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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폭등할 것..월세 전환도 속출할 듯"

조회수 2020. 7. 8. 18: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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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 권대중 명지대 교수 "서민 내집 마련 더 어려워질 것"

‘서울 집값을 잡겠다’고 엄포를 놓은 문재인 정부는 2017년 5월 출범 이후 지금까지 21회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 전 지역과 지방 주요 도시를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으로 묶고, 대출·세금 규제를 쏟아내면서 투기 수요를 잡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이런 규제가 오히려 서울 집값 폭등을 불러왔다. 서울과 지방, 서울 강남과 강북지역 양극화는 덤이다. 공급은 늘리지 않고 수요만 억제하는 바람에 부작용이 생긴 것이다.


이 와중에 정부는 하반기를 앞두고 6·17 대책을 발표했다. 올 하반기는 지금까지 나온 부작용이 더 심화하는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전국 집값은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앞으로도 정부가 공급 부족 문제를 외면한 채 투기 수요를 잡는데 치중하는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면 재임 기간 동안 집값 상승세를 막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집값은 약보합, 전세금은 크게 오를 것”


지난달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0.5%로 0.25%포인트 낮췄다. 그야말로 ‘제로(0) 금리’라고 불리는 사상 초유의 저금리 시대가 온 것이다. 돈을 은행에 넣어봤자 더 이상 이자를 기대하기 힘들어진 탓에 현금이 부동산 시장에 몰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은 하락이 아닌 약보합세를 보이면서 결과적으로 상승하는 곡선을 보일 것이다.

[땅집고] 정부가 추진 중인 이른바 임대차3법 주요 내용.

전세금은 올 하반기에 상당히 큰 폭 상승이 예상된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정부가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임대차3법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 사업 중 하나여서 반드시 시행될 것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의 경우 전세계약 기간을 2년 늘리느냐, 4년 늘리느냐 등 사실상 수위 조절만 남은 상태다.


만약 법이 시행되면 집주인들이 초기 임대료를 시세보다 수억원씩 높이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아예 주택을 전세 대신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도 쏟아질 수 있다. 결국 종잣돈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의 임시 보금자리였던 전세 매물이 잠기면서 서민 내집 마련은 더 어려워지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6·17 대책도 전세 품귀와 전세금 상승을 심화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 정부가 전세 끼고 아파트를 사는 갭 투자를 원천 차단하겠다면서 규제 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집값과 관계 없이 6개월 안에 입주하도록 했다. 집주인들이 전세 놓던 주택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이런 규제가 전세 대기 수요를 촉발해 전세 대란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



■ “투자자들 서울로 유턴할 것…오피스텔 등 비규제 상품 주목”

출처: 국토교통부
[땅집고] 6.17 대책 이후 늘어난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6·17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가 추가됐다. 경기 수원, 성남 수정구, 안양, 안산 단원구, 구리, 군포, 의왕, 용인 수지·기흥, 화성 동탄2, 인천 연수구·남동구·서구, 대전 동구·중구·서구·유성구 등을 포함해 총 48곳이다. 2017년 8·2 대책 때만 해도 전국 27곳에 불과했는데,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조정대상지역도 경기 김포·파주·연천 등 접경지역을 제외한 수도권 대부분 지역과 충북 청주 등 69곳으로 늘었다.

그동안 투자자들이 규제를 피해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대도시 아파트에 투자하면서 ‘풍선 효과’가 벌어졌다. 그런데 6·17 대책으로 규제 지역이 급증하면서 오히려 서울이 받는 규제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해졌다. 어차피 서울과 대체 투자처가 비슷한 규제를 받는다면 투자자들은 다시 서울 주택시장을 찾아 ‘유턴’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올 하반기 수도권 유망지역으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도로 개통 등 개발 호재가 있는 모든 지역을 꼽고 싶다. 상품별로는 아파트보다 대출 규제가 덜하고, 자금 출처를 소명하지 않아도 되는 오피스텔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타격을 입을 지역은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용산구 철도정비창 일대와 강남구 대치·청담·삼성동, 송파구 잠실동이 될 것이다. 이 지역 주변에선 벌써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6·17 대책이 단기적인 투기수요를 누를 수는 있어도, 중장기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현상이다.


정부 규제 정책으로 가장 큰 혼란을 겪는 것은 ‘선수’들이 아니라 실수요자다.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서도 실수요자는 우왕좌왕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이 뜨겁다. 아직 내집 마련을 못한 실수요자라면 청약에 도전해보기를 바란다. 오는 8월 분양권 전매가 완전히 금지되기 전 남은 기간 동안 분양권 매수 ‘막차’를 타는 것도 방법이다. 기존 주택을 매수할 계획이 있다면 호재를 낀 지역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 



글=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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