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드매거진

물질의 무르고 단단한 정도를 경도라고 한다. 고등학교 과학 시간에 모스 경도계를 배우면서 활석(많은) 방형(이) 인정(없는) 석황(을) 강금(했다)라고 외웠던 기억이 난다. 뒤로 갈수록 단단한 물질이고, 마지막에 나오는 ‘금’은 ‘금강석’의 앞 글자다. 금강석이란 말이 생소할, 한자보다 영어가 더 친숙한 요즘 사람을 위해 다른 외국어로 얘기를 하자면 영어로는 다이아몬드, 이탈리아어로는 디아만테라고 한다.

디아만테는 이탈리아의 레이싱에 대한 열정이라는 DNA를 지닌 바쏘의 프레임 이름이기도 하다. 다이아몬드의 높은 경도라는 특성과 보석으로서 지니는 가치를 반영한 프레임이다. 이전 모델 역시 훌륭했으나, 바쏘는 거기에서 만족하지 않았다. 지오메트리와 강성 등을 개선한 뉴 디아만테 2019를 선보였고, 지난 11월 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서초구 루비워크샵에서 진행된 루비 런웨이라는 이름의 자전거 전시회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디아만테는 바쏘의 아이덴티티를 대표하는 프레임이다. 숙련된 장인들의 우수한 손재주와 기술과 최상의 소재가 만나 아름다운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튜빙 형태를 바꾸고, 개선된 소재와 발달된 기술을 적용해 바쏘 뉴 디아만테 2019는 힘을 줬을 때 뒤틀리는 정도가 이전 모델의 절반 수준으로 개선됐다.

이전 모델은 헤드튜브의 움직임이 0.6mm, 바텀브래킷 부위의 움직임이 0.4mm로 테스트 결과 동급 프레임 중에서 가장 낮은 값을 보여줬다. 이 숫자는 프레임 일부분을 고정한 상태에서 특정 부위에 하중을 걸어서 측정한 값이다. 움직임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라이더의 힘이 손실 없이 자전거에, 그리고 노면에 전달된다는 의미다.

바쏘 뉴 디아만테 2019는 숫자가 더 줄었다. 헤드튜브는 0.4mm, BB 부위는 0.2mm다. 강성을 높이려면 지름이나 두께를 늘이고 길이를 줄이면 된다. 그러나 디아만테의 헤드튜브는 같은 사이즈를 기준으로 이전 모델보다 10mm가 길어졌다. 소재와 전체적인 형상 개선에서 오는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디아만테의 승차감 개선을 위한 바쏘의 노력은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됐다. 하나는 헤드튜브 길이를 늘여 자세의 변화를 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타이어 폭을 넓히는 것이다. 공기역학적으로 와이드 림을 사용하며 타이어 역시 점점 넓어지는 추세다. 타이어 클리어런스는 기존 모델은 25mm에서 뉴 디아만테는 28mm로 늘어났다.

세 번째는 시트포스트 개선이다. 뉴 디아만테에는 디아만테 SV에 있던 3B 시트클램프 시스템을 적용했다. 사방에서 조이는 대신 뒤쪽에서 세 개의 고무가 밀어주는 형태다. 시트포스트와 시트튜브가 단단하게 고정되는 구조인 동시에,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없어 슬림하고 강도도 높다. 또한 시트포스트와 시트튜브 사이에는 고무가 들어가 진동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바쏘 뉴 디아만테 2019는 앞의 사진에서 본 루빈 레드 컬러 외에도 일렉트릭 스카이, 이탈리아, 루나 블루, 셀레니트 그레이 컬러가 있다. 또한 림브레이크 방식과 디스크브레이크 방식 두 가지 모두 출시된다. 가격은 림브레이크 방식이 490만 원, 디스크브레이크 방식이 550만 원으로 이전 모델 대비 가격이 상승하지 않았다. 성능 향상과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오히려 가격이 내려갔다고 볼 수 있다.

이 다섯 가지 컬러와는 별도로, 의류 브랜드 맵(MAAP)과의 협업을 통해 만든 프레임이 있다. 맵 의류에 들어간 컬러를 프레임에 그대로 적용해, 다른 프레임과는 차별화된 멋을 보여준다. 가격은 림브레이크 버전이 540만 원, 디스크브레이크 버전은 590만 원이다.

바쏘 뉴 디아만테 2019와 함께 한 제 1회 루비 런웨이는 지나갔지만, 루비워크샵에서는 앞으로도 종종 이런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다른 자전거와 경쟁할 때가 아니라, 돈이 있는 사람이 가구를 살 것인지 자전거를 살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자전거를 선택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행사가 끝났다고 모든 제품이 철수한 것은 아니다. 바쏘 뉴 디아만테 2019는 루비워크샵과 경기도 성남의 싸이클웍스에서 직접 볼 수 있다. 또한 아래 영상에서 바쏘 공식 수입원인 아딕스 디스트리뷰션 담당자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