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드러낸 모터, 허스크바나 e-MTB

조회수 2019. 1. 4. 16: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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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는 겉으로 드러난 부분을 점점 감추려고 한다. 에어로 로드바이크는 케이블을 프레임 안으로 넣고, 리어쇽을 프레임 내부로 감춘 MTB도 등장했다. e-MTB도 배터리와 모터를 프레임과 통합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케이블과 모터는 결코 부끄러움의 대상이 아니다. 당당하게 드러내도 좋다. 모터를 드러내는 e-MTB 디자인을 허스크바나가 시작했다.

허스크바나는 엔진톱과 모터사이클 등 엔진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오랫동안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을 만들어왔다. 그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e-MTB를 만들었다. 2019년 디자인 콘셉트는 스트롱 라인(Strong lines)과 스켈레톤 인터페이스(Skeleton interface)가 핵심이다. 탑튜브와 시트스테이를 잇는 하나의 라인, 시트스테이 중심과 앞삼각 하단을 잇는 두 개의 선이 바로 스트롱 라인이다.

스켈레톤 인터페이스는 모터가 겉으로 드러나는 구조를 일컫는다. 대부분의 e-MTB 제조사는 통합을 추구하는 반면 허스크바나는 모터를 중심으로 디자인하면서 오히려 모터를 드러냈다. 엔진이 밖으로 드러나는 오프로드 모터사이클 제조사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주려는 듯하다. 겉으로 드러난 모터는 직접 충격을 받지 않도록 모터 전면과 하단을 감싸는 스키드 플레이트를 덧댔다.

다만 모터사이클과 e-MTB는 다른 영역이다. 제대로 된 e-MTB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전거를, 특히 산악자전거를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허스크바나 팀에는 다운힐 세계 챔피언 출신인 귀도 척(Guido Tschugg)이 소속돼 있다. 모터크로스 선수로도 활동했던 그는 e-모빌리티를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허스크바나 익스트림크로스가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다운힐용 e-MTB 익스트림 크로스(Extreme Cross)

다운힐용 자전거는 내리막에서 빠르고 편하게 달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당연히 오르막에서는 불편하다. 오르막에서의 페달링을 돕는 목적인 모터를 다운힐용 자전거에 달겠다는 생각을 하는 제조사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허스크바나는 다운힐용 e-MTB인 익스트림 크로스를 만들었다. EXC10, EXC9 두 가지 모델이 있으며 모두 더블크라운 포크가 장착됐다. 휠 사이즈는 27.5+, 서스펜션 트래블은 EXC10이 앞뒤 모두 203mm, EXC9이 앞뒤 모두 200mm다.

EXC10의 리어쇽은 코일스프링 방식 폭스 DHX2이며, 포크는 FIT4 댐퍼가 적용된 폭스 40 A 플롯이다. 오르막도 타고 갈 수 있는 e-MTB를 지향하는 만큼 부품에 상당히 신경을 쓴 모습이 보인다. 거의 대부분의 부품이 시마노 XTR M9100 시리즈다. 시트포스트도 콘셉트에 맞는 가변 방식의 허스크바나 엔듀로/다운힐 드롭퍼포스트다.

시마노 스텝스 E8000 모터는 겉으로 드러나 있고, 충격 방지를 위한 스키드 플레이트에는 허스크바나 로고가 양각돼 있다. 배터리는 심플로 다운튜브 통합형이며, 630Wh의 용량을 자랑한다. 다운힐용이라고 무작정 넓은 타이어를 사용하지 않고 2.6인치 폭의 타이어를 써서 오르막과 내리막의 균형을 맞췄다. 34T 체인링과 신형 XTR 11단 10-45T 체인링은 오르막에서 편하면서 내리막에서 빠르게 달릴 충분한 기어비를 제공한다.

EXC9은 EXC10보다 한 단계 아래 버전이다. 서스펜션과 부품 구성의 차이가 있고 많은 부분이 닮았다. 알루미늄 프레임, 시마노 스텝스 E8000 모터 시스템, 심플로 다운튜브 통합형 630Wh 배터리, 허스크바나 엔듀로/다운힐 드롭퍼포스트, DT스위스 FR 1950 휠세트 등은 EXC10과 EXC9에 공통적으로 사용된다.

더블크라운 포크를 사용하고 케이블이 프레임 내부로 들어가는 것도 같다. 그러나 EXC9에는 폭스가 아니라 SR 선투어 포크와 리어쇽을 사용했다. SF18 RUX38 부스트 R2C2 PCS DS 27.5라는 긴 이름의 포크와 RS19-트라이에어 3CR 리어쇽이다. 서스펜션 트래블 또한 조금 짧은 200mm다.

기어와 브레이크에도 차이가 있다. EXC10은 11단 XTR을 사용한 반면 EXC9은 10단 세인트 구성이다. 11-36T 스프라켓, 34T 체인링은 10-45T에 비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모터 출력을 조절하면 커버할 수 있는 범위다. 다운힐용 e-MTB면 상당히 무거우리라 예상하겠지만 의외로 두 가지 모델 모두 25kg대의 준수한 무게다.

 

 

 

엔듀로와 프리라이드를 위한 신무기, 하드 크로스(Hard Cross)

엔듀로 레이스에 e-MTB 카테고리가 추가된다는 루머가 돌고 있지만, 아직은 말 그대로 루머 수준이어서인지 제조사의 움직임은 그리 활발하지 않다. 다만 레이스와는 별도로 엔듀로 장르 e-MTB의 필요성은 항상 제기돼 왔다. 허스크바나 하드 크로스는 앞뒤 180mm 트래블 서스펜션을 장착한 엔듀로 e-MTB다.

HC9은 하드 크로스 라인업에서 최상급 모델이다. 리어쇽은 2포지션 조절이 가능한 폭스 플롯 X2, 포크는 컴프레션과 리바운드를 하이스피드와 로우스피드에 따라 각각 조절할 수 있는 폭스 36 K 플롯이며 심플로 다운튜브 통합형 630Wh 배터리, 시마노 스텝스 E8000 모터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탑튜브와 시트스테이를 잇는 라인은 남색으로, 시트스테이 중심과 앞삼각 하단을 잇는 선은 노란색으로 처리했다. 모터가 눈에 잘 띄게 하는 스트롱 라인 디자인이다. 여기에 시마노 XT Di2 전동 변속 시스템과 11-46T 11단 기어, 34T 체인링, 시마노 XT M8020 유압디스크 브레이크 등으로 구성돼 있다.

HC8은 HC9과 달리 카시마코팅 처리가 되지 않은 폭스 36 A 플롯 포크가 장착됐고, 리어쇽은 HC9과 같은 폭스 플롯 X2다. 리어쇽뿐 아니라 배터리와 모터 시스템도 동일하다. 큰 차이는 기어와 브레이크 부분이다.

Di2 방식이 아닌 기계식 케이블 방식이며 시마노 XT와 SLX 부품을 혼용했다. 케이블은 프레임 내부로 들어가고, 11-42T 11단 기어와 34T 체인링으로 HC9보다 변속 폭이 약간 좁다. 브레이크는 시마노가 전기자전거용으로 분류한 BR-MT520 4피스톤 캘리퍼와 BL-MT501 레버, 203mm 로터로 구성돼 있다.

HC7은 하드 크로스 라인업에서 가장 적은 비용으로 만날 수 있는 제품이다. 시마노 XT와 SLX를 혼용한 HC8과는 달리 스프라켓, 디레일러, 시프터 모두 SLX를 사용했다. 포크는 SR 선투어 SF18 DUROLUX36 부스트 R2C2 PCS DS 27.5, 리어쇽은 SR 선투어 트라이에어 TR-RC다. 배터리 형태는 같지만 용량은 500Wh로 조금 적다.

익스트림 크로스나 하드 크로스는 다른 제조사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았던, 조금은 생소하게 느낄 수 있는 장르의 e-MTB다. 허스크바나의 이런 도전적인 시도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을 갖게 된다.

 

 

 

대중이 원하는 건 150mm, 마운틴 크로스(Mountain Cross)

침체되는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다만 새로움에 집중한 나머지 이전의 좋은 것을 버려서는 안 되겠다. 전기자전거도 e-MTB도 등장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새로운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트래블 150mm 전후의 올마운틴 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다. 허스크바나는 마운틴 크로스라는 이름으로 네 가지의 150mm 트래블 e-MTB를 선보인다.

마운틴 크로스 라인업 최상위 모델은 MC8이다. 전동 변속 시스템인 시마노 XT Di2 시프터와 디레일러, 시마노 XT 11-46T 11단 스프라켓을 사용했다. 포크는 폭스 34 A 플롯이며 27.5x2.8인치 타이어까지 쓸 수 있다. 리어쇽은 폭스 플롯 DPS로, 3가지 포지션 선택이 가능하다.

앞서 소개한 익스트림 크로스, 하드 크로스와 같은 시마노 스텝스 E8000 모터 시스템이 장착돼 있고, 630Wh 용량의 배터리는 다운튜브에 통합돼 있다. 가변 시트포스트를 활용해 오르막과 내리막 주행이 모두 편리하고, 브레이크는 시마노 XT M8020으로, 로터 사이즈는 앞 203mm, 뒤 180mm이다.

MC7은 HC8처럼 시마노 XT와 SLX 부품을 혼용했고, 포크와 리어쇽은 MC8과 같다. 배터리도, 모터시스템도 동일하다. 다만 브레이크는 시마노 BR-MT520 캘리퍼, BL-MT501 레버가 장착돼 있다.

허스크바나는 부품을 달기 전 상태의 MC7 사진을 공개했다. 스켈레톤 인터페이스를 제대로 볼 수 있다. 모터 시스템을 고정하는 세 개의 볼트와 체인스테이 피봇 볼트, 모터 충격 방지용 스키드 플레이트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상위 모델인 MC8, MC7과 하위 모델인 MC6, MC5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배터리 용량이다. MC6에는 MC7과 다른 500Wh 배터리가 포함된다. 디레일러, 시프터, 스프라켓은 시마노 SLX 11단이며 모터 시스템은 시마노 스텝스 E8000이다.

리어쇽은 3가지 포지션 선택이 가능한 폭스 플롯 DPS, 포크는 폭스 34 A 플롯이다. 익스트림 크로스와 하드 크로스의 크랭크 암 길이가 160mm인 반면 마운틴 크로스는 170mm다. 다운힐, 엔듀로보다 오르막이 많은 올마운틴의 특성을 감안한 선택으로 보인다. 브레이크는 MC7과 같은 BR-MT520, BL-MT501이다.

MC5는 허스크바나 풀서스펜션 e-MTB 중 가장 저렴한 모델이다. 당연히 부품 스펙도 다른 제품보다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빨간색 포인트 컬러에 자꾸 눈이 가고 마음이 쏠린다. 비록 시마노 데오레 10단 스프라켓과 디레일러, 시프터로 구성돼 있지만 11-42T로 변속 폭은 MC7과 같다.

브레이크 역시 BR-MT520, BL-MT501로 MC7과 같다. 배터리 외에 가장 큰 차이는 포크와 리어쇽이다. 폭스가 아닌 SR 선투어의 트라이에어 TR-RC 리어쇽, SF18 AION35 LOR DS 부스트 27.5 포크가 장착돼 있다. 다소 아쉬운 부품 구성에, 상위 모델에 이 컬러가 적용됐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필요성을 넘어 새로운 영역으로

필요는 발전을 낳는다. 반대로 발전이 수요를 만들기도 한다. 150mm 트래블의 e-MTB는 두 가지가 동시에 이뤄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서스펜션 트래블이 과연 필요할지 아직까지는 의문이다.

허스크바나는 180mm 트래블의 하드 크로스, 200mm 트래블의 익스트림 크로스를 만들었다. 아직 그 필요성이 의문의 영역에 있는 제품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지금은 누구나 스마트폰을 쓰고 있지만, 등장하기 전까지 그 필요성은 물론 존재조차도 상상하지 않았다. 허스크바나의 한 걸음이 새로운 문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글: 함태식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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