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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도 한국서도 투자자 줄 섰다는 이 부동산

조회수 2021. 3. 4. 10: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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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상업 부동산은 무엇일까. 생각보다 답이 쉽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많은 투자자들이 이 자산을 잡기 위해 혈안이다. 바로 웨어하우스(warehouse), 한국말로 창고다. 좀 전문적 느낌을 살리면 물류센터. 부동산 자산 분류로는 산업 부동산(industrial realestate)이다. 물론 산업 부동산에는 물류센터 외에 각종 공장시설도 들어간다.

출처: /AP
미국 볼티모어에 있는 아마존 풀필먼트 물류센터에서 한 직원이 물건을 옮기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서 받은 전화 중 상당수는 물류센터에 관한 것이었다. 투자할 만한 미국 웨어하우스 거래를 찾는 전화다. 물론 데이터센터 투자를 물색하는 곳도 많았지만, 대세는 물류센터였다. 그리고 실제로 지난해 한국 기관 투자자들이 미국 물류센터에 많이 투자했다. 어쩌면 부동산 분야에서 코로나 팬더믹 최대 수혜자는 창고다. 나홀로 봄날이다.


■이커머스, 팬더믹 1년새 45% 급성장


봄날인 이유는 간단하다. 팬더믹으로 온라인 쇼핑이 늘고, 이커머스(e-commerce)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물류센터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이커머스의 급성장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지난 10년 고속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상업 부동산에서 몇 안 되는 수요가 공급을 못 따라가는 분야다.


뉴마크(Newmark)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미국 산업 부동산 시장은 22억ft²(제곱피트·약 6182만평)의 산업 공간을 신규로 흡수했다. 같은 기간 공급은 19억ft² 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 10년간 공실률은 10.7%에서 지난해 4분기 기준 5.7%로 감소했다. 이런 성장세에 지난해 코로나 팬더믹이 기름을 부었다. 코로나가 미국에서 기승을 부리기 전인 2019년 4분기 기준 미국 전체 소매 판매에서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1.3%였다. 지난 5년간 연평균 14.6% 고성장을 이어오고 있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매 판매는 3.3%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6개월 사이(2020년 2분기 기준) 온라인 쇼핑이 전체 소매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1%로 껑충 뛰었다. 금액으로 따지면 반년 만에 552억 달러가 늘었다. 매년 15% 언저리 성장하던 이커머스가 팬더믹 발생 1년 만에 44.5%로 성장률이 3배나 뛰었다.

출처: /조선DB
미국 온라인 쇼핑시장 성장 추이.

■쇼핑몰도 배송센터로 탈바꿈


그럼 당연히 급하게 필요한 것은 바로 배송할 수 있는 제품을 쟁여놓을 공간, 물류창고다. CBRE 리서치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판매가 10억 달러 늘어날 때마다 125만ft²의 물류센터 신규 수요가 발생한다. CBRE는 올해 물류센터 공간의 순흡수(net absorption)가 2억5000만ft²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연히 이는 지난 5년 연 평균 2억1100만ft²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 업체도 물류 공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3월 이후 미국 전역에서 약 60건의 웨어하우스 신규 거래를 진행했다. 외곽 지역에 대형 부지를 인수해 물류 창고 건설을 진행하거나, 도심과 가까운 건물을 인수해 물류센터로 재개발하는 형식이다. 특히 배달 속도를 높이기 위해 도심과 가까운 지역에 물류망을 넓히고 있다. 요즘 이커머스 화두는 편리성과 속도. 그만큼 빠른 배송이 핵심이다. 최근 접근성이 좋은 쇼핑몰의 공실이 늘어나면서, 이를 물류창고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늘었다. 건물주 입장에서도 대형 소매점이 잇따른 부도로 문을 닫는 상황에서 대규모 공실을 배송센터(distribution center)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도 미국 물류센터 투자 활발


미국 부동산 투자도 물류센터에 집중되고 있다. 아마존 등이 장기 임대 중인 물류센터를 채권 투자처럼 안전하게 보는 투자자가 많다. 지난해 12월 AXA는 27개 물류센터 지분을 8억7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알리안츠 부동산도 크로우 홀딩스와 조인트 벤처 파트너십으로 미국 19개 물류센터 포트폴리오 지분의 49%를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 한국 투자자 활약도 눈에 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스톡브리지캐피탈그룹과 손잡고 20억 달러에 달하는 23개 물류센터를 인수했다. 국민연금은 5000억원 이상을 이 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얼 캐피털 애널리틱스(Real capital analytics)에 따르면 이런 물류센터 투자 등에 힘입어 한국의 미국 상업 부동산 투자는 지난해 50억 달러를 넘어서며 2019년 대비 88%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캐나다(약 120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 상업 부동산의 큰손으로 자리잡았다.


출처: /RCA
2020년 국가별 미국 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규모.

경제에 가장 중요한 법칙은 수요와 공급이다.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수요가 많은 만큼 물류센터 가격이 올라, 높은 투자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확실성이 높은 현 시점에 장래가 밝은 안전 자산으로 분류돼 투자가 몰리고 있다. 그리고 삼척동자도 내다볼 수 있는 건 이커머스 성장이 팬더믹 이후에도 계속될 거란 점이다. 그것도 연간 10% 이상 고성장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도 창고가 계속해서 상업 부동산 중심에 위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것도 외곽에서 도심으로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글= 함현일 美시비타스그룹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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