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도시 이탈리아 밀라노에 '숲'이 우뚝 선 이유

조회수 2020. 8. 7. 10: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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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가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책은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이 펴낸 '프리콘(Precon): 시작부터 완벽에 다가서는 일(엠아이디)'입니다.

[땅집고 북스] 지속 가능성과 친환경 건축물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세계 인구 중 도시 인구는 2018년 기준으로도 약 5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50년에 이 비중은 약 68%로 크게 늘어나고, 이로 인한 메가시티(Mega City)의 급격한 출현은 환경 문제를 포함한 도시 인프라의 한계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국가정보위원회(NIC)에서는 기후 변화와 자원 부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며, 2030년까지 세계 인구가 83억 명으로 늘면서 에너지 수요는 50%, 수자원은 40%, 식량은 35%가 더 필요해질 거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출처: /MID 제공
[땅집고] UN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

이러한 지구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2015년 9월에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어젠다’가 반기문 총장 주도로 유엔UN에서 채택되었다. 17개의 주요 목표와 169개의 세부 목표가 국제 사회의 공동목표로 선정되었다. 17개 주요 목표 중 건설 산업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항목으로는 도시, 에너지, 수자원 등을 들 수 있다.


한편 2015년 12월에 개최된 COP21(제21차 유엔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총회)을 통해 2020년 이후부터 지구 온난화 대책으로 기존 교토의정서 체제를 대체할 파리협정이 채택되었다. 파리협정은 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상 오르지 않도록 유지하고, 나아가 1.5℃이내로 제한하도록 한 국제적 합의다.


특히 건설 산업은 자재 생산부터 설계, 시공, 운영, 유지·보수 및 해체라는 건물의 생애 주기에서 지구 환경 부하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건축물에 대한 요구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상당히 많은 지속 가능한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설계·시공이 점차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는 2030년도까지 온실가스 37%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 공공 건축물을 대상으로 제로 에너지 빌딩 인증 의무화가 시작되고, 2025년부터는 민간 건축물로 확대될 예정이다.


지속 가능한 건축물이란 지구 생태계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지않도록 △건축의 전 생애 주기에서 에너지 절감, 자원 절약, 재활용 및 유해 물질 배출 억제를 꾀하고 △건축물이 위치한 지역의 기후, 전통, 문화 및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재실자의 쾌적성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킬 수 있는 건축물을 말한다.


특히 제로 에너지 빌딩을 비롯하여 건축물 단위에서 지속 가능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건축물의 수명을 늘리고 △단열과 기밀 성능을 높여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전기·기계 설비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냉난방 부하를 감소시켜 단위 면적당 소요되는 열량을 낮추고 △ 전기, 가스 등 1차 에너지 활용을 최적화하고 △태양광, 태양열, 풍력 등 재생 에너지를 이용하고 △건물 운영을 효율화하는 일이 필요하다. 모든 항목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프리콘 단계에서 시공 및 운영 단계까지를 고려하여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와 같은 범국가적인 추세와 더불어, 지속 가능한 건축물을 구현하기 위한 해외 주요 트렌드와 기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에너지 성능 최적화: 단순한 에너지 절감을 넘어 넷 제로 빌딩(Net Zero Building) 도입이 확대되고 있으며 마이크로 그리드(Micro Grid)는 기존의 중앙 집중식 전력망에 의존해 전력을 공급받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광역적 전력 시스템으로부터 독립된 분산 전원을 중심으로 하는 국소적인 전력 공급 시스템, 즉 소규모의 ‘자급자족’ 전력 체계를 말한다. 시스템 구축을 기반으로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재실자의 쾌적성 증진: 웰빙에 대한 개념이 확대되면서 빌딩 재실자의 건강과 업무 효율성 증진을 위한 시스템 도입이 필수적으로 고려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재실자의 개별 선호도에 따라 온도, 습도 및 조도를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 최근 크게 이슈가 되는 미세 먼지를 걸러내는 시스템 도입도 그중 하나다.


◇가변성: 건물의 용도 변경 및 향후 리모델링을 고려한 가변형 평면 등의 적용을 의미한다. 프리콘 단계에서 이러한 개념 및 설계가 적용되면 운영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실자들의 요구에 최소한의 비용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자재의 생애 주기 영향: 건축 자재 선정 시 초기 비용뿐만 아니라 생산과 운반, 시공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더 나아가 재실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 자재를 적용하는 것이 주요한 트렌드이다. 특히 건물이 소비하는 에너지와 관련된 장비에 대해서는 운영 단계에서 절감할 수 있는 에너지 비용까지 고려하여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시 관점에서의 그린 스마트 빌딩: 이제는 단순히 건물 차원을 넘어 도시 차원에서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다. 스마트 시티 개념과 연동하여 개별 건물이 도시에 환경 및 에너지 측면에서 기여할 수 있도록 하며, 사물인터넷 기술과 연계하여 도시와 유기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한다.


출처: /MID 제공
[땅집고] 111m 높이 아파트 외부에 약 900여 그루의 나무를 심은 보스코 베르티칼레.

도시 차원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친환경 건축의 대표적인 최근 사례로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보스코 베르티칼레 프로젝트'를 좀 더 살펴본다. 이탈리아 밀라노는 패션의 최첨단 도시이고, 밀라노 대성당을 비롯한 유명한 석조 건물이 많은 도시이지만, 대기 오염이 심각한 도시이기도 하다. 밀라노시의 40,000㎡의 포르타 누오바(Porta Nuova) 재개발 지구에 있는 보스코 베르티칼레는 대기 오염을 해소하려는 도시녹화 프로젝트 중 하나로, 숲을 쌓아올린 것 같은 외관이 특징인 고층의 주거용 건물이다. 이탈리아어로 ‘수직의 숲’이란 뜻의 이 건축물은 이탈리아 건축가인 스테파노 보에리의 건축 설계 사무소가 설계하였다. 2009년에 착공하여 2014년 10월에 준공한 27층의 높이 111m인 타워 ETorre E와 19층의 높이 76m인 타워 DTorre D로 구성된 트윈 타워다.


이 건물은 식재로만 외부와의 온도차를 2℃ 정도 낮출 수 있고, 냉난방비를 30%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보스코 베르티칼레 프로젝트는 도심에서는 어려운 녹화 면적을 건물 내로 도입하여 에너지를 절약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20여 종의 야생 조류가 공생하고 있어 도심 내 인공 숲의 역할을 적절히 하고 있다.



글=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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