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용지, 이건 아무도 몰랐죠"..빈틈 노리니 수익률 대박

조회수 2020. 5. 13. 07: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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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만난 건축주 멘토] 윤재선 팀일오삼건축사무소 대표 “공실 줄이려면 법규부터 뜯어보세요”



“성공한 건축주가 되려면 건물을 짓기 전부터 어떻게 활용할지 기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규에 따라 어떤 건물과 공간을 구성할 수 있는지 조목조목 따져보고, 어떤 업종의 세입자를 들일 것인지 미리 구상하다보면 공실 걱정 없이 건물의 가치를 올릴 수 있습니다.”


출처: /김리영 기자
[땅집고] 윤재선 팀일오삼건축사무소 대표는 "수익형 빌딩을 짓기 전에 법규를 잘 살펴보면 틈새가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부동산 경기도 휘청이고 있다. 부동산은 한 번 투자하면 1~2년만에 되팔기 어려운 상품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임대수익용 건물을 지을 때 유행이나 트렌드만 좇아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유행에 뒤쳐지는 건 더 위험할 수도 있다. 임차 업종이 점점 다양해지고 2~3년 주기로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는 탓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불황에도 살아남는 건물이 될 수 있을까.


윤재선 팀일오삼건축사사무소 대표는 “다양한 임차인들이 활동하는 공간 역시 유행과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입체적인 설계가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법과 각종 규제에도 빈틈이 있기 때문에 건물을 짓기 전에 설계 전략을 잘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상가주택, 수익형 빌딩 설계 분야에서 30여년간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연세대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며 2013년부터 7년간 서울국제건축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윤 대표는 5월 12일 개강한 ‘조선일보 땅집고 건축주대학’ 12기 과정에서 ‘공실률을 줄여주는 설계 방법’이란 주제로 케이스 스터디를 진행할 예정이다.



Q.법규의 틈새를 찾아 수익률을 높인 사례가 있나.


“경기 수원 영통구 이의동의 한 주차장 용지를 예로 들겠다. 주차장 용지는 법규상 전체 땅의 30%만 다른 용도로 쓸 수 있어 수익형 건물을 짓기에는 활용도가 떨어진다. 땅값도 그만큼 저렴하다. 주차장 용지의 경우 이 30% 공간에 마트나 상가를 많이 지었다. 공실 위험이 덜하고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한 오피스텔 같은 주거시설은 거의 짓지 않았다.


그 이유는 법정 주차공간이 가구당 0.5대 이상 필요했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작은 원룸을 많이 넣어야 수익이 나는데, 주차 대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고민하던 중 주차장법을 샅샅이 뒤져봤다. 그렇게 찾아보니 주차장 전용 건물에 짓는 오피스텔은 주차장법 적용에서 제외되는 것이었다. 즉, 가구당 주차대수 제한이 없었다. 그동안 이런 주차장 용지에 상가와 오피스텔을 지은 사례가 없어 대다수 시공사와 시행사들이 이런 규정을 몰랐던 것이다.


이 주차장 용지에는 지상 8층 오피스텔 307실과 상가, 주차장이 혼합된 건물이 들어섰다. 오피스텔 면적은 전용 16~37㎡로 구성했다. 가장 작은 16㎡가 228실을 차지했다. 비록 경기도신청사 이전이 지연돼 상가는 일정기간 공실이 났지만 오피스텔은 완판돼 건물의 수익이 컸다. 주변에 오피스텔이 많은데, 주거전용 오피스텔을 지을 수 있는 땅값은 당시 평균 3.3㎡(1평)당 2000만~3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 땅은 주차장 용지여서 땅값이 평당 900만원밖에 들지 않아 수익이 더욱 컸다.”



Q.공실을 줄이려면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가.


“공간을 지나치게 크게 만들거나 화려한 자재로 지어 한 공간당 임대료를 높일 필요가 없다. 3층 이상인 건물에 리모델링을 계획한다면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거나 외부 계단, 테라스와 같은 서비스면적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3년 지나면 시장 상황이 또 어떻게 변화할지 모른다. 상가 건물을 계획한다면 공간 구성을 탄력적으로 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다양한 임차인을 들일 수 있다. 예컨대 전용 50평짜리 공간을 2개 정도로 분할해 임대하는 것보다 10~15평 정도로 나눠 4개 공간으로 분할해 임대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더 이득이 된다. 일단 공간이 작아지면 임대료가 낮아지는 대신 스포츠 용품 가게, 떡볶이 가게, 옷가게처럼 다양한 업종이 세입자로 들어올 수가 있다.


건물에 외부계단을 만들면 1층과 2층을 통임대하거나 분할 임대해도 어느 쪽도 무리가 없다. 엘리베이터는 2층 이상 공간의 접근성을 크게 높여주기 때문에 임대료도 더 받을 수 있고 건물 활용도가 높아진다.”



Q. 효과적인 임차구성 팁이 있다면.


“건물주라면 리모델링을 하거나 건물을 짓는 초기부터 어떻게 쓰일 것인지에 대한 구상을 할 것이다. 이 때 막연하게 계획하지 말고, 지역 분석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건물 주변을 오가는 유동인구 중 어떤 인구를 흡수할지,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낼지까지 구상해야 한다.


이런 작업이 너무 어렵다면 바로 옆 건물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어떤 건물을 리모델링했는데, 바로 옆 건물에 고급 수입가구점, 편집숍, 필라테스 같은 가게가 입점했다고 치자. 이 경우 옆 건물과 전혀 관계없는 레스토랑이나 커피숍보다 건강과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에 집중해 업종을 찾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훨씬 낫다.”



Q. 예비 건축주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도록 공간을 입체적으로 설계했다고 아무에게나 임대하면 임차인이 버티지 못해 금방 공실이 발생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임차인끼리도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유동인구의 특색과 동선을 따라 임차인을 어떻게 들일지 전략을 세운다면 공실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글=김리영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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