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나 볼 법한 진귀한 음식 즐비한 이색 상권

조회수 2020. 9. 8. 18: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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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강수의 상권 시크릿] 한국 속 작은 중국, 국내 최대 차이나타운 품은 ‘대림역 상권‘


출처: /조선DB
[땅집고] 대림역 12번 출구 인근에 중국 식당과 술집, 중국 가요를 부를 수 있는 노래방이 밀집해 있는 모습.

서울 3대 차이나타운은 광진구 자양동, 구로구 가리봉동, 영등포구 대림동이다. 이 중 중국인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은 단연 대림동.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서울시에 거주하는 등록외국인 총 28만 3984명 중 영등포구(3만 5822명)에 사는 외국인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림2동 동사무소에 주민등록된 중국인만 총 1만 5461명이다(2019년 1월 기준). 

출처: /상가의신
[땅집고] 대림역.

대림동은 일거리를 찾아 중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조선족들과 중국인들이 오랜 시간 터를 잡고 살아온 동네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대표적인 낙후지역 및 범죄 무법지대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국내 거주하는 중국인들에게 대림동은 명동이나 강남 못지 않은 번화가다. 지하철 2·7호선 더블역세권인 대림역을 중심으로 한국 최대의 차이나타운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조선족 동포가 점령한 ‘중앙시장 차이나타운’


대림역 12번 출구로 나오면 곧바로 대림동 차이나타운이 나온다. 정식 명칭은 대림동 중앙시장이다. 가리봉동에서 영업하던 중국인들이 임대료 상승을 피해 대림동으로 이동하면서 중앙시장 규모가 커졌다. 시장 골목 초입부터 중국어 간판들이 눈에 띄고, 상점마다 중국 노래가 흘러나와 마치 한국이 아니라 중국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점포 소유주 40~50%가 중국인이며, 가게 종사자들도 대부분 중국인이다. 이 곳에는 중국 고유의 식재료를 활용한 중식당과 노래방이 주로 입점해있다. 먹는 것에 돈을 아끼지 않는 중국인 특성상 경제 상황과 관계 없이 늘 북적거린다. 

대림동에는 꾸준하게 중국 자본 및 중국인이 유입되고 있다. ‘청년경찰’, ‘범죄도시’ 등 범죄를 다룬 영화들이 대림동 차이나타운을 배경으로 삼으면서 이 곳이 국민들의 공포를 불러오긴 했지만, 최근 SNS를 통해 마라탕·마라룽샤·마라샹궈·분모자당면 등 중국 음식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인들 방문도 잦아진 분위기다. 인터넷에서 해외직구로 중국 식자재를 구매하려면 7일 이상 걸리는 데 비해 중앙시장에 들리면 그날 바로 구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2018년 하반기 월 평균 매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소매 6318만원 ▲음식 4886만원 ▲관광·여가·오락 월평균매출 1759만 원 ▲생활서비스 1603만원 ▲학문·교육 1336만원 순 등으로 매출액이 높았다.



■앞으로 노후환경 개선 기대하지만…불경기·상권포화로 매출은 줄어


대림역 일대에는 노후화된 저층 건물들이 대부분이다. 서울시는 ‘2030 서울시 생활권계획’에서 대림동 주변 노후불량주거지역을 대상으로 도시관리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대림주거환경개선지구, 대림2-1주거환경개선지구, 대림2-2주거환경개선지구, 대림3-1주거환경개선지구, 조롱박마을주거환경관리구역 등에서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라 주변 환경은 차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구로구 일대에 초대형 서울디지털 국가산업단지 ‘G밸리’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호재다. 대림역 근처 구로디지털단지역·남구로역·가산디지털단지역에 걸쳐 산업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현재 대림역 주변에 연립주택 형태의 상가주택이 대부분이라, 추후 산업단지로 인한 주거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정비사업을 통해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림역 상권에서 창업하고자 한다면 철저한 시장 분석이 필요하다. 현재 대림동 차이나타운은 중국 음식점, 중국 식자재 점포 등이 포화 상태기 때문에 확실한 창업 아이템을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차이나타운 상가의 권리금이 주변 대비 다소 높게 책정돼있어 현재 자금과 대출 가능 여부 등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도 관건이다.


대림역 12번 출구 근처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한 때 이 곳 상권은 재한 중국인 상인들이 높은 권리금을 주고 들어올 정도로 많이 인기가 높았지만, 1~2년 전부터는 가게를 정리하고 빠져나가는 사람들도 많아졌다”라며 “동일 업종이 지나치게 몰린 데다가 경기가 예전만 못해 일용직 일자리가 감소하고 소비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매출이 3년 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라고 전했다. 



글=권강수 상가의신 대표, 편집=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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