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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걸 다 하네'..위기 느낀 건설사들 여기저기 기웃

조회수 2020. 5. 25. 19: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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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 먹거리, 선택 아닌 필수…비주택 부문 적극 공략하는 건설사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건설 경기 침체가 깊어지면서 건설업계가 새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주택 분양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탓도 크지만, 작년부터 각종 규제와 맞물려 대다수 건설사 실적이 부진하면서 ‘아파트만 팔아서는 어렵다’는 인식이 강해진 것이다.

출처: 조선DB
[땅집고]올 2월 전국 주택 분양 실적.

건설사들은 코로나로 새롭게 주목받는 유통·물류 분야에 투자하는가 하면, 비주택·금융 부문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 “아파트만 지어선 안돼”…비건설 시장 투자도 활발


건설사들이 가장 먼저 눈독을 들이는 분야는 최근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공유 경제’와 부동산에 정보통신기술(ICT)를 접목한 ‘프롭테크(Proptech)’다. 중견 건설사 우미건설은 최근 공유경제 분야 진출이 가장 활발한 업체다. 이 회사는 공유주방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고스트 키친’과 공유주택 스타트업 ‘미스터홈즈’에 투자했다. 최근 6개월새 공유주택, 핀테크, 가상현실(VR) 관련 스타트업에도 잇달아 30억~70억원씩 투자하고 있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공유경제 등 다양한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당장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했다. 

출처: 고스트키친
[땅집고] 우미건설은 최근 대세로 떠오른 공유주방 등 공유경제 분야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건설업체들이 주축이 된 ‘한국프롭테크포럼’은 우미건설·한양 등 중견 건설사는 물론 최근 대형 건설사도 참여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포럼 회원사로 가입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에서는 자산, 서비스, 인공지능(AI)이 다양한 형태로 결합한 프롭테크 시장이 부동산 산업 전반의 변화와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고령화를 비롯한 사회 구조 변화에 미리 대응하기 위한 ‘모듈러 주택’도 주목받는다. 모듈러란 일정한 단위로 주택의 구성 요소들을 생산하고 이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GS건설은 모듈러 주택 시장에서 매출 4위에 오른 폴란드 단우드사, 고층 모듈러 실적을 보유한 영국 엘리먼츠사와 함께 미국의 고층 철골 모듈러 전문 회사 인수를 앞두고 있다. 


대림산업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관심이 높아진 의료용 신소재 산업에 진출했다. 6200억원을 들여 의료용 장갑 등의 원료가 되는 합성고무·라텍스를 생산하는 미국 크레이튼 사의 카리플렉스 사업 인수를 완료했다. 대림산업이 해외 기업 경영권을 인수한 것은 창사 이래 최초다.  


■ 코로나에 온라인 거래 급증…물류센터 수주 나서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이 늘어나면서 물류센터 시공이 건설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 현대건설은 최근 대구 국가산업단지에 축구장 46개 넓이(약 10만평)의 쿠팡 물류센터를 착공했다. 상품의 입고·보관·출고가 한 곳에서 이뤄지는 초대형 물류센터로 총 사업비는 3200억원이다. 

출처: 쿠팡
[땅집고]대구국가산업단지 내에 현대건설이 시공할 쿠팡 물류센터 조감도.

CJ그룹 계열사인 CJ대한통운은 2015년부터 CS양산물류센터, BLK평택물류센터 등을 시공하며 2016년 63위이던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올해 49위까지 끌어올렸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에만 물류센터 3건을 수주했다. 작년 2월 1240억원 규모의 시흥 스마트허브 내 물류센터를 수주한 데 이어 작년5월 604억원 규모의 용인 남사면 북리 물류센터, 12월에는 1469억원 규모 양지로지스틱스 물류센터 공사를 잇띠라 수주했다.


부동산 디벨로퍼인 엠디엠도 계열사인 한국자산신탁을 통해 인천 서구 원창동의 물류센터 구축 사업에 뛰어들었다. 주로 복합 건물이나 오피스텔 개발에 주력하던 엠디엠이 물류센터 개발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지 면적만 10만 m²에 달한다. 


■ 분양 경기 침체…“신사업 진출 가속화할 것”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의 신사업 진출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정부의 부동산 규제 여파로 2018년부터 건설업 성장률이 매년 감소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출처: 각 건설사
[땅집고] 작년 국내 건설사 영업이익 증감률.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 사태가 아니더라도 그간 건설업계가 주택사업만으로는 먹고 살기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태”라며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미래 가능성이 발견된 다양한 산업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글 = 김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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