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금, 2023년부터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

조회수 2021. 3. 26. 14: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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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무래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입주 물량’이다. 그래서 서울 아파트 전세금과 입주 물량이 얼마나 밀접한 연관이 있는지 알아봤다.

출처: /손희문 기자
[땅집고] 서울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과 입주물량 간 상관관계.

우선 2011~2019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과 전세금 상승률을 비교해봤더니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두 지표간 상관계수가 -0.25로 나왔다. 그리 낮은 상관관계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유의미한 것도 아니다. 즉,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다고 해서 전세금 상승률이 반드시 떨어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과 서울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을 비교해봤더니 두 지표간 상관계수가 -0.63으로 매우 높게 나왔다. 한술 더 떠서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과 1년 후 서울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을 비교해봤더니 두 지표간 상관계수는 -0.69로 더 높게 나왔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명확하다. 서울 아파트 전세금은 서울 입주 물량보다 수도권 입주 물량과 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 입주 물량이 줄어들더라도 수도권 입주 물량이 이를 상쇄할 만큼 늘어난다면 서울 아파트 전세금은 상승폭을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2021~2022년 입주물량을 살펴보면, 서울은 물론 수도권을 보더라도 전체적으로 큰 폭의 감소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1~2022년 서울·수도권 전세금 상승률이 2020년보다 높을 가능성을 시사하는데다, 일각에서 나오는 집값 하락 가능성 역시 불식시키는 대목이다. 최근 전세 매물이 늘어 전세금 상승폭이 둔화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2만 7000여 가구 중 1만 1000여 가구, 올해 경기 아파트 입주 물량 10만 4000여 가구 중 4만 1000여 가구가 1분기에 쏟아진다. 올해 입주 예정인 서울·경기 아파트 물량의 40%가 1분기에 집중적으로 입주하는 셈이다. 2분기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2023년 이후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20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5만여 가구로 결코 적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2020년 서울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이 2000년 이래 역대 3번째로 높았던 이유는 뭘까. ①전세 매물을 줄이고(토지거래허가제·재건축 규제·장기보유특별공제 실거주 삽입) ②전세 수요를 늘리는(분양가 상한제) 규제를 시행한데다 ③임대차3법 시행으로 전세시장에 매물이 씨가 마르는 가뭄 현상을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사실 이는 제도의 부작용으로 일어난 폭등으로, 시장 경제 원리대로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폭등이기도 하다. 요컨대 현재 전세금은 실제 가치보다 더욱 뛰었기 때문에 거품이 끼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미 상당수 가구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했을 것이므로 2023~2024년에는 다시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할 수 없어 전세 매물이 시장에 풀리는 상황이 연출된다.

게다가 2023~2024년에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2017년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재건축 단지가 대거 입주를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얼핏 생각해봐도 서울 동남권에서만 둔촌주공, 래미안 원베일리, 개포주공1·4단지, 잠실 진주ㆍ미성크로바 등이 입주한다. 계약갱신청구권 시행으로 왜곡된 시장 상황이 풀리는 시기와 다시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시기가 겹치게 되는 셈이다.


수도권 착공 물량은 2017~2018년 연 평균 18만 가구에서 2019~2020년 연 평균 22만 가구로 20% 이상 늘었는데, 이는 2023~2024년 수도권 전체적으로 입주 물량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렇듯 2023~2024년 수도권 입주 물량의 증가는 서울 아파트 전세금 약세 전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게다가 2026년 이후는 3기 신도시 입주가 개시될 가능성이 높다.(판교·광교·위례가 지구 지정 7~8년만에 입주를 개시한 점에 착안, 3기 신도시는 2019~2020년에 지구 지정되었으므로 가장 빠른 곳은 2026년부터 입주를 개시할 것으로 봤다.)


1기 신도시 입주(1991~1992년)도 서울 부동산 1차 중장기 조정장(1991~1995년)과 겹치고, 2기 신도시 판교(2009년), 광교(2011년) 입주도 서울 부동산 2차 중장기 조정장(2010~2013년)과 겹친다는 사실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수도권 입주 물량이 서울 아파트 전세금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로 볼 때 3기 신도시 입주가 적어도 서울 아파트 전세금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울 아파트 전세금 전망에 대한 결론을 내려보자면, 2021~2022년은 서울·수도권 입주 물량 감소와 임대차3법 부작용이 어우러지며 전세금 급등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23~2024년은 반대로 서울·수도권 입주 물량 증가와 계약갱신청구권 해제가 겹쳐 전세금은 약세 전환될 것으로 판단된다. 2026년 이후는 3기 신도시가 입주에 들어가면서 전세금 조정이 장기화할 것으로 본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전세가 대비 매매가)은 2022년 정점을 이루고 2023년부터 하락해 매매가에도 하방 압력을 가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글=삼토시(강승우), 정리=손희문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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