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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C]다시 뒤섞인 챔피언십 순위-2018 웨일즈 랠리

가장 힘든 랠리 중 하나인 웨일즈 랠리에서 챔피언십 순위가 또 다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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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불 작성일자2018.10.11. | 101 읽음

몬테 카를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진흙탕입니다.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웨일즈 랠리는 월드 랠리 챔피언십을 상징하는 무대 중 하나입니다. 다른 랠리에서는 볼 수 없는, 하지만 팬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길만한 장면들이 아주 많이 연출된 곳이니까요.


이곳이 힘든 이유는 다른 곳과는 판이하게 다른 타이어 그립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바로 진흙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부슬부슬 내리는 비 때문에 노면이 마를 날이 거의 없고, 그래서 진흙과 자갈이 뒤섞인 트랙 위를 달려야 합니다. 

양치식물군락지와 습한 기후, 고대 삼림 환경 같기도 합니다.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부드러운 모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끄러운 탓에 베테랑 드라이버들도 실수를 저지를 수 밖에 없죠. 게다가 점착성이 높은 진흙이 서스펜션과 차체 바닥에 계속 달라붙어서 스테이지를 거듭할 수록 운전 감각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노면의 레볼루션이 굉장히 심한 편입니다.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그도 그럴 것이 오전 랠리를 소화하고 나서 점심시간에 미케닉들이 차체 바닥에서 걷어내는 진흙만 수 kg에 이를 정도이니까요. 핸들링이 예민한 랠리카의 휠과 서스펜션에 몇 kg의 진흙이 붙어 있다는 건 마치 육상선수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찬 것과 같죠. 


올해도 어김없이 웨일즈만의 이상적인(?) 날씨와 코스가 조성된 가운데, 아니나 다를까....예측할 수 없었던 일들이 마구 벌어졌습니다. 

Day 1. 타낙, 또 한번의 우승을 노리다.

이번 랠리에서도 타낙의 페이스는 정말 좋았습니다.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챔피언십 2위까지 올라선 타낙은 핀란드, 독일, 터키까지 3연승을 거두어 들였습니다. 게다가 그는 완주만 했다하면 무조건 포디움에 올라섰죠. 시즌 후반 연승을 거두면서 생애 첫 번째 월드 챔피언에 바짝 다가선 타낙은 이런 분위기를 몰아 금요일 오전을 종합 1위로 마쳤습니다. 

아! 반가운 소 입니다.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누빌과 더불어 오지에가 똑같은 교차로에서 언더스티어로 코스를 이탈하는 동안 타낙은 여유를 갖고 밀어붙였고, 6개의 스테이지를 소화하는 동안 어떤 실수도 저지르지 않았죠. 

엘핀 에반스는 지난해 웨일즈 랠리 우승자입니다.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한편 두 명의 베테랑들이 실수를 범하는 사이, 지난해 이곳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영국 출신의 엘핀 에반스가 자신의 홈 랠리에서 또 한 번 좋은 기량을 보여줬습니다. 웨일즈 랠리는 스테이지를 빨리 달리는 것만큼이나 실수를 최소화하는게 중요한데 (어떤 랠리든 마찬가지겠지만!)엘핀은 지난해 우승을 차지했던 경험을 최대한 살려 단숨에 종합 2위로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엘핀은 아쉽게도 리타이어해야 했죠.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하지만 이런 기세도 잠시, 오후 첫 번째 스테이지가 진행되자마자 문제가 터졌죠.

그의 랠리카의 배기구에서 엄청난 화염이 쏟아졌습니다. 범퍼가 가볍게 녹아내릴 정도로 강한 불길이었고, 이는 미스파이어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결국 곧바로 차량을 멈춰 세웠고, 당장 수리를 받지 않으면 더 이상 달리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M 스포트 팀의 티무 수니넨 역시 코스를 이탈해 숲으로 들어가면서 나무와 충돌하는 바람에 그대로 리타이어를 결정해야만 했죠. 

M스포트의 팀 메이트 티무 수니넨 역시 리타이어했습니다.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좋은 성과를 보였던 엘핀과 티무가 각자의 문제로 인해 리타이어를 하는 동안, 티에리 누빌은 오전의 실수를 만회하기 시작했고, 최악의 트랙 상황에서도 아주 좋은 코스 타임을 기록하면서 순위를 회복해가기 시작했습니다. 허나 오지에는 생각보다 페이스를 올리지 않았고, 5위에 머물면서 이날 일정을 마쳐야했죠. 

Day 2. 티에리 누빌, 최악의 실수

오트 타낙이 티에리 누빌을 강하게 압박 중입니다.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1등의 위치에 있다는 건 기분 좋기도 하지만, 그만큼의 압박에 시달려야만 합니다. 특히 경쟁자들이 단 몇 포인트 차이로 턱 밑에서 자신의 위치를 노리고 있을 때 더욱 그렇죠. 

심리적 부담감이 클 수 밖에 없는 티에리 누빌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토요일 아침, 자신의 모터홈에서 일어난 티에리 누빌의 심정이 딱 그랬을 겁니다. 불안한 심리상태는 항상 최악의 실수를 낳게 마련이죠. 그리고 티에리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토요일 오전, 트랙은 어제와 다름없이 젖어 있었고, 타이어 그립이 전혀 나오지 않는 곳을 달리던 티에리 누빌은 결국 코너를 통과하던 도중 미끄러지면서 도랑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아쉽게도 실수를 범했고, 그 댓가는 생각보다 컸습니다.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오버스티어를 일으키며 랠리카의 뒷 부분이 쓸려 나갔고, 꽤 깊은 수로로 들어가버린 거죠. 주변 갤러리들의 도움으로 겨우 도랑에서 빠져나올 순 있었지만, 흘러가버린 시간까지 건져낼 순 없었습니다. 결국 SS11을 8위로 마감했고, 포디움에서도 멀어져야 했죠. 


누빌은 나중에 인터뷰에서

"시즌 초부터 날이 바짝 서 있는 상태로 운전을 하다보니 이런 일도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실수는 몬테 카를로에서 저지른 실수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것도 게임의 일부겠죠." 라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오트에게도 불운이 찾아왔습니다.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선두가 실수로 허우적거리는 사이, 그의 자리를 노리는 도전자들은 집중력을 극한까지 끌어 올렸습니다. 특히 챔피언십 2위인 타낙은 토요일 단 한 개의 스테이지도 빠트리지 않고 우승을 거두면서 종합 순위 1위를 확실히 지켜냈습니다. 


하지만 랠리는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라는 걸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죠. 

오트 타낙 역시 허무하게 리타이어를 결정해야 했죠.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오후가 되면서 새로 진입하는 SS15는 전혀 다른 트랙 상태를 보여줬습니다. 바짝 말라 있었던 거죠. 판이하게 다른 트랙 탓인지 타낙은....그만....


코스를 이탈하면서 부딪혔고, 그대로 라디에이터와 오일펌프가 터지면서 냉각은 물론 유압을 이용하는 장치들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 순간 타낙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멍해진 머리를 붙잡고 트랙 한 켠에 드러눕는 것 밖에 없었죠. 

경험많은 오지에는 웨일즈 랠리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이렇게 우승 가능성이 높았던 엘핀 에반스, 티에리 누빌에 이어 타낙까지 실수로 포디움과 이별한 사이, 영리한 오지에가 그들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그가 왜 베테랑인지, 다섯 번이나 챔피언을 차지할 수 있었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었죠. 

Final Day. 오지에 오랜만에 우승을 맛보며 종합 2위로 복귀!

야리 마티 라트발라와의 경쟁이 시작됐죠.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한 사람의 드라이버가 팀 그리고 제조사에게 직언과 쓴소리를 한다는 건 모터스포츠에선 거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따금 그런 드라이버가 나오는데, 대부분 팀과 제조사의 부족한 부분을 자신의 실력을 채우며, 이른바 멱살잡고 팀을 끌어 올리는 드라이버들입니다. 

라트발라의 기세는 꽤 무서웠습니다.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그리고 세바스티앙 오지에 역시 그런 드라이버 중 한 사람이죠. 물론 이번 랠리에서 오지에의 성과가, 타낙과 누빌의 실수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 해도, 스스로가 기회를 잡지 못했다면 행운이라 말할 수도 없겠죠. 그러니까 모터스포츠에서 행운은 언제나 노력한 자에게만 주어지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오랜만에 랠리 우승을 두고 달리게 된 라트발라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일요일, 챔피언십 1위와 2위가 일찌감치 나가 떨어진 상황이라, 오지에가 서두를 이유가 없을 것 같았지만,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전 팀 메이트, 야리 마티 라트발라가 오랜만에 우승을 노리며 오지에를 압박해왔으니까요. 스테이지 우승을 주고 받으며 두 사람은 치열하게 경쟁했고, 결국 마지막 몇 개의 스테이지를 남겨두고 오지에가 선두로 올라섰습니다. 

하지만 우승은 끝내 오지에에게로 돌아갔습니다.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그리고 마침내...


우승을 차지했죠. 

7번째 랠리만에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세바스티앙 오지에의 이번 우승은 2018 시즌 네 번째 우승이자 프랑스 랠리 우승 이후 무려 7번째 랠리만에 차지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우승을 통해 오지에는 182포인트로 오트 타낙을 다시금 3위 자리로 끌어 내릴 수 있었고, 티에리 누빌을 단 7포인트 차이로 압박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죠. 

티에리 누빌의 압박감은 계속 될 것

부담과 고민이 더 커져버린 누빌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실수가 있었지만, 누빌은 이번 랠리에서 5위를 차지하며 포인트를 얻은 끝에 1위 자리를 방어했습니다. 그러나 차이는 고작 7포인트입니다. 한 번의 실수만으로도 완전히 뒤집힐 수 있는 지극히 근소한 격차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남은 랠리는 2개. 

첫 번째 챔피언 달성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여유가 있다면 있는 것이고, 불리하다면 불리한 상황입니다. 다음 스페인 랠리에서 확실한 격차를 두지 못한다면 절대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죠. 게다가 상대는 다섯 번이나 챔피언십 타이틀을 방어해온 오지에입니다. 

아마 누빌의 긴장과 압박은 이번 시즌 내내 계속 이어질 것 같네요. 


이럴 때 일수록 조급함을 버려야 하는데, 쉽진 않을 겁니다. 

토요타는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

타낙의 선전으로 팀은 현재 1위를 달리는 중입니다.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토요타 가주 레이싱은 타낙을 영입한 걸 정말 잘 한 일이라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물론 라트발라가 선전하고 있기는 하나, 네 번의 우승을 가져다 주면서 자신들을 제조사 1위에 올려놓았으니까요. 2위인 현대 월드랠리팀과도 20포인트 차이로 어느 정도 여유는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이번 시즌 토요타가 제조사 챔피언십을 차지한다면 토미 마키넨은 드라이버로서도 팀 감독으로서도 위대한 업적을 남기가 될 겁니다. 

누빌과 함께 현대 월드랠리팀도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반면 현대 월드랠리팀은 몇 년간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십 타이틀을 토요타에게 빼앗길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티에리 누빌이 선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의 팀 메이트 안드레아스 미켈센과 다니 소르도, 헤이든 패든이 생각보다 저조한 상황입니다. 남은 두 개의 랠리에서 누빌 뿐만 아니라 미켈센과 홈 랠리를 맞이하는 소르도가 성적을 내줘야만 하죠. 

과연 티에리 누빌은 생애 첫 번째 WRC 챔피언을 차지할 수 있을까요?

출처 : Red Bull Content Pool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순위 등락이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1위는 변함없이 누빌의 차지이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점에서도 이번 시즌은 정말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넘치는 것 같습니다. 다음 랠리는 스페인 랠리입니다. 스피디하면서도 전통적인 랠리 스타일의 무대가 펼쳐지는데, 과연 이곳에서 누가 우승을 차지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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