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노 미디어캠프 Part 2. XTR M9100을 온몸으로 체험하다

조회수 2018. 7. 6. 11: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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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노 미디어캠프 Day 3, XTR을 제대로 활용할 준비

XTR은 MTB용 부품이다. 제대로 활용하려면 MTB 기술을 갖춰야 한다. 셋째 날에는 크리스가 MTB 기본 기술을 알려줬다. 전날 식당에서 조 편성을 다시 했는데, 아무래도 실력 기준으로 하위권을 따로 나눈 듯하다. 이번 시마노 미디어캠프에는 아예 MTB 라이딩이 처음인 참가자도 있었다.

하드테일, 150mm 엔듀로 MTB 다음은 100mm 트래블 풀서스펜션 XC MTB인 스캇 스파크 RC다. 29인치 휠이 장착돼 있는 크로스컨트리 레이스용 자전거다. 예전에 지니어스를 타면서 사용했던 트윈락 서스펜션 조절 레버가 달려 있다. 스파크에는 오픈과 락아웃만 있는 줄 알았는데, 락아웃, 70mm, 100mm 세 단계로 조절된다. 가변 시트포스트에 서스펜션 조절까지 하려면 왼손이 상당히 바쁠 듯하다.

게임으로 시작했다. 배낭을 이용해 사각형을 만들고, 네 명이 각 지점에서 출발해 서로를 추월하는 게임이다. 참가자들은 서로 실력이 비슷해 쉽게 추월당하지 않았으나, 크리스가 참가하는 순간 게임의 양상이 바뀌었다. 그와 우리의 차이는 시선과 자세에 있었다. 크리스는 바로 앞 코너가 아니라 다음 코너를 바라봤고, 몸 아래에서 자전거를 상당히 기울이고 있었다. 이론을 배운 다음에는 몸을 앞, 뒤, 좌, 우로 빼는 움직임을 연습했다.

시선과 자세 다음은 브레이크 사용법을 배웠다. 앞뒤 동시, 뒷브레이크만, 앞브레이크만, 바퀴가 미끄러지지 않게 브레이크를 잡으면서 연습하고, 다음에는 배낭 여러 개를 일직선으로 놓고 몸을 움직이면서 슬라럼을 연습했다. 이제 트레일로 들어가 배운 대로 움직일 시간이다.

문제는 배운 기술을 적용하기엔 상당히 코스 난이도가 높았다는 점이다. 새로 만든 지 3-4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신생 트레일에 비까지 와서 많이 미끄러웠다. 중간에 점프도 있고 꽤 즐겁게 탈 수 있을 듯한 코스였으나 처음이고 비까지 내려서 자제해야만 했다. 자전거를 끌고 내려오거나 엉덩이로 미끄러져 내려오는 참가자도 있었으나, 우리의 실력은 분명히 향상됐다.

오전에 라이딩을 마치고 오후는 콘텐츠 작성을 위한 시간으로 주어졌다. 필요한 부품 사진을 추가로 촬영하거나, 신형 XTR 부품을 늘어놓고 영상을 찍는다. 당연히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도 있었다. 시마노 유럽 관계자들은 호텔 앞의 시마노 차량 주변에 머물면서 기사 작성과 촬영에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저녁에는 슬로베니아 전통 식사를 했고, 식사가 끝날 무렵, 한쪽 구석에 시마노 관계자들이 모인다. 무슨 얘기를 하는지 궁금하지만, 식당 밖에 더 재미있는 게 보인다. 큰 앞바퀴와 작은 뒷바퀴가 달린 자전거다. 사진으로만 보던 자전거를 실제로 볼 수 있다니, 슬로베니아는 참 좋은 곳 같다.

식당에서 시마노 관계자들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잠시 후 호텔 2층 바에서 알 수 있었다. 이번 행사에서 몇 가지 항목을 정해 기여도가 높은 사람에게 축하의 박수와 독한 술로 시상했다. 루디는 3관왕을 차지해 연거푸 석 잔을 들이키고 힘들어했다. 이렇게 오늘이 가고, 벌써 내일이 마지막 라이딩이다. 기술도, 체력도 향상됐으니 내일은 제대로 달려봐야겠다.


 


 


 

시마노 미디어캠프 Day 4, 바람, 타이어, 브레이크 그리고 심장 소리

마지막 라이딩 코스는 소차밸리라는 계곡 지형이다. 지난 3일 동안 열심히 자전거를 타면서 쌓은 체력과 어제의 강습으로 향상된 실력을 제대로 활용할 기회다. 자전거는 둘째 날 탔던 포커스 잼이다. 가져갔던 플랫폼 페달을 장착하고, 브레이크도 평소 쓰던 대로 왼쪽을 뒷브레이크로 세팅했다. 브레이크 컨트롤과 기어 사용까지 확실히 테스트할 작정이다.

이미 둘로 나뉜 그룹에서, 다시 조를 나눴다. 오르막 중간에서, 일부 인원은 데이브를 따라 더 올라간 다음 고난이도 트레일을 달리고, 일부 인원은 블라즈를 따라 조금 더 쉬운 코스로 간다. 데이브의 일행을 올려 보낸 다음 블라즈는 우리를 데리고 좁은 길로 들어선다.

블라즈가 우리를 데리고 간 곳은, 그가 평소 즐겨 찾는 쉼터였다. 자신을 비롯한 몇몇 친구들만이 이 공간을 알고 있다면서, 멋진 풍경을 자랑한다. 산과 산 사이로 강이 흐르고, 강 옆에는 마을이 보이고, 멀리 다시 산이 보인다. 매번 풍경 사진을 찍을 때마다 느끼지만, 직접 보는 것처럼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아쉽다. 기회가 된다면 우리 독자 분들도 슬로베니아의 풍경을 직접 보면 좋겠다.

나중에 사진으로 다른 그룹이 상당히 즐거운 라이딩을 했으리라고 예상할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쉬운 코스에서, XTR M9100의 성능에 집중했다. 사일런스(Scylence) 기술이 적용된 허브는 정말 조용하다. 내리막에서 들리던 래칫 소리가 전혀 없이, 바람소리와 타이어가 지면에 닿는 소리만이 들린다.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지, 미끄러지는지 확인하기가 아주 좋다.

브레이크 소리도 확인할 수 있다. 브레이크를 잡으면 로터에 뚫린 홈이 패드를 지날 때 나는 작은 소리가 들릴 정도다. 브레이크와 타이어 소리에 집중하면서 라이딩을 해 보니 자전거와 코스의 현재 상태를 알 수 있어 좋았다. 라이딩을 할 때마다 골전도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었는데, 최소한 산악에서만큼은 음악을 듣지 않을 듯하다. 비록 걸그룹을 애정하지만, 그 어떤 곡보다도 타이어와 브레이크 소리, 가끔 들리는 내 심장 소리가 매력적이다.

임도 내리막을 달려 도로를 만났다. 다들 타이어와 브레이크 소리에 집중했으나 캐롤라는 그러지 못했던 듯하다. 핸들 앞쪽에서 잡음이 들린단다. 블라즈가 살펴보지만 쉽게 원인을 찾지 못한다. UBI에서 인증 받은 미캐닉으로서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헤드셋 볼트를 풀고 보니, 포크에 스타너트가 비스듬하게 장착돼 있다. 제대로 고칠 수는 없었지만 있는 공구로 최대한 바로잡았고, 소음은 거의 사라졌다.

다른 조가 고난이도 트레일에서의 라이딩을 즐기는 동안, 우리 조는 멋진 풍경을 구경했다. 계곡을 건너는 다리 위에서 에메랄드빛 물, 나무가 가득한 산, 구름 사이로 보이는 푸른 하늘을 보니 다른 조가 뭘 하든 부럽지 않다.

다리 위에서 잠깐 쉰 다음에는 임도로 이동했다. 중간에 업다운이 반복됐고, 오르막은 그리 길지 않았다. 지난 3일 간의 라이딩으로 체력도 돌아왔고, 오르막에서 강한 힘으로 페달링을 하는 동시에 변속을 시도했다. 변속레버는 한 번에 4단까지 변속할 수 있게 돼 있지만, 테스트는 2단까지만 했고, 전혀 문제없이 잘 변속된다. 테스트 상황이었고, 힘을 받는 상황에서의 변속은 당장 괜찮더라도 장기적으로 내구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니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피하는 게 좋다.

계곡 중간에는 폭포가 흐르고 있었다. 폭포 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바위와 나무판을 이용해 다리를 만들어 놓았는데, 두 사람이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좁아서 서로 양보할 필요가 있었다. 내려오면서 다른 다리 위에서 한 번 더 쉬었는데, 카약을 탄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그 중 한 명은 풀페이스 헬멧을 썼는데, MTB 라이더인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라이딩이 끝나고, 치즈와 감자로 만든 슬로베니아 전통 음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슬로베니아에 머무는 날은 아직 하루가 남았지만, 돌아갈 준비를 하고 기사를 쓸 시간뿐이다. XTR과의 즐거운 시간은 이대로 끝인가 싶었다.

그래도 마지막 작별인사를 할 기회는 있었다. 차에 실어 먼저 보낸 자전거를 호텔에 도착해서 다시 만났다. 자전거에 달았던 페달과 액세서리를 떼면서 많이 아쉬웠다. XTR과 다시 만날 날은 언제쯤일까?


 


 


 

시마노 미디어캠프 Day 5, 집에 가기 싫은 진짜 이유

집에 가는 날 아침, 호텔 창밖과 공항으로 가는 길의 풍경이다. 라이딩하면서는 더 멋진 장면을 많이 봤다. 슬로베니아와, 이동 중에 잠깐 스친 오스트리아, 이탈리아도 아름다웠다. 이런 풍경을 두고 돌아가야 해 아쉽지만, 늘 보면 이것도 식상해질 테니 이쯤에서 두고 돌아가야겠다.

짐을 챙기고 나와 보니, 시마노 유럽의 바트와 캐롤라도 열심히 돌아갈 짐을 챙기고 있었다. XTR 로고가 새겨져 있고 XTR 부품으로 구성된 XTR 자전거를 한 번 더 볼 수 있었다. 바트, 캐롤라와 악수를 하고, 공항으로 향한다.

슬로베니아에서 탄 비행기는 파리에 도착했다. 여기서 조금 기다렸다가 비행기를 타서 자고 일어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인천공항에 도착할 것이다. 출장이었지만 마치 여행 같은 느낌이었고 집에 가기 싫다. 그러나 이유는 여러분의 생각과 조금 다를 듯하다. 출근하는 일상으로 돌아가기 싫은 게 아니라, XTR M9100이 없는 곳으로 가기 싫다. 벌써 어떤 프레임을 사서 XTR M9100, 9120으로 조립할지 구상을 하고 있다. 글을 써서 독자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켜야 할 텐데 기자가 먼저 이러고 있으니 참 큰일이다.



글: 함태식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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