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부품 구성의 알루미늄 하드테일, 스캇 스케일 950

조회수 2018. 12. 10. 16:39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기자가 작년 5월 라이드매거진에 입사하고 처음으로 갔던 외부 행사가 삼천리자전거배 전국산악자전거대회였다. 크로스컨트리로 시작했다가 어느덧 라이딩스타일이 바뀌어서 올마운틴이나 엔듀로 장르를 즐기고 있었는데, 전시된 자전거와 대회의 열기에 다시 크로스컨트리를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1년 반이 지난 지금, 드디어 크로스컨트리 MTB를 구입했다.

스캇 스케일 950이다. 이미 풀서스펜션 MTB를 갖고 있다 보니 하드테일까지 비싼 제품을 구입하기는 부담스러웠다. 스케일 950은 알루미늄 프레임이면서도 148, 110 부스트 규격 휠세트를 갖추고 있어 풀서스펜션 MTB와 휠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또 한 가지 스케일 950을 선택한 이유는 서스펜션 조절 레버 때문이다. 크로스컨트리 MTB 서스펜션 리모트 레버는 보통 락아웃과 오픈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는 반면 스케일 950에는 스캇 라이드락 테크놀로지가 적용돼 오픈, 미디엄, 펌 3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리모트 시스템이 달려 있다.

스케일 950의 서스펜션 포크는 폭스 32 플롯 리듬이다. 그립3 댐퍼가 적용돼 있고, 서스펜션 조절 레버는 케이블로 포크 오른쪽 상단에 연결된다. 케이블이 당겨지는 정도에 따라 컴프레션이 조절되고, 중간 단계인 미디엄은 노면이 좋지 않은 오르막이나 포장도로 내리막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스펙을 보면서는 확인할 수 없었던 장점을 자전거를 직접 보면서 발견하는 기쁨도 있었다. 일반적인 원형 헤드셋 탑캡 대신, 스템 형태에 맞는 탑캡이 장착돼 있다. 가볍게 마무리 될 상황이 튀어나온 스템 볼트 때문에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탑캡 형태를 바꿔서 스템 볼트로 인한 사고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바텀브래킷과 체인스테이 연결 부분도 마음에 든다. 프레임 강성을 높이기 위해 전통적인 68mm 대신 92mm 폭의 BB92 규격을 적용했다. 넓은 BB셸 거의 끝까지 체인스테이 용접을 위해 활용했는데, 68mm BB라면 체인스테이 좌우 폭 또한 24mm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타이어 클리어런스 확보를 위해서는 당연히 체인스테이가 길어져야 하고, 이는 강성 부족과 라이딩 중 힘 손실로 이어진다. BB92 규격과 넓은 좌우 체인스테이 간격을 보며 다시 한 번 기분이 좋아졌다.

처음으로 갖는 12단 구동계가 500%의 변속폭이 아니라 11-50T인 NX이글이라는 점에서 구동계는 살짝 아쉬웠다. 그런 아쉬움을 달래주는 건 개선된 뒤 디레일러다. 3세대 롤러 베어링 클러치가 적용돼 있고, 주행 중 장애물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케이지 락 버튼이 뒤쪽으로 옮겨졌다.

크랭크에도 새로운 규격인 DUB가 적용됐다. 올해 1월 스램이 발표했던, GXP와 BB30의 중간인 지름 28.99mm 스핀들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체인링은 32T로, X-싱크 2 기술이 적용돼 있다. 11-50T 체인링과 29인치 휠세트, 32T 체인링은 일반인이 활용하기 적절한 기어비를 제공하며, 체인링 형태로 인해 체인 이탈 확률이 상당히 낮다.

기자는 꽤 오랫동안 스램 브레이크에 불만이 없었으나 딱 한 번, 코리아 엔듀로 페스티벌에서 오랫동안 브레이크를 잡으면 제동력이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이런 상황이 꽤 많이 발생하는 듯하다. 스케일 950의 구동계는 스램인 반면 브레이크는 시마노다. 가격뿐 아니라 성능까지 고려한 스캇의 고민과 노력의 흔적이 보인다.

스케일 950 구입 후 로드바이크 동호회 라이딩에 참석했다. 오랫동안 자전거를 타지 않은 여성 회원도 참가 의사를 밝혔고, 과거 29인치 하드테일이 꽤 빨랐던 기억도 있었다. 선두에서 출발했지만 곧 치워져 따라가는 게 고작이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29인치 하드테일을 탄 건 로드바이크를 타기 전이었다. 26인치에서 29인치로 넘어갔으니 빠르다고 느꼈으나 로드바이크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었다. 게다가 기어에서도 아쉬움을 느꼈다. 로드바이크의 더블체인링과 촘촘한 기어와는 다르다. 기어를 올리면 무겁고 내리면 가볍다. 둘 사이에 기어가 하나쯤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이 빠져 어쩔 수 없이 전철로 돌아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산악 라이딩을 할 기회가 생겼다. 역시 도로에서는 로드바이크를 타고, MTB는 산에서 타야 된다. 힘 손실이 없는 하드테일 프레임, 리모트 레버로 컴프레션 조절이 가능한 서스펜션 포크, 가벼운 기어비 덕분에 순간 경사도 30%가 넘는 산악 코스도 꾸준히 타고 올라갈 수 있었다.

다운힐에서도 즐거웠다. 가변 시트포스트는 아니었지만 QR 방식 시트클램프가 장착돼 있어 내리막 시작 전에 안장을 낮췄다. XC MTB로 달리기에는 다소 난이도가 있는 코스였지만, 29인치 휠의 돌파력 덕분에 과감하게 달릴 수 있었다. 풀서스펜션과 달리 뒤쪽이 튀어 올랐으나, 그 역시 컨트롤하는 것이 MTB의 재미라고 생각한다.

좋은 프레임과 좋은 부품을 갖고 싶다면 많은 돈을 쓰면 된다. 그러나 입문 단계에서 그러기는 부담스럽다. 자전거에서 프레임이 가장 중요하지만, 프레임만 보고 다른 부품은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예산이 한정돼 있다면,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잘 찾아보면 카본 프레임 완성차를 구할 수도 있겠지만, 프레임과 부품 양쪽 모두가 아쉬울 수도 있다. 차라리 알루미늄 프레임을 선택하면 어떨까? 스캇 스케일 950은 부품 구성이 뛰어난 알루미늄 하드테일이다.



글: 함태식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