/36T, 11-28T 조합보다 변속 폭은 조금 넓고 체인링이 작아진 만큼 무게는 더 가볍다.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를 선호해서 다소 무거운 자전거를 타다가 이런 가벼운 자전거를 탈 수 있어 상당히 기대가 된다.

로드 라이딩 코스는 숙소에서 출발해서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53km 정도의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길이었다. 선두에서 속도를 조절했지만 상당히 빠른 페이스로 진행됐다. 현지 날씨를 예상하지 못해 겨울 의류만 가져가 조금 힘들었지만 가벼운 자전거와 신형 부품 덕분에 처지지 않고 달릴 수 있었다.

오르막은 생각보다 길었고, 아우터 체인링으로 시작했으나 결국엔 이너 체인링을 쓸 수밖에 없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양쪽 레버를 동시에 누르는 앞 변속은 하지 않았다. 시퀀셜 시프트(Sequential Shift) 모드에서는 한쪽 레버만 조작해도 앞 변속이 되기 때문이다. 레드 이탭 AXS에 적용된 시퀀셜 시프트(Sequential Shift)와 컴펜세이팅 시프트(Compensating Shift)는 기어비의 급격한 변화를 막아 케이던스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게 해 주는 기술이다.

시퀀셜 시프트는 왼쪽 레버로 다운 시프트를, 오른쪽 레버로 업 시프트를 하는 방식이다. 풀 아우터를 시작으로 변속을 하다가 체인이 스프라켓의 특정 지점을 넘어서면 앞 변속을 통해 적절한 기어비를 유지해 준다. 컴펜세이팅 시프트는 앞 변속을 했을 때 기어비가 크게 변하지 않도록 자동으로 뒤에서 한두 개의 변속을 해 주는 방식이다.

11단 레드 이탭을 쓰고 있는 입장이지만 신형의 장점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더 확실하고 편해진 레버 조작과 빨라진 변속 속도, 더 넓으면서도 촘촘한 변속 폭과 앱을 활용한 세팅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스램 레드 이탭 AXS는 모두의 짐작처럼 단순히 스프라켓 한 장을 더한 수준이 아니다.

 

 

경험 그 이상의 정보

오전에 생략했던 설명은 라이딩과 점심식사 후에 이어졌다. 로드바이크용 그룹셋인 레드 이탭 AXS에 관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넓은 변속 범위와 촘촘한 기어 간격, 부드럽고 조용하면서 신뢰도 높은 라이딩, 라이더가 원하는 움직임을 정확히 원하는 때에 해 주는, 여전히 무선 방식인 시스템이라는 게 레드 이탭 AXS의 주요 특징이다.

로드용으로 설계된 레드 이탭 AXS는 기계적인 성능 향상, 전기 부문의 혁신, 파워미터의 통합을 이뤄냈고, 더블체인링 시스템인 2x HRD, 싱글체인링 방식인 1x HRD, 트라이애슬론용의 1x TRI HRD 세 가지 버전으로 나뉜다.

기계 부분에서 첫 번째로 강조한 것은 시스템 엔지니어링이다. 전동 변속에 맞는 전혀 새로운 구동계 시스템이며, 11-32T 스프라켓을 사용하기 위한 와이플라이(Wi-Fli) 디레일러가 따로 있는 지금의 방식과 달리 디레일러 하나로 모든 규격의 스프라켓에 사용할 수 있다. 당연히 앞 디레일러도 세 가지 체인링 규격 모두와 호환된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X-레인지는 기존의 기어 세팅과는 전혀 다르게 구성돼 있다. 스램은 항상 올바른 기어를 사용하게 해 주는 부드러운 변화로 빠르게, 멀리, 쉽게 갈 수 있으며 최근의 고성능 자전거와 유능한 라이더에게 이상적인 기어라고 한다. 새로운 한계에 도전할 수 있는, 더 넓은 변속 폭의 진보적인 기어 구성이다.

앞 체인링 T수 차이는 13개로 제한했고, 50/37T, 48/35T, 46/33T 세 가지 구성이 있다. 스프라켓은 새로운 프리허브바디 규격인 XDR 전용이며 10-26T, 10-28T, 10-33T가 있다. X-레인지 기어 구성과 기존의 스탠더드, 미드콤팩트, 콤팩트 체인링과 주로 사용하는 스프라켓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X-레인지의 변속 폭이 더 넓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도 변속 간격은 오히려 촘촘하다. 10-26T, 10-28T 스프라켓은 10T부터 17T까지는 이빨 수가 한 개씩 증가하며, 가장 변속 폭이 넓은 10-33T도 15T까지는 1T씩 늘어난다. 기존의 11단은 물론이고 먼저 등장한 12단에 비해서도 촘촘한 변속 폭이다.

플랫탑 체인이라는 이름으로 체인 형태도 바뀌었다. 안팎이 대칭을 이루던 기존 방식과 달리 바깥쪽이 편평한 직선 형태다. 모양이 바뀌면서 강도는 높아지고 소음도 줄었다. 여럿이 함께 라이딩을 하면서 동시에 변속을 해도 서로 모를 정도로 상당히 조용했다.

이 조용함은 체인 형태뿐 아니라 디레일러가 함께 만들어 낸 결과다. 과거의 디레일러가 스프링 위주로 만들어져 있었던 반면 레드 이탭 AXS 뒤 디레일러에는 서스펜션에서나 볼 수 있었던 댐퍼가 들어있다. 단순하지만 조용하면서 효율적인 초경량 댐퍼 시스템으로 적절한 체인 텐션을 유지할 수 있고 신뢰도 또한 높다.

 

 

AXS, 새로운 통합 시스템

전기적으로도 몇 가지 변화가 있다. AXS 앱을 활용해 시스템을 조작하고, 사용자 개인에게 맞추고, 상태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는 게 핵심이다. 배터리 상태를 확인하고, 부품의 움직임이나 사용 방법을 바꾸고 정비 주기를 확인하고, 펌웨어 업데이트를 할 수 있다. 시퀀셜 시프트와 컴펜세이팅 시프트 역시 AXS 앱에서 선택할 수 있다.

그보다 많은 사람이 궁금해 할 부분은 변속 속도다. 일부에서는 유선 방식인 경쟁 제품에 비해 반응이 느리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신형 레드 이탭 AXS는 반응이 더욱 빨라졌다고 한다. 지금의 11단 이탭을 사용하면서 전혀 변속이 느리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체감하기는 어려웠으나, 무선 가변 시트포스트인 리버브 AXS를 통해서 빠르고 즉각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리버브 AXS는 조작 버튼을 누르면 움직일 준비가 됐다는 소리를, 버튼에서 손을 떼면 멈췄다는 소리를 낸다. 무선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신호를 받고 동작하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걸리는 타사 제품과는 달리 케이블이나 유압 호스가 연결된 것처럼 버튼을 누르는 동시에 반응한다.

로드용 AXS에 세 가지 버전이 있다고 했지만, 스램은 더 많은 조합을 가능하게 했다. 그래블바이크라면 싱글스피드를 활용할 수도 있고, 드롭바와 가변 시트포스트를 함께 사용할 수도 있다. 리버브 AXS를 쓰기 위해 굳이 전용 리모트를 장착할 필요는 없다. AXS 앱을 통해 드롭바용 이탭 AXS로도 리버브 AXS 시트포스트 조절이 가능하다. 스램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뿐, 상상하는 모든 조합이 가능하다고 한다.

 

 

쿼크 파워미터의 장점을 크랭크로 통합하다

전기 부분에서 파워미터를 빼놓고 얘기할 수는 없다. 체인링 스파이더 방식이었던 스램 쿼크 파워미터를 크랭크의 일부로 통합했다. 무게를 줄이면서 가격도 낮췄다. 더블 체인링 방식과 싱글체인링 방식은 물론 철인용 싱글체인링 방식에도 적용돼 있다. 물론 파워미터가 필요 없는 라이더를 위해 파워미터가 적용되지 않은 크랭크세트도 공급한다.

너무 훌륭하고 갖고 싶은 레드 이탭 AXS지만, 사용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준비가 필요하다. 지금의 HG 방식 프리허브바디에는 11T 이하의 스프라켓 장착이 불가능한 만큼 스램은 XDR 프리허브바디를 만들었다. 안타깝게도 MTB용 XD 프리허브바디와도 약간 달라서 호환되지 않는다. 모든 짚 휠세트는 XDR 프리허브바디로 공급 또는 교체가 가능하며 다른 제조사에서도 XDR 프리허브 바디 제작을 서두르고 있다. 라이딩하면서 제품을 직접 경험한 다음 설명을 들으니 느꼈던 것들을 확신하게 되고, 몰랐던 것들은 확인하고 싶어진다. 다음날의 라이딩을 기대하며, 시차 적응을 위해 잠자리에 들었다.

 

 
깜짝 손님 등장, 나도 그들과 달리고 싶었다

제품만 생각하고 참석했지만 둘째 날 아침에는 특별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스캇-스램 팀 선수들이 훈련을 위해 투싼에 왔고, 이번 론칭 이벤트에 참가했다. MTB XC 월드챔피언인 니노 슐터와 케이트 코트니, 전 챔피언이자 팀 감독인 토마스 프리쉬네크트와 그의 아들 앤드리 등이다. 개인적으로는 챔피언보다도, 10여 년 전 그를 만나고 이름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물었던 토마스 프리쉬네크트를 다시 만나 상당히 반가웠다.

기자단은 로드 그룹과 MTB 그룹으로 나뉘었고 스캇-스램 팀은 MTB 그룹 라이딩에 합류했다. 기자는 로드 그룹에 속했기에 아쉽게도 함께 라이딩을 할 수는 없었다. 라이딩 후에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하며 둘째 날 라이딩에 나섰다.


첫 날 로드 라이딩에서 복장 선택 실패로 고생했기에 둘째 날 복장은 날씨를 고려해 선택했다. 그래블 라이딩용 클립리스 슈즈는 겨울용만 가져갔기에 플랫폼 페달을 장착하고 라이딩에 나섰다. 자전거는 스페셜라이즈드 다이버즈였다. 46/33T 크랭크세트와 10-33T 스프라켓으로 구성돼 있는 훌륭한 그래블바이크다. 문제는 기자가 생각했던 그래블과 스램이 생각한 그래블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다.

포장만 안 돼 있을 뿐 이건 그냥 로드다. 타이트한 코너나 점프를 할 만한 작은 바위 등을 기대했던 입장에서는 다소 실망이다. 넓은 길에서 기자단은 경쟁하듯 달렸다. 평지에서 그룹의 속도가 40-45km/h 정도였고, 따라가기 힘들었지만 레드 이탭 AXS의 촘촘한 기어비는 어떻게든 따라가게 만들었다.

지금 달리는 이 길 끝에서 추가 사진촬영을 하고 이동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페달링을 늦췄다. 체력이 뒷받침이 돼야 제품 파악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는데, 돌이켜 보니 계속 밟으며 극한으로 몰아가도 괜찮았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스램은 기존 제품의 한계를 넘어서는 스램 AXS를 만들었으니 그에 반응해 주면 더 좋지 않았나 싶다. 조만간 스램 레드 이탭 AXS와 한계에 도전하는 라이딩을 해 볼 생각이다.

라이딩 후에는 스램 기술자들과 1:1로 만나 제품 개발이나 기술에 대해 얘기할 수 있었다. AXS라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기계, 전기, 소프트웨어까지 알아야만 했고, 책임자는 기계 기술자에게 전기를, 전기 기술자에게 기계를 가르치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했으나 결국에는 해냈다. 변속 테크닉 역시 선수 실력의 일부인데 시퀀셜 시프트와 컴펜세이팅 시프트 때문에 선수 기량의 차이를 확인하기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레이스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정신적인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차원의 문제라는 대답을 들었고 상당히 공감이 된다.

경험할 수 없었던 MTB 파트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싱글 체인링과 500%의 변속 폭을 자랑하는 스램의 MTB용 12단 구동계 이글을 바탕으로 만든 무선 전동 변속 시스템이다. 디레일러는 이탭과 같은 배터리를 사용하며, 지면과의 간격을 10mm 더 확보하기 위해 케이지 길이를 줄이는 대신 디레일러를 앞으로 길게 해 체인이 스프라켓에 걸리는 길이가 좀 더 길어졌다.

레버는 스램 트리거 레버와 같은 감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오른손 엄지로 조작하기 쉽게 만들었다. 의외인 것은 검지로도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엄지와 검지로 시마노 레버를 조작하던 사람들이 스램 레버는 엄지로만 조작해야 돼서 불편하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이글 AXS 레버는 검지로도 조작이 가능해 더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스램에서 새롭게 선보인 AXS 시스템은 예상과 기대를 가볍게 뛰어넘는 결과를 보여줬다. 기사에는 디스크브레이크 버전을 소개했지만 림브레이크 버전도 있는 만큼 구입의 걸림돌은 휠세트뿐이다. 다행히도 기자가 사용하는 허브 제조사는 XDR 프리허브바디를 만들고 있으며 2월말 입고 예정이다. 각자 자신의 휠 제조사에서 XDR 프리허브바디를 만드는지 확인해 보자. 혹시 만들지 않는다면, 지금이 바로 짚 휠세트를 장만할 기회다.



글: 함태식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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