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노 미디어캠프 Part 1. 눈과 머리로 만난 뉴 XTR M9100

조회수 2018. 7. 5. 09: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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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노 미디어캠프 Day 1, 시차와 자전거에 적응하기

2018년 5월 26일, 시마노가 신형 XTR M9100 시리즈를 발표했다. 시마노 최초의 12단 구동계라는 점과, 새로운 프리허브바디 규격 마이크로 스플라인 등 짐작할 수 없었던 새로운 변화가 눈에 띄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지금, 슬로베니아에서 시마노 미디어캠프가 진행되고 있다.

새벽 1시에 인천공항을 출발했고, 암스테르담을 경유해 슬로베니아 류블랴나(Ljubljana) 공항에 도착했다. 7시간의 시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착한 시각은 아침 8시경이다. 도착하기까지만 14시간이 걸렸다. 공항에는 시마노 미디어캠프의 안제가 픽업을 위해 나와 있었고, 호텔까지는 밴을 타고 이동했다. 이동하면서 멋진 풍경을 보니 시차와 장시간 비행으로 쌓였던 피로가 사라지는 느낌이다.

크란스카고라(Kranjska Gora) 지역의 호텔 스픽(Spik) 입구에는 XTR 배너와 천막, 시마노 차량이 세워져 있었다. 천막 아래에서는 16명의 미디어캠프 참석자들이 탈 자전거를 준비하고 있었다. 오후에 있을 라이딩 전에 철저하게 세팅하고 점검하는 듯하다.

체크인을 하고 들어간 숙소에는 XTR M9100 리플릿과 배낭, 의류, 신발, 헬멧 등 다양한 라이딩 용품이 놓여 있었다. 앞으로 4일 동안 크로스컨트리와 엔듀로 라이딩이 예정돼 있는데, 코스에 맞게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신발은 크로스컨트리용인 시마노 XC901과 엔듀로용인 ME7 두 켤레가 준비돼 있었다.

리플릿을 보며 신형 XTR에 대해 공부를 하고, 점심식사를 한 다음에는 받은 신발에 클릿을 장착하며 라이딩 준비를 했다. 클릿을 장착하고 조금 지나자 다른 참석자들도 나와서 자전거를 확인하고 체중에 맞게 서스펜션 세팅을 한다.

많은 풀서스펜션 자전거 사이에서 기자에게 주어진 자전거는 캐년 엑시드 CF SLX였다. XTR M9100은 크로스컨트리, 엔듀로, 마라톤 레이스에 맞춰서 만든 레이스용 부품이며, 점점 코스가 어려워지는 해외 상황과는 별도로 우리나라에서는 경량 하드테일이 강세인 만큼 그에 맞는 자전거를 경험해본다고 생각했다.

다른 풀서스펜션 자전거에는 10-51T 체인링이 장착돼 있었던 반면 기자의 하드테일에는 10-45T 스프라켓이 장착돼 있었다. 자전거가 가벼우니 큰 무리는 없겠지만 오르막이 조금은 걱정된다. 대신 촘촘한 기어비를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세팅을 마친 자전거를 밴에 싣고, 라이더를 남겨둔 채 먼저 출발한다. 오늘 라이딩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라이딩 출발지점까지 차를 타고 이동할 예정이다. 라이더들이 이동하는 동안 먼저 출발했던 밴은 출발지점에서 바로 탈 수 있도록 자전거를 미리 꺼내 놓는다고.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계속 오르막이다. 코너마다 코블스톤이 깔려 있고, 가는 도중에 고도를 표시한 숫자가 보인다. 출발지점은 해발 1,400m 이상의 높은 곳이었고, 자전거를 타고 10분 정도를 더 올라가야 했다.

한국에서는 이미 잠들었어야 할 시간, 높은 고도로 인해 희박한 산소, 남들보다 조금 무거운 기어 덕분에 정상에는 가장 늦게 도착했다. 힘들었지만 눈 덮인 바위산과 곧게 뻗은 나무, 멋진 하늘과 햇살을 보면서 고생한 보람을 느꼈다. 앞으로 있을 라이딩 또한 기대가 된다.

다른 참석자들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평소 타던 6인치 트래블 풀서스펜션 자전거처럼 달릴 수 없어 천천히 조심하면서 내려갔다. 다행히도 몇 개의 코스를 지나자 예전의 본능이 조금은 돌아왔다. 내일은 좀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을 듯하다.

라이딩 후에는 시마노 XTR M9100 시리즈와 이번 행사 스케줄에 관한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됐다. 레이스를 위해 설계된 신형 XTR은 크로스컨트리, 마라톤, 엔듀로를 목적으로 스피드, 포커스, 컨트롤이라는 콘셉트를 적용해 개발됐다. 리플릿을 보면서 뒤 디레일러 세 가지 버전의 차이가 궁금했는데, 풀리 케이지의 길이 외에도, 변속 조작을 했을 때 움직이는 각도가 다르다고 한다.

프레젠테이션 후에는 야외에서 바비큐를 포함한 저녁식사가 있었다. 오늘 라이딩한 슬로베니아의 코스, 신형 XTR, 각자 속한 나라의 시장 상황, 사진과 카메라 등에 대해서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마지막까지 남아있고 싶었지만 도무지 밤이 되질 않는다. 저녁 9시가 넘었는데도 주변은 환하다. 내가 들어온 후에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기를 기대하며 남들보다 조금 먼저 들어와 잠든다.


  


 


 

시마노 미디어캠프 Day 2, 개선이 아니라 혁신

둘째 날부터는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눠 일정을 진행했다. 기자가 속한 2그룹은 오전에 워크샵, 오후에 라이딩을 했다. 워크샵은 신형 XTR을 직접 만져 보며 시마노 유럽의 헨리, 글렌의 설명을 듣고 질문하는 시간이었다. 각각의 부품별로, 어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함께 살펴보자.

크랭크암 내부를 비우고 스핀들 가운데가 뚫려 있는 할로우테크는 여전히 적용됐다. 크랭크세트는 FC-M9100과 FC-M9120이 있으며 가장 큰 차이점은 스핀들 길이다. FC-M9100보다 FC-M9120이 6mm 길고, 내구성이나 라이딩 중 안정성을 요하는 엔듀로 장르, 148mm 부스트 규격 프레임에는 FC-M9120이 적합하다.

두 가지 크랭크세트 모두 싱글 체인링과 더블 체인링 버전이 있으며 스파이더 암 없이 체인링이 직접 크랭크 암에 장착되는 다이렉트 마운트 방식을 적용했다. 디스크브레이크 센터락 마운트와 같은 형태로 설계돼 볼트 방식에 비해 내구성과 안정성 모두 뛰어나다. 스핀들에 정확히 맞는 전용 공구를 사용하며, 전용 공구는 일반적인 BB 툴로 돌릴 수 있다.


체인링 규격은 싱글 체인링이 30, 32, 34, 36, 38T 다섯 가지이며, 더블 체인링은 28-38T 한 가지 규격만 제공한다. 11단에서 12단으로 바뀌면서 체인도 바뀌었고, 체인링과 스프라켓 이빨도 새롭게 디자인했다. FC-M9100, FC-M9120 체인링 이빨은 산악 라이딩에 적합하게 특별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12단이 되면서 새롭게 바뀐 체인은 안팎을 구분한다. 글자가 있는 부분이 바깥쪽이고, 안쪽에는 아무런 글자도 없이 밋밋하다. 눈으로 봐서는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지만, 체인링과 스프라켓에 단단히 맞물려 거친 길에서도 체인이 흔들리는 현상이 적고 변속 성능도 개선됐다. 체인 결합용 퀵 링크는 풀었다 다시 쓸 수 없는 연결용으로, 한 번 연결했다가 풀면 유격이 생기는 등 체인 성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변화의 핵심인 스프라켓은 세 가지 버전이 있다. 기어 T수 차이에 따른 세 가지라고 생각했으나 의외로 두 개는 12단, 하나는 11단 스프라켓이다. 12단 스프라켓은 넓은 범위를 지원하는 10-51T, 촘촘한 기어비를 제공하는 10-45T가 있고, 경량화를 목적으로 한 11단 스프라켓은 12단 10-51T에서 51T를 없앤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큰 스프라켓 3장은 알루미늄, 중간 5장은 티타늄, 작은 4장은 스틸 소재를 사용해 적절한 강도와 가벼운 무게가 조화를 이뤘고, 가장 작은 스프라켓을 11T에서 10T로 바꾸기 위해 시마노에서는 마이크로스플라인이라는 새로운 프리허브바디 규격을 만들었다. 알루미늄과 티타늄 스프라켓은 스파이더를 활용해 하나로 묶었고, 스틸 스프라켓은 조금 특이한 방식으로 결합된다.

9, 10, 11단에 해당하는 스틸 스프라켓은 전과 같은 방식으로 마이크로스플라인 프리허브바디에 결합되며, 마지막 12단 스프라켓은 11단 스프라켓의 홈에 맞물리는 구조로 돼 있다. 변속할 때 체인이 넘어가는 램프 때문에 스프라켓은 방향을 잘 맞춰야 하는데, 시마노는 프리허브바디에 스프라켓을 장착할 때 틀리지 않도록 작은 점을 찍어 표시했고, 스프라켓에 있는 점이 일직선상에 위치하게 맞추면 된다.

스프라켓이 장착될 허브 역시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특히 뒤 허브인 FH-M9110은 마이크로스플라인 프리허브바디와 사일런스(Scylence)라는 새로운 기술이 적용돼 지금까지 부품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을 바꿔 놓는다.

마이크로스플라인 프리허브바디는 사일런스 기술이 적용된 시스템과 맞물려 있다. 페달링을 시작하면 7.6도 이내에서 힘을 받기 시작하며 이는 인게이지먼트 포인트 48개와 비슷한 수준이다. 시마노는 마찰 증가를 이유로 인게이지먼트 포인트를 늘리지 않았으나 사일런스 시스템은 마찰 없이 굴러가는 만큼 인게이지먼트 포인트를 늘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J-벤드 스포크 방식 허브는 앞 100, 110mm, 뒤 142, 148mm 규격이 있고, 스트레이트 스포크용 허브는 부스트 규격인 110, 148mm만 있다. 또 높은 휠 강성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 쓰는 와이드 플랜지 허브가 있다. 플랜지 사이즈가 아니라 좌우 플랜지 간격이 일반 버전에 비해 4.7mm 넓다. 신형 XTR M9100 허브는 관성과 무게를 줄여 가속이 빠르고, 주행 안정성도 더 높였다고 한다.

스프라켓처럼 뒤 디레일러도 세 가지 버전이 있다. RD-M9100-GS와 RD-M9100-SGS, RD-M9120이다. RD-M9100-GS와 RD-M9100-SGS는 케이지 길이 차이인 것을 알겠으나, 사진으로 RD-M9120은 무엇이 다른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RD-M9100-SGS는 10-45T, 10-51T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반면 RD-M9100-GS는 10-45T 스프라켓용이다. 케이지 길이가 짧기 때문에 41T의 변화를 커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케이지 길이와는 별개로, RD-M9120은 10-45T 전용이다. RD-M9100과는 변속했을 때 디레일러가 움직이는 각도에 차이가 있다. 10-45T에 맞게 스프라켓과 좀 더 가까운 위치에서 움직인다.

앞 디레일러는 사이드스윙 방식으로 움직임이 더 부드럽고, 여러 종류의 마운트에 장착할 수 있도록 D, E, M 타입이 있다. FC-M9100-2에 해당하는 48.8mm 체인라인과 FC-M9120-B2의 51.8mm 체인라인 모두 지원한다.

앞 디레일러 조작은 SL-M9100-IL이라는 모노 레버로 한다. 케이블을 당기는 레버와 푸는 레버가 따로 있던 기존 방식과 달리 하나의 레버를 밀어서 케이블을 당겨 주고 다시 밀면 풀어 주는 방식이다.

SL-M9100-IL 아래에는 손 크기에 따라 레버가 움직이는 각도를 조절하는 버튼이 있다. 모두 세 단계이며 일자드라이버로 조작하면 된다. 아쉽게도 더블 체인링과 앞 디레일러가 장착된 시승용 자전거는 없었지만 레버를 조작해 보고 손으로 앞 디레일러를 직접 밀었을 때 실제 움직임도 부드러울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더블 체인링을 사용할 때 앞변속기가 장착되는 핸들바 왼쪽 아래에는 싱글 체인링을 사용할 경우 가변 시트포스트 레버를 장착할 수 있다. SL-MT800-IL이라는 이름의 이 레버는 브레이크 레버 클램프에 I-스펙 방식으로 장착되며, 위아래로 60도, 좌우 14mm를 움직일 수 있어 조작하기 편한 위치로 맞추기 쉽다. 베어링을 활용해 움직임이 매우 부드럽고, 케이블을 7mm 당겨 줘서 일반적인 가변 시트포스트와 호환된다.

 

핸들바 오른쪽 아래는 자연스럽게 변속레버 자리다. 브레이크 레버 클램프에 장착하는 I-스펙 버전과 별도의 클램프를 활용하는 버전이 있으며, 하나의 변속레버로 12단, 11단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더 조작하기 편하도록 레버 위치를 바꿨고, 변속에 드는 힘을 M9000에 비해 35% 줄였다고 한다. 케이블을 당기는 레버의 엄지손가락이 닿는 부분은 미끄러지지 않도록 다른 재질의 소재를 사용했고, 볼트로 고정해 오래 써서 마모되면 교체할 수 있다.

변속레버가 장착되는 브레이크 레버는 클램프 위치 변화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전에는 브레이크 레버 피봇 근처에 장착돼 있던 클램프 위치가 안쪽으로 옮겨졌다. 대신 실린더 끝에는 지지대를 붙여 핸들바에 붙게 했다. 더 넓은 면적에서 힘을 받는 만큼 브레이크 레버의 안정성이 더 높아졌다.

엔듀로용으로 제작된 BL-M9120은 브레이크를 어느 정도 잡았을 때 패드가 로터에 닿을지 조절할 수 있는 프리스트로크 조절 볼트, 손으로 조작할 수 있는 리치 조절 레버가 있다. 브레이크 레버를 놓았을 때 빠르게 돌아와 라이딩에 집중할 수 있고, 레버 형태도 업데이트됐다.

캘리퍼 BR-M9120은 4피스톤 방식이며, 이전 버전인 M9020보다 제동력이 10% 향상됐다고. 브레이크 호스는 다양한 형태의 엔듀로 풀서스펜션 자전거에 대응할 수 있도록 밴조 타입으로 캘리퍼 안쪽에 연결된다.

크로스컨트리용의 BL-M9100은 경량화를 목적으로, 조절 기능은 다소 축소됐다. 프리스트로크 조절은 생략됐고, 리치 조절은 2mm 육각렌치로 할 수 있다. 레버 블레이드 소재도 BL-M9120은 알루미늄인 반면 BL-M9100은 카본이다. 

캘리퍼는 2피스톤 방식인 BR-M9100이며, 마그네슘 마스터 실린더를 활용해 BL/BR-M9000(로터 포함)에 비해 26g 가볍다. BL/BR-M9100, BL/BR-M9120 모두 전작인 M9000보다 반응 속도가 30% 빨라 더욱 정교한 컨트롤이 가능하다.

페달에도 약간이지만 변화가 있다. 트레일용인 PD-M9120은 플랫폼 부분을 넓혀 강성을 높이고 힘을 더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했다. XC용인 PD-M9100은 클릿이 결합되지 않는 부분이 신발에 밀착되도록 가공했고, 크랭크 표면에서 페달 중심까지의 길이가 52mm, 55mm 두 가지로 액슬 길이 옵션을 제공한다.


 

 


 

모든 기어를 활용하다

둘째 날 라이딩의 시작은 통나무가 잔뜩 쌓인 공터에서였다. 역시나 먼저 출발한 밴이 자전거를 먼저 내려놓았다. 출발할 때는 비가 와서 조금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출발지점에는 해가 비치고 있었다.

첫날 하드테일로 따라가기 힘들었다고 했더니, 둘째 날에는 150mm 트래블 풀서스펜션 자전거 포커스 잼을 줬다. 좌우 발 간격이 넓어서 안정적인 FC-M9120 크랭크세트, 트레일용인 PD-M9120 페달, 4피스톤 브레이크인 BR-M9120, 프리스트로크 조절 기능이 있고 공구 없이 리치를 조절할 수 있는 BL-M9120 등 엔듀로 라이딩에 적합한 부품들로 구성돼 있었다.

시마노 유럽에서도 헬멧을 제공했지만, 미디어캠프에 참석한 한국 기자들은 카머 페록스를 썼다. 한국인 두상에 맞춰서 착용감이 좋고, 머리 뒤쪽 고정 장치 위치도 위아래로 조절할 수 있다. 턱끈 중간 부분은 낚싯줄처럼 투명하고 얇은 끈으로 돼 있고, 사이즈 조절장치는 와이어를 당기는 구조여서 매우 편하다.

출발지점과 달리 오르막에서는 비가 내렸다. 다들 어찌나 빨리 올라가는지 맨 뒤로 처질 수밖에 없었다. 비에 젖고 추위에 떨다가 중간 휴식처에서 재킷을 빌려 입었다. 이번 오르막에서 기어를 모두 사용해 보라고 한 이유를 알 듯하다. 오르막은 상당히 길다. 51T 스프라켓까지 모든 기어를 활용했다. 평소 산악 라이딩에서는 힘들면 내려서 끌고 올라갔지만, XTR M9100을 타면서 끝까지 타고 올라갈 수 있었다.

정상의 경치는 멋지다. 기자가 속한 조는 오후에 라이딩을 했으나 오전에 라이딩한 조는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추위에 떨며 정상에 올랐더니, 스위스에서 온 데이브가 초콜릿을 준다. 이제부터는 내리막만 남았다는 얘기에 안심했다가, 출발 직후 나타난 잠깐의 오르막에 긴장했다. 그곳을 지나니 다행히도 내리막이 이어진다.

내리막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힘들고 길었던 오르막에 비해 편하게 내려갈 수 있었다. SH-XC901 신발은 높은 강성으로 오르막 페달링을 편하게 해줬고, 내리막에서도 안정적으로 발을 받쳐줬다. 두 개의 BOA 다이얼과 독특하게 연결된 와이어, 발 모양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아치 서포트가 발을 제대로 잡아준다.

어느 정도 달리다 보니 넓은 풀밭과, 앞서 내려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게 보인다. 비에 젖었던 몸은 내려오면서 거의 말랐다. 비가 그치고 햇살이 비친다. 앞에는 눈 덮인 바위산과 푸른 하늘이 보인다. 이런 풍경을 보니 힘들었던 오르막에서의 고생을 모두 보상받는 느낌이다.

라이딩을 마친 후에는 다 같이 저녁을 먹기 위해 이동했다. 우리나라와 달리 저녁에는 조금 쌀쌀한 날씨에, 모두들 XTR 후드를 걸치고 나왔다. 식당 앞에 있던 산은, 해가 넘어감에 따라 묘한 빛을 냈다. 일부는 빛을 받고, 다른 일부는 그늘이 진 신기한 모습이었다.

저녁식사 후에는 다음날 일정에 관해 설명을 들었다. 오늘 오후에 라이딩을 했던 그룹은 크리스와 함께 라이딩을 진행할 예정이며, 엔듀로용인 ME7 신발, 무릎보호대, 암 워머, 재킷을 챙기라고 했다. 내일은 뭔가 익스트림한 라이딩이 펼쳐질 듯하다.



글: 함태식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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