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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된 복도식 아파트 눈에 불을 켜고 낙찰받은 이유

조회수 2020. 11. 12. 12: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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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매 열기가 뜨겁다. 각종 규제를 피하고 적은 돈으로 알짜 부동산을 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재테크 수단이기 때문이다. 땅집고와 멀티캠퍼스는 20년 넘게 실전 경매에 잔뼈가 굵은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와 손잡고 오는 11월 24일부터 국내 최초로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부동산 실전 경매 강좌를 개설한다. 강의에 앞서 이 대표로부터 실전 성공 사례를 총 8회에 걸쳐 미리 들어봤다.

[슬기로운 경매 생활] ③ 서울 남가좌동 현대아파트 25평 5억9999만원

출처: /이지은 기자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남가좌현대' 경매 개요.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은 서울 도심과 가까운데도 노후 아파트와 낡은 빌라들이 빼곡한 곳이다. 과거 서울에서 집값이 비교적 저렴한 곳으로 꼽혔다. 하지만 가좌뉴타운과 근처 수색·증산뉴타운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며 이 일대는 대단지 아파트촌으로 변신하고 있다.


최근 남가좌동 일대 개발에 관심을 두고 있던 A씨는 남가좌 현대아파트 전용 59㎡(옛 26평형·토지25.1㎡)이 경매에 나온 것을 발견했다. 1995년 5월 입주한 최고 20층짜리 복도식 아파트로, 가좌뉴타운을 바로 옆에 끼고 있었다. A씨가 지역 공인중개사들에게 문의한 결과 추후 재건축보다는 리모델링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단지였다. 당시 집값이 저평가돼 있어 경매로 저렴하게 낙찰받는다면 동네 재개발 진척에 따라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신축 계단식 아파트만큼은 아니지만, 집값이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였다.


출처: /네이버 지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남가좌현대' 위치.

A씨는 권리 분석에 들어갔다. 등기부등본상 권리관계는 근저당 3건, 가압류 2건, 압류 1건 순으로 설정돼 있었으나 경매로 모두 소멸해 매수인이 인수할 권리는 없었다. 그런데 점유자가 있었다. 2002년 2월 28일 전입신고해 이 집에 살고 있는 B씨와 그의 아들이다. 이들의 전입일자가 최초 근저당 설정일(2011년 10월 28일)보다 앞서 있었다. 문제는 이들이 채무자의 가족인지 임차인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 임대차기간 및 전세보증금 등 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채무자 가족일 가능성이 있지만, 만약 점유자가 임차인이라면 이들의 전세보증금을 낙찰자가 부담해야 한다.

A씨는 할 수 없이 발품을 팔아 점유자들의 신원을 알아보기로 결심했다. 먼저 등기부등본상 각 근저당채권자들에게 문의해 법원집행기록을 열람하고,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찾아 관리비 납부자 명의 등을 확인했다. 그 결과 점유자가 채무자의 가족일 확률이 높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최종적으로 B씨 및 그의 아들과 직접 대면했더니 예상했던 대로 임차인이 아니라 채무자의 가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안심한 A씨는 이 아파트 경매에 입찰하기로 결심했다. 감정평가액은 4억7500만원으로, 한 번도 유찰되지 않은 상태라 최저경매가 역시 이 금액과 같았다. 입찰일인 2020년 4월 기준으로 최고 실거래가는 6억3500만원. 입찰가가 시세보다 1억6000만원 저렴했다. 경매에는 총 5명이 입찰했다. A씨는 5억9999만원을 써내 낙찰받을 수 있었다.


A씨는 경매대금 납부기한 최종일인 2020년 6월 1일 대출 없이 전액 현금으로 대금을 완납했다. 보통 경매로 아파트를 낙찰받는 경우, 잔금을 낸 후 2~3개월이면 명도가 끝난다. 그런데 점유자인 B씨가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새 거처를 구할 때 까지만 기다려달라”며 명도일을 늦춰달라고 호소해왔다. A씨는 원만한 명도를 위해 부탁을 승인, B씨에게 이사비를 주고 잔금납부 4개월 만인 2020년 9월 28일에 명도를 마칠 수 있었다.

출처: /이지은 기자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남가좌현대' 경매 낙찰가 대비 실거래가 추이.

A씨가 우여곡절 끝에 손에 넣은 남가좌 현대아파트 집값은 어떨까. 올해 8월 7억3000만원, 10월 7억2000만원으로 해당 주택형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A씨가 낙찰받은 아파트를 지금 매도한다고 가정하면 6개월여 만에 시세차익이 1억2000만원 정도다.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는 “혹시 모를 임차인에 대한 부담을 발품으로 해결한 현명한 응찰자”라며 “입지 분석을 통해 경매 물건이 리모델링 사업 대상이라는 것을 파악한 점, 주변 재개발로 시세가 오를 것이라고 판단하고 경매에 나선 점에서도 모범 사례로 꼽힐 만하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오는 11월 24일부터 땅집고와 멀티캠퍼스가 여는 ‘슬기로운 부동산 생활-경매 편’ 강의에 멘토로 참여, 20년 동안 현장에서 쌓아온 경매 노하우를 공개한다. 총 12회에 걸쳐 관심 물건 선정 요령부터 권리 분석, 배당 실무, 임대차 관계 분석, 적정 입찰가 산정 등을 실전 사례를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선착순 30명 모집하며, 멀티캠퍼스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상담 신청은 구글 독스를 이용하면 된다. 문의는 1544-9001. 



글=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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