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사이클 2018 프리쇼 미디어 투어 Part 2.

조회수 2018. 6. 5. 10: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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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문제로 미국과 유럽에 있던 자전거, 부품 공장이 아시아권으로 이전한 것은 딱히 새삼스럽지 않은 일이다. 처음에는 중국이었지만, 당시 중국의 기술력은 고급 자전거를 만들기에는 부족했고, 많은 업체가 중국을 벗어나 대만으로 향했다. 대만에서의 자전거 생산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현재 대만은 자전거 생산 기술에 있어서 최고 수준이며, 많은 공장이 있다. 타이베이 사이클 2018 프리쇼 미디어 투어(이하 미디어 투어) 둘째 날에는 몇 곳의 공장을 방문해 최신 기술을 엿볼 수 있었다.


 

 


 

액스맨(AXMAN) - 조립을 넘어 자체 브랜드까지

처음 방문한 곳은 창화(彰化) 지역에 있는 액스맨(AXMAN)이다. MIT(Made In Taiwan)를 강조하며, 중국과는 다른 조립 품질을 보여주는 자전거 조립 전문 업체다. 액스맨 규정 상 밝힐 수는 없지만 다양한 브랜드의 자전거를 조립해 왔고, 최근에는 전기자전거 조립도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아시아 지역 판매를 위한 액스맨 자체 브랜드 자전거도 만들고 있다.

실내에는 넓은 공간을 두고 자체 브랜드 자전거를 전시했다. 아시아 챔피언이 탄 트랙용 자전거, IF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철인용 자전거, 입문용 알루미늄 로드바이크 헤메라(Hemera), 여성용 자전거 아주리(Azure), 액스맨 대표 모델 팔콘(Falcon)을 비롯한 다양한 자전거가 전시돼 있었다.

팔콘은 스프린터를 위한 에어로 바이크다. ‘날 때까지 스프린트 하라(Sprint until you fly)’는 슬로건을 내세운 이 자전거는 스프린터의 강력한 힘을 바퀴에 잘 전달하기 위해 체인스테이가 유난히 굵다. 포크 일부분이 다운튜브와 맞물리고, 헤드튜브부터 탑튜브, 시트튜브까지 모두 공기역학적인 형태다.

아주리는 여성용 자전거다. 권장 신장은 150cm부터 168cm까지이며, 작은 사이즈는 43cm다. ‘오일 대신 지방을 연소시키라(Burn fat not oil)’이라는 슬로건은, 환경과 함께 운동 효과까지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파란색과 보라색이 적당히 섞인 아름다운 데칼이 특징인데, 액스맨은 자체 도색 공장이 있어 연구를 통해 아주리의 아름다운 컬러를 만들었다고 한다.

‘조용히 하고 타라(Keep calm and ride on)’는 헤메라의 슬로건은, 어떤 자전거를 고를지 몰라 묻는 사람에게 강력한 팩트 폭격이다. 고민하며 선택을 미루기보다는 어떤 자전거든 구입해 타는 게 중요하다. 알루미늄 입문용 로드바이크인 헤메라의 성격과 잘 맞아 떨어진다.

자전거 소개 후에 방문한 공장의 조립 라인에서는 전기자전거를 포함한 액스맨 거래처의 다양한 제품이 조립되고 있었다. 아쉽지만 특정 브랜드 노출 불가를 이유로 공장 내부에서의 촬영은 금지돼 있었다.

액스맨 방문 후에는 버스를 타고 타이난(台南) 지역으로 이동했다. 액스맨 임직원은 버스를 타고 떠나는 기자단을 문 앞까지 나와 배웅했다. 오후에는 알렉스 림, KMC 체인, 카인드샥 공장 방문이 예정돼 있었다.


 


 


 

알렉스 림 – 정밀 기계 기술을 적용한 림

타이난으로 이동해 처음 방문한 곳은 알렉스 림이다. 왼쪽으로 보이는 사무용 건물과 별도로 오른쪽에 공장 건물이 있다. 공장 내부가 궁금했으나, 우선은 사무용 건물로 이동해 3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강의실에서 회사 소개를 들었다.

강의실로 이동하는 복도에서 알렉스 림의 역사를 볼 수 있었다. 2010년도 메리다-멀티밴 레이싱 팀에서 챔피언에 올랐던 호세 안토니오 에르미다의 모자, 메달, 유니폼과 같은 팀의 여성 챔피언 군 리타 달레의 유니폼 등 알렉스 림을 사용한 선수들의 기록이 액자에 담겨 벽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공장 건물에도, 방문 기념 선물에도 알렉스 ‘림’이라고 쓰여 있으니 누구라도 알렉스를 림 제조사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회사의 공식 명칭은 알렉스 글로벌 테크놀로지(Alex Global Technology INC.)다. 림뿐 아니라 완성 휠세트, 베어폴이라는 브랜드의 허브도 생산하고 있다.

알렉스는 알루미늄은 물론 카본 림도 생산하고 있으며, 일부 카본 림에서 스포크 홀 부분이 손상된 현상에 착안해 스포크 홀을 금속으로 보강한 카본 림을 만들고 있다. 또한 자동차 휠세트와 기계 부품 등 다양한 영역의 제품을 생산한다.

제품 생산의 기반은 기술이다. 알렉스가 가장 비싼 방이라고 소개한 곳에 비싼 가구나 예술품은 없었다. 다만 서류가 든 액자가 벽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대만 국내 특허는 물론 국제 특허까지 다양한 기술 관련 특허를 갖고 있다.

안타깝게도 교통 체증으로 인해 타이난까지 이동하는데 오래 걸려 공장에 머무는 시간은 짧아질 수밖에 없었다. 회사 소개, 기념촬영 후에는 바로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만 했다. 아쉬운 대로 멀리서 공장 안 사진을 찍었다. 많은 림이 생산돼 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KMC – 철판이 체인이 되기까지

타이난에서 두 번째로 들른 곳은 KMC 체인이다. 신제품 발표회에서는 핀이 굵은 전기자전거용 체인과 새로운 형태의 12단용 체인, 체인링크 분리 공구 겸 타이어레버를 선보였고, 여기 공장에서는 철판이 체인이 되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체인은 의외로 간단하다. 4가지 요소의 결합으로, 숫자가 많고 길 뿐이다. 4가지 요소는 아우터 플레이트, 이너 플레이트, 롤러, 핀이다. 자전거용 체인뿐 아니라 모터사이클용이나 산업용 체인도 4가지 요소의 결합이라는 점은 같다. 다만 모터나 엔진, 유압 장치를 다루는 체인과 달리 자전거용 체인은 내구성과 함께 경량화를 위해서도 노력했다는 차이점이 있다.

설명 후에는 실제 체인을 만드는 제작 라인으로 이동했다. 가까이 갈수록 소음이 크게 들린다. 공장 입구 근처에 스탬프머신이 있기 때문이다. 적당한 두께로 납작하게 펴진 철판이 스탬프머신으로 들어가, 두 부분으로 나뉜다. 체인이 될 플레이트와 나머지 뼈대 부분이다. 플레이트는 라인을 따라 이동하고, 뼈대는 밖으로 나와 따로 정리된다.

처음의 스탬프머신을 지나고도 플레이트는 몇 차례에 걸쳐 모양을 바꾼다. 처음에는 납작한 8자 모양에 체인 핀이 통과할 구멍도 뚫고 스프라켓이 부드럽게 지나갈 수 있도록 기울임 각을 적용한다. 아우터 플레이트 바깥쪽에 각인도 새긴다. 모든 변형 작업을 마친 플레이트는 실제 사용할 체인에 요구되는 특성을 갖추도록 열처리 과정을 거친다.

변형과 열처리까지 마친 플레이트와 체인 핀은 자동으로 분류된다. 플레이트와 체인 핀 모두 자동으로 불량품을 배제하고, 플레이트는 방향까지 맞춘다. 이렇게 맞춰진 플레이트와 롤러, 핀이 자동으로 조립되고, 미리 지정한 길이에 맞게 잘려 포장된다.

완성된 체인은 벌크 포장 상태로 완성차 제조업체에 납품되거나 개별 포장돼 애프터마켓용으로 판매된다. KMC 공장은 기자단이 방문한 타이난 외에 다른 곳이 있으며, 높은 기술수준을 요하는 11, 12단은 타이난 공장에서, 대량 생산이 필요한 제품은 다른 공장에서 제작한다. 조금씩 다른 공장의 기술 수준을 높여, 그곳에서도 조금씩 11단 체인 생산을 시작했다고 한다.


 


 


 

카인드샥 – 공개해도 누구도 따라하지 못할 독보적 기술

22일 팩토리 투어 마지막 목적지는 카인드샥이다. 액스맨, 알렉스 림, KMC는 공장 내부에서의 촬영이 금지돼 있었던 반면 카인드샥은 공장에서의 촬영을 허용했다. 1998년에 세계 최초의 가변 시트포스트 프로토타입을 생산하고 꾸준히 발전시킨 지금, 단순히 본 것만으로는 따라할 수 없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1998년에 만들었던 가변 시트포스트 프로토타입은 안장 아래의 레버를 눌러 조절하는 방식이다. 지금 제품과 달리 안으로 들어가는 부분이 8각형 단면이다. 조작을 시도해 봤는데, 손으로 적당히 눌러서는 움직이지 않는다. 안장이 없는 상태로는 손바닥에 자국이 남을 정도의 강한 힘으로 눌러야 조작할 수 있다.

지금의 제품은 다르다. 제작 과정에서 충분한 윤활제를 바르고, 정밀도도 높다. 정확한 사이즈의 부싱과 맞물려 손으로 눌러도 될 만큼 부드럽게 움직인다. 움직임은 부드럽지만 오일 챔버를 이용한 고정 또한 확실하다. 특히 최신 제품은 오일 챔버가 아래에 있고 에어 카트리지가 위에 있어 리바운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부드러운 움직임과 확실한 고정 뒤에는 정밀하고 작은 부품들이 숨어 있다. 겉보기에는 바깥쪽 몸통과 가변 실린더, 컨트롤 레버가 전부지만, 그 안에는 이렇게 많은 작은 부품이 들어간다. 가변 시트포스트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이 작은 부품 중 하나라도 어긋나서는 안 된다. 공개해도 남들이 따라할 수 없다는 자신감이 이해되는 부분이다.

다만 카트리지 제작은 별도의 밀폐된 공간에서 진행했다. 머리카락이나 먼지, 이물질이 틈새에 끼면 카트리지에서 오일이나 에어 유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공간을 분리함으로 인해 정밀도를 높이고 불량률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다.

밀폐 공간에서의 카트리지 제작, 정밀하고 작은 부품, 충분한 윤활제, 적절한 토크로 조립된 가변 시트포스트는 각각 개별 비닐에 포장된다. 제품 공급처에 따라 애프터마켓용과 완성차 제조사 공급용으로 구분돼 포장이 바뀐다. 방문 당일 생산한 제품은 완성차 제조사에 공급하기 위해 비닐 포장 후 박스에 담겼다.

카인드샥을 마지막으로 팩토리 투어 일정은 끝이 났다. 기자단은 다음날 일정에 따라 둘로 나뉘었다. 팩토리 투어를 선택한 사람들은 다시 타이중으로 돌아갔고, 기자를 포함해 라이딩을 할 사람들은 켄팅(墾丁)의 H 리조트로 향했다. H 리조트에 도착한 시각은 저녁 9시 정도였다. 풍경을 볼 틈도 없이 저녁을 먹고 라이딩을 위해 잠자리에 들었다.


 


 


 

아름다운 바닷가, 뜨거웠던 태양

라이딩을 위해 일찍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하려고 식당에 내려왔다. 자리에 앉아 창밖을 보니 넓은 바다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길가에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모양의 나무들이 자라나 있다. 정원에는 빨강, 분홍, 주황색 꽃이 피어 푸른색으로 가득한 단조로움을 깨뜨린다.

버스를 타고 라이딩 출발지점으로 이동했다. 신제품 발표 행사장에 있었던 녹색 에어아치가 보이고, 각 기자에게 맞는 사이즈의 자전거가 준비돼 있었다. 페달 교체, 안장 위치 수정 등의 세팅 후에 준비운동을 하고 라이딩을 시작했다.

기자가 탄 자전거는 아르곤18 갈륨이다. 울테그라 구동계와 비전 메트론 55 휠이 장착돼 있었다. 바닷가였고 바람도 꽤 심하게 불어서 하이림 사용이 다소 걱정되었으나 측풍의 영향은 느낄 수 없었고, 직진에서 편하고 빠르게 달릴 수 있었다.

바람도 불고 풍경도 좋았지만 온도 때문에 조금 힘들었다. 5월이었지만 낮 기온은 첫날부터 꾸준히 30도 이상으로 올라갔다. 첫 번째 휴식 포인트에서는 모두들 그늘 아래로 모였다. 내리쬐는 태양을 피해 지나온 좋은 풍경을 얘기하며 쉬었다.

마지막 휴식처는 바닷가였다. 이대로 라이딩을 마치기 아쉬운지 여러 장의 사진을 찍는다. 만화의 한 장면을 패러디하기도 하고, 그래블바이크를 타고 참석한 스태프 한 명은 여러 기술을 구사한다.

라이딩은 85km로 예정돼 있었으나 당일 날씨와 교통 상황 때문에 30km 지점에서 종료한 뒤 출발지점까지는 버스로 복귀했다. 조금 아쉬웠지만 켄팅 지역에서 타이난까지의 이동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었다. 짧았던 건 라이딩 코스만이 아니다. 사이클링 저지 소매도 조금 짧았다. 기존의 태닝 라인 위로 라인이 하나 늘어나면서, 기자의 팔은 3가지 색이 돼 버렸다.

켄팅에서 주잉(左營)까지는 버스로, 주잉에서 타이베이까지는 하이스피드 레일로 이동했다. 하이스피드 레일은 우리나라의 KTX와 비슷한 고속철도다. 타이중 역에서는 라이딩을 하지 않은 기자단을 다시 만났다. 하이스피드 레일을 이용해 주잉에서 타이베이까지 300km 정도를 2시간 만에 갈 수 있었고, 마지막 날에는 컨퍼런스가 예정돼 있었다.


 


 


전기, IT와 만나 더욱 성장할 대만 자전거 산업

타이베이 사이클 쇼는 매년 봄에 열리다가 올해 처음 10월 말로 시기를 바꿨다. 그럼에도 현재 참가 업체는 5%가 증가해 모두 3,600개 부스가 차려질 예정이다. 대만의 대형 자전거 제조업체 자이언트와 메리다는 물론 시마노, 콜나고 등 외국 업체도 참가한다. 이번 컨퍼런스는 날짜가 바뀐 타이베이 사이클 쇼를 알리고, 앞으로의 시장 변화에 대만의 자전거 업계가 어떻게 대응할지 발표하는 자리였다.

먼저 Walter Yeh(葉明水) 타이트라 프레지던트 겸 CEO, Michael Tseng(曾崧柱) TBA(Taiwan Bicycle Association) 회장의 개회사가 있었다. 해외에서 방문한 기자단과 오늘 컨퍼런스에 참석한 미디어를 환영하며, 타이베이 사이클 쇼의 성공을 기원한다는 내용이었다.

다음은 ITRI(Industrial Technology Research Institute)에서 미래의 스마트 생산 기술에 대해 발표했다. 스스로가 자전거 관계자가 아니라고 말한 Shuo Peng Liang(梁碩芃) 매니저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엔지니어링, 신호의 상호 교환을 통한 품질관리 효율 향상 등 자전거에 적용되는 첨단 기술을 설명했다.

마지막은 하이에나 Inc.의 Rain Lee(李雨動)가 사이클링의 열정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자전거에 전기가 접목되면서 더 즐거워지고 환경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Integrated, Interactive, Intelligent, Innovative라는 4I를 바탕으로 전기자전거를 비롯한 새로워진 미래의 자전거가 더 많은 사람을 라이딩의 세계로 이끌 것이라고.

전기자전거의 등장으로 자전거 시장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전기자전거를 제외한 대만의 자전거 수출 대수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12% 감소했다. 전기자전거를 포함해도 90만700대에서 82만 2,900대로 약 7만 8,000대가 감소했다. 반면 금액은 전기자전거를 제외하면 5천만 US 달러, 전기자전거를 포함하면 약 1억 US 달러가 증가해 자전거가 고급화되는 흐름을 알 수 있다. 올해 타이베이 사이클 쇼는 거의 모든 제조사의 내년도 신제품이 완성될 시기인 10월 말에 열리는 만큼 다양한 신제품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자전거 업계 관계자라면 당연히 참관할 테고, 일반인들 역시 많은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내용은 타이베이 사이클 쇼 홈페이지(https://www.taipeicycle.com.tw/)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함태식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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